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 특집 인터뷰 01] “문학과 삶”을 이야기하는 리뉴얼문예지 문학3을 만나다
[문예지 특집 인터뷰 01] “문학과 삶”을 이야기하는 리뉴얼문예지 문학3을 만나다
  • 이민우 기자, 김보관 기자
  • 승인 2020.08.1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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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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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이민우 기자, 김보관 기자] 문예지는 문단 문학 생태계의 중추라고 할 수 있다. 문예지는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리뉴얼 문예지, 독립 문예지 붐과 함께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뉴스페이퍼가 만나볼 문학3은 창비가 운영하고 있는 문예지이다. 하지만 단순히 문예지라는 이름보다는 웹진과 오프라인 행사 그리고 종이 지면을 포함한 하나의 플랫폼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욱 가깝다. 문학3은 문학과 삶이라 읽히길 바란다는 창간사에서 알 수 있듯 문학이 우리의 삶과 맞닿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창비는 계간지 “창작과비평”을 유지하는 상태로 “문학3”을 발행하고 있다. 은행나무와 민음사가 과거의 문예지를 폐지하고 새로운 리뉴얼 문예지를 연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이다. 창비는 기존의 엘리트성을 포함해 민족주의·실천계의 전통을 유지하는 종이매체 “창작과비평”과 정치적 정의로움, 페미니즘 등의 가치 그리고 소통을 중시하는 “문학3”이라는 플랫폼을 함께 끌고 가 과거와 현재를 모두 잡고 있다. 

그렇기에 문학3은 “창작과비평”보다 유연하며 민감한 이슈에 발 빠르게 반응하고 독자를 포함한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등 기존과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문학3의 생각하는 문예지와 문학은 무엇이고 문학3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문단 권력 논쟁부터 소통의 부재, 등단제도에 관한 회의 속 ‘현재 문예지 시스템이 유효한가’라는 질문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뉴스페이퍼는 각 장르, 기관, 형식 등을 대표하는 문예지들과 직접적인 논의를 이어가 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순서로 리뉴얼문예지 문학3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문학2 2020년 2호 (통권 제11호) [사진 = 김보관 기자]

Q. 문학3은 문학의 공공성, 현장성, 실험성을 구현해가는 ‘문학 플랫폼’입니다. 이와 걸맞게 종이 잡지, 웹사이트, 현장의 세 축으로 활동 중인데요. 각각의 플랫폼이 독자에게 다가가는 방식이나 거리, 유형이 모두 다를 것 같아요.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의 익숙한 문학, 예술은 개인의 서명과 이름에 근거하는 근대적인 것이고, 점점 조밀해지는 저작권이나 법적인 소유의 대상입니다. 한편 근본적으로 생각한다면 글, 말, 생각, 감정이란 어떤 개인의 것으로 특정할 수 없기도 합니다. ‘이것은 내 경험’이라고 해도 거기에는 무수한 타인과 세계가 스며있기 마련이고, 한 작품이 나오는 과정에 작가뿐 아니라 편집인, 인쇄인의 노동이 개입됩니다. 작품을 읽고 향유하는 독자도 그 작품을 궁극적으로 완성시키는 존재이고요. 그러니까 ‘공공성’은 거창한 말이나 구호가 아니라, ‘모두의 말이 모두의 것’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이 담긴 말이라고 여겨주시면 좋겠습니다.

또한 우리의 삶은 이론이나 담론으로 갈무리될 때가 많습니다. 물론 이론이나 담론은 이 세계를 이해하고 납득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이론이나 담론으로 갈무리되기 이전의 구체적인 삶들이 있고 그것은 쉽게 무어라고 명명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문학3>의 ‘현장성’은 매끄러운 삶이 아니라 거칠더라도 구체적인 생생한 삶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매끄럽고 솔기 없이 여겨지는 이 세계가 사실 무엇을 감추거나 지운 결과인지에 대한 문제의식도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사회적으로 민감하다고 여겨지는 사안이나, 논쟁이 필요한 일들, 잘 보이지 않지만 이 세계 구석구석에서 각자의 최선을 다하고 계신 분들의 현장 등이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이것은 <문학3>이 ‘문학삶’으로 읽히기 원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3>은 문학, 문화, 예술이 언제나 어떤 중재의 형식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문학, 예술이 가지는 고유의 특이성을 늘 성찰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험성’은 이제까지의 미학을 잘 성찰하면서 시대의 조건 속에서 새로운 미학은 어떻게 가능할지에 대해 <문학3>이 가진 고민입니다. 새롭게 등장하는 작가와 작품들을 적극적으로 읽는 것은 그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의식하에서 <문학3>은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현시대의 매체 조건이나 독자의 감성과 효과적으로 만나게 할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종이잡지+웹+몹’으로 구성된 플랫폼 형식을 취하고자 했습니다. 즉 여전히 종이잡지의 상징성은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실질적으로 웹이라는 형식을 통해 기동력 있게 독자와 만나야 한다는 점도 생각했습니다. 또한 (아무리 비대면 웹 형식이라고 해도) 여전히 중요한 것은 실제 물리적으로 부대끼며 직접 서로를 감각하는 현장(몹)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최근 문학3 11호의 주제는 ‘동물의 자리에서 인간중심주의 다시보기’였습니다. ‘삶과 맞닿은 문학’에 어울리는 여행, 이방인, 노동 등의 키워드가 눈에 띕니다. 매호 기획 주제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 결정되나요?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흐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문학3>은 다음 잡지를 기획할 때마다 늘 구체적으로 일상, 세계에 밀착하는 문제의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또한 가능하다면 기획위원 스스로들이 그것을 직접 실천하거나 공부하면서 꾸리려는 노력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문학3>이 다루는 기획주제는 기획위원들의 삶과도 밀접하게 관련될 것 같습니다. 담론, 이론을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것은 아닙니다. 단, 구체적 상황, 삶을 생각할 때 담론이나 이론은 늘 시간, 거리를 두고 추상화한 결과라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학3>은 추상화되지 않는 삶과 세계를 섬세하게 포착하고, 어떤 개념으로 쉽게 환원되지 않는 구체성을 짚어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Q. 젠더, 정신질환, 발달장애 등 민감할 수 있는 소재도 두루 다루고 계십니다. 이와 관련한 조심스러움이나 걱정은 없으신가요?

여러모로 다층적이고 포괄적인 고민이 선행되어야 하는 주제인 만큼 논의의 방향 설정 및 필자 선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주제라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그것을 주류, 정상성이 아니라고 여겨온 세월이 오래되었고, 또한 그렇기에 정치적 올바름에 강박되기도 쉽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그것이 나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것이라 여기기 때문에 생기는 조심스러움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의 안온한 자리가 늘 다른 이들, 세계와 불편하게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그것을 정치적 올바름의 강박 같은 이유에서 피할 이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해당 내용은 <문학3>이 추구하는 ‘현장성’, 즉 ‘삶의 현장과 문제를 공유하는 문학-하기의 장’을 지향하고자 하는 취지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문학3>은 우리의 현실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고민하며 나아가고자 합니다.

문학3 12호 [사진 제공 = 문학3]
문학3 11호 [사진 제공 = 문학3]

Q. 문학3은 등단, 비등단을 가리지 않고 매호 문예지에 투고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호에는 서요나, 나수경 작가의 글이 실렸는데요. 이 같은 기획을 하게 된 취지를 들려주세요.

<문학3>은 매호 독자투고를 통해 새로운 작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등단 여부는 작품 선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작품성과 <문학3>의 편집 방향만을 고려해 작품을 선정합니다. 등단 여부보다는 작품 자체에 집중하여 보다 참신한 목소리를 발견하고자 함입니다. 매호 꽤 많은 응모작들이 투고되고 있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작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Q. 이러한 결정은 ‘문예지 청탁 권력’ 또는 세력화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응답하기 위한 시도로도 보입니다. 이외에도 문학3이 기존의 문학 권력을 경계하기 위해 마련하고 있는 코너나 시도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문학몹을 통해 ‘독자편집회의’를 열었던 일이 있습니다. 많은 독자분들이 참여해주셨고 <문학3>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잡지 표지디자인이나 내부 체재, 내용에 대한 독후감 등도 큰 참고가 되었던 일이 기억납니다. 참여율만 높다면 앞으로도 비정기적으로 몹활동을 통해 독자편집회의를 열고 독자분들의 실제 의견을 청해 들으며 잡지 기획이나 발간에 반영하려고 합니다. 또한 무엇보다도 <문학3> 스스로를 돌아보고 경계하는 마음가짐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최근 문예지 원고 청탁과 관련한 작가들의 고충이 전달되기도 했습니다. 청탁서 구비, 원고료 지급 일시 고지 등이 잘 이루어지고 있나요? 원고료만으로 생활이 어렵다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문학3>은 담당 편집자가 필자들에게 전하는 청탁서에 원고료 액수, 지급 일정 등 원고료와 관련한 필요한 기본 정보를 기재하여 안내하고 있습니다. 필자들의 소중한 작업을 통해 <문학3>의 활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차질 없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독자 수, 지면 구성 등 ‘문학3’ 발간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문학3>은 1년에 3번 발행하는 종이잡지, 중편소설 연재·다양한 이슈에 관한 산문 및 시 연재 등 상시적으로 내용이 업로드 되는 웹, 독자들과 직접 만나 함께 여러 활동을 모색하는 ‘몹(mob)’ 이렇게 세가지 체계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문학3>이 종이잡지인지, 웹진인지를 헷갈려하는 분들이 꽤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의 정체성과 시스템을 독자분들에게 더욱 알려나가야 할 과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문학3>에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가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새로운 시도를 통해 많은 필자 분들과 만난다는 얘기도 되겠습니다. 이를테면 종이잡지에 실리는 시, 소설 작품을 다양한 분야의 독자들이 어떻게 읽었는지 감상을 나누는 좌담 코너 ‘중계’, 문학을 다루는 잡지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웠던 한국 사회 각지의 목소리들을 담는 ‘현장’, 웹상에서 다양한 예술장르와 문학의 교차를 통해 제3의 문학 공간을 만들어가는 ‘장르 교환’ 등의 코너를 예시로 들 수 있겠는데요. 새로운 시도를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분들과 만날 때는 서로 다른 언어가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 더욱 섬세하게 살펴야 하는 상황이 주어집니다. 이 부분 역시도 어려운 점으로만 남겨져야 하기보다는 <문학3>이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더욱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다보면, 더 많은 독자분들과도 만날 수 있으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작년 문학3과 웹진 비유가 ‘작가들의 지속적 글쓰기 가능케 하는 공동체 모색’을 주제로 개최한 집담회 [사진 = 뉴스페이퍼 DB]

Q. 앞으로의 5년, 10년을 그려보았을 때 독자들에게 ‘문학3’이 어떠한 문예지로 다가가길 바라는지요?

<문학3>을 통해 문학이 재미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 재미가 자신의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는 반응을 만나면 특히 더 반가웠던 것 같습니다. <문학3>이 ‘문학삶’으로 잘못 읽히길 바란다는 저희의 바람처럼, 독자분들의 삶 한가운데서 마주치는 현실, 고민하는 문제 들이 문학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여러 작품으로, 혹은 다양한 기획으로 드러나는 장을 <문학3>은 계속해서 마련하고자 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문제를 문학과 더불어 말할 수 있으며, 낯선 이야기부터 익숙한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혹은 진지한 이야기부터 명랑한 이야기까지 함께 나누는 내용의 문턱 역시도 높지 않은 문학플랫폼으로 독자분들에게 다가가길 바랍니다.     


Q. 현재 구상 중인 다음 기획 주제나 잡지의 방향성이 있다면?

<문학3>은 현실과 밀접한 자리에서 우리의 삶을 고민하고자 합니다. 다음 기획주제는 ‘불편한 문학, 불편하게 하는 문학(가제)’으로, 현재 시와 소설에서 두루 나타나는 1인칭의 강세가 우리의 삶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따져보고자 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으로서의 문학을 고민하는 일이 될 것이고, 동시에 문학과 우리의 삶의 관계를 되짚어보며 문학과 우리의 삶 양자를 모두 반성할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문학3'을 사랑하는 독자와 작가분들께 추가로 하시고 싶은 말들이 있다면 편히 남겨주세요.

<문학3>은 다양한 실천 방식으로 독자분들과 만나고 싶습니다. 또한, 보다 다양한 형태로 작가분들과 함께 멋진 일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삶이란 결코 하나의 층위, 하나의 단위로 수렴될 수 없으므로, 우리는 더욱 넓게, 더욱 섬세하게 많은 것들과 만나고 싶습니다. 부족하거나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여전히 <문학3>을 읽고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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