[문학관 톺아보기 02] 화성의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하는 ‘노작홍사용문학관’
[문학관 톺아보기 02] 화성의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하는 ‘노작홍사용문학관’
  • 송진아 기자
  • 승인 2020.07.31 17:47
  • 댓글 0
  • 조회수 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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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보다는 프로그램에 초점을, 노작 홍사용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방식
노작홍사용문학관 외부 전경 [사진 = 뉴스페이퍼 DB]

2019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의하면 성인 종이책 독서율은 2009년 71.7%에서 2019년 52.1%로 지난 10년 사이에 약 20%가량이 감소했다. 반면 2018 문화향수실태조사에서 나타난 문화예술행사 관람률 변화추이는 2008년 67.3%에서 2018년 81.5%로 증가했다. 바쁜 일상 속 책은 놓았어도 문화에 대한 갈망만큼은 낮아지지 않은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2020년대, 문학 그 자체를 즐기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책을 읽지 않는 관객에게도 ‘문학’을 건넬 수 있는 효과적인 방식은 무엇일까? 

화성시에는 노작 홍사용은 몰라도 노작홍사용문학관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근래 코로나19로 주춤한 상황 속에서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노작홍문학관은 시인과 함께 걷는 시 숲길은 물론이고 창작단막극제, 문예강좌, 문학현장답사, 산유화 극장정기공연, 우리동네 작은 영화관, 문학이 함께하는 음악회 등 풍성한 종합문화시설로 자리하고 있다.

문학관이 들어선 인근은 대규모 주거단지로 시민들의 문화 향유에 대한 욕구가 존재한다. 문학간 뒤편 가벼운 산책길로 조성된 반석산과 전망이 좋은 야외테라스는 문학에 큰 관심이 없는 시민들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형성한다.

이때, 노작홍사용문학관은 일반적인 전시공간에서 나아가 여러 행사를 주최하고 문학인들을 초대하는 등 지역의 문화를 활성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우리는 머물러 있는 공간으로서의 문학관을 넘어 함께하는 공간으로서의 문학관을 살펴보기 위해 다른 곳과는 차별되는 노작홍사용문학관의 활동에 주목해보았다.

노작홍사용문학관 내부 전경 [사진 = 뉴스페이퍼 DB]
노작홍사용문학관 내부 전경 [사진 = 뉴스페이퍼 DB]

화성시에서 유년기를 보낸 노작 홍사용은 1920년대 신문학 운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중 하나로 시와 소설에서부터 연극에 이르기까지 특정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활동한 작가이자 연출가이다. 낭만주의 시와 신극운동으로 대표되는 그는 문예지 “백조”를 창간하고 극단 토월회를 이끄는 등 다방면으로 활동해왔다. 3.1운동의 구체적인 경험 속에서 민족주의적 색채를 지닌 시인으로도 평가받는다.

이러한 노작 홍사용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데 있어 노작홍사용문학관은 ‘전시’보다는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추었다. 민요시를 연구하며 민중의식을 탐구하던 노작 홍사용의 정신에 걸맞은 선택인 것이다. 이때 문학관에서 개최되는 프로그램은 단순한 교육적 측면에서 그치지 않고 문화 향유의 측면에 집중한다.

그중 가장 최근 시작된 ‘팟캐스트’는 오프라인 공간으로 기능할 수 없는 사회적 상황 속에서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많은 독자에게 접근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시리얼’처럼 간편하게 들을 수 있는 문학 방송을 지향하는 팟캐스트 ‘시리얼문학관’은 시, 에세이, 웹소설 등 여러 장르의 문학을 다채롭게 다루고 있다.

금주로 11회차를 맞은 ‘시리얼문학관’은 뮤지션 겸 시인인 정현우, 강백수 두 사람이 진행하며 구현우, 주민현, 이원하 등의 근래 떠오르는 젊은 시인들과 이융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 이슬기 서울신문 기자, 김민혜 웹소설 작가, 미달이 김성은 작가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이처럼 다채로운 장르를 다루는 것은 노작홍사용문학관이 추진하는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같은 특징으로 드러나는데, 이는 여러 장르를 섭렵한 노작 홍사용의 정신을 계승하는 데에서 나아가 현대의 독자들의 주요 관심사를 파악하는 시도다.

최근 짧은 영상과 같이 빠르게 소비하는 문화 콘텐츠가 강세를 보이며 이른바 ‘순수문학’으로 불리는 시와 소설보다 웹콘텐츠와 짧은 에세이에 익숙한 독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교과서적 문학관과 일방적 정보 공유에서 벗어나 문학관 이용자들의 흥미를 끌법한 소재와 방식을 도입하는 전략은 기존의 종이책과 멀어진 독자들에게 더욱 많은 참여를 유도한다. 

노작홍사용문학관 시인과 함께 걷는 시 숲길 행사 일부  [사진 = 뉴스페이퍼 DB]
노작홍사용문학관 시인과 함께 걷는 시 숲길 행사 일부 [사진 = 뉴스페이퍼 DB]

일련의 과정과 행사 기획은 독자를 대상으로 할 뿐만 아니라 노작 홍사용의 ‘동인 활동’들과도 맞닿는다. 노작홍사용문학관을 기점으로 수많은 작가와 창작자들이 교류하고 만날 수 있는 장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문화예술 창작자 중 상당수가 문화예술 향유자임을 생각해볼 때, 일방적 수용자가 아닌 참여자로서 관객을 끌어들이는 행위는 한층 중요하다.

노작홍사용문학관이 꾸준히 개최해온 창작단막극제 역시 마찬가지다. 노작홍사용문학관 내 산유화극장에서 개최되는 노작홍사용 창작단막극제는 단막극제 중 전국 최대 규모의 상금을 자랑하며 본선진출팀에 한해 공연준비 지원금을 지급한다. 더불어 관객평가단을 운영, 선착순 무료 관람을 제공함으로써 연극인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연극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한데 모이는 거점이 된다.

다만 이러한 선택 속에서 노작홍사용문학관의 주요 전시공간 활용은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극장과 북카페, 강의실 등의 공간은 상호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는 데 반해 제1, 제2 전시실과 수장고 등은 자칫 견학을 위한 시설에 그칠 수 있다. 이는 문화예술 활동을 위해 방문한 관람객들에게 큰 감흥을 주지 않아 스쳐 지나가는 일면 중 하나로 작용한다.

일부 한계에도 불구하고 문학관의 동적인 활동은 높이 살만하다. 노작홍사용문학관 이외에도 문예지 “백조”의 이름을 딴 책을 발간하고 글쓰기 강좌와 청소년 문예 캠프를 주최하는 등 살아있는 문학관으로 기능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읽는 경험에서 나아가 보고 듣고 쓰는 경험으로의 확장을 도모한 지점이다. 실제로 노작홍사용문학관의 경우 한산한 대부분의 문학관과는 달리 인근 도시에서 방문한 중년층의 방문객으로 붐비는 때가 많다.

노작홍사용문학관 외부 전경 [사진 = 뉴스페이퍼 DB]
노작홍사용문학관 외부 전경 [사진 = 뉴스페이퍼 DB]

우리는 노작홍사용문학관의 높은 시민참여율 통해 ‘문화 활동’에 목적을 두고 방문한 이들이 ‘문학’에 눈을 돌리게 하기 위해서는 독서 이상의 문화 향유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때, 문화 향유에서 그치지 않고 문학을 향한 관심으로 나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중간 매개의 역할을 할 전시공간도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오는 2022년 건립될 국립한국문학관 역시 문학 자료의 거대한 산실인 동시에 문학을 둘러싼 문화 활동의 거점이 될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특정한 단일 작가나 지역 중심의 콘텐츠가 아닌 만큼 전반적인 스토리텔링에 있어 어떠한 방식으로 작가의 삶과 문학 정신을 독자에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실효적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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