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예술인권리보장법 공청회 개최! 각 의원실과 예술계 입법 추진 TF 함께해
문체부, 예술인권리보장법 공청회 개최! 각 의원실과 예술계 입법 추진 TF 함께해
  • 김보관 기자
  • 승인 2020.09.1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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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권리보장법 공청회 현장 [사진 출처 =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유튜브]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11일 제21대 국회에 발의된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약칭 예술인권리보장법)’에 관한 온라인 공청회가 마련됐다. 공청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도종환 의원실, 문화체육관광위원 유정주 의원실, 법안 대표 발의자 김영주 의원실, 그리고 예술계 입법 추진 특별전담반(TF)이 함께 개최했다.

TF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공청회는 황승흠 국민대 법대 교수와 박선영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팀장의 발제문 그리고 현장예술인 5인의 분야별 토론문으로 구성됐다.

예술인 권리보장법은 블랙리스트 사태와 미투 운동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도입된 법안으로 예술표현의 자유 보장, 예술인의 직업적 권리의 보호와 증진, 성평등한 예술환경 조성으로 나뉜다. 해당 법안은 제20대 국회에서 통과가 무산되며 제21대 국회의 몫으로 남아있다. 

이때, 발제자 및 토론자 일곱 명의 의견 속에서 가장 빈번하게 지적된 문제는 ‘예술인권리보장법’의 적용대상에 관한 내용이었다. 예술인권리보장법안의 체계와 구성을 발표한 황승흠 교수는 “‘예술인복지법’에서 정하는 예술인은 재원이 소요되는 복지의 대상을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술 활동의 증명이 가능한 경우로 그 대상을 한정할 필요가 있었다.”라며 “그러나 예술인의 권리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예술인의 범주를 정의할 때는 예술 활동의 증명을 요구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박선영 문화연대 팀장 [사진 출처 =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유튜브]

이어 ‘예술인권리보장법의 제정 의의와 과제’를 발표한 박선영 문화연대 팀장 역시 “예술인 권리보장법 원안에서의 예술인은 ‘예술 활동을 업으로 하는 사람’을 포함하여 ‘예술 활동을 위한 교육·훈련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단체 또는 예술인으로부터 예술 활동을 업으로 하기 위하여 교육·훈련 등을 받았거나 받는 사람’과 ‘예술 활동을 위하여 스스로 훈련하는 사람으로서 창작물의 발표 또는 실연 활동의 기회를 찾는 사람’까지 아우르는 넓은 의미로서 정의했다.”고 명시했다.

박선영 팀장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예술인’이라는 용어를 관련법들 사이에서 다르게 사용해 불러올 혼란을 우려해 그 의미를 한정했지만, 예술인복지법과 예술인권리보장법의 차이점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승흠 교수의 의견과 같이 한정된 재원을 사용하는 예술인복지의 측면과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라는 기본적인 측면을 분리해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더욱이 예술인이 되기 위해 교육훈련을 받는 예술인이나 경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청년예술인, 경력단절 예술인은 ‘예술은 업으로 삼는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는데 취약하다. 성평등한 예술환경 파트의 토론을 맡은 이성미 여성문화예술연합 대표 또한 “가장 취약한 지위에 있는 예비 예술인을 법적 보호망 아래 포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윤희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공동운영위원장은 “현재의 수정안으로 예술인권리보장법이 성립된다면 가장 취약한 지위에 있는 예술인들을 더욱 사각지대로 밀어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전하는 한편 보다 실효성 있는 예술인권리보장법의 제정을 촉구했다.

정윤희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공동운영위원장 [사진 출처 =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유튜브]

예술인 피해 구제와 처벌 조항도 주요한 논의 거리였다. 박선영 문화연대 팀장은 원안에서 담고 있던 독립기구 및 처벌 조항이 상당 부분 축소, 삭제된 수정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 일례로 문체위에서 삭제한 제20조 3항에 제시된 ‘권리보장위원회는 그 권한에 속하는 사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한다.’는 항목이 있다. 박선영 팀장은 “피해사건 조사, 구체절차, 처벌 등을 담당하는 예술인권리보장위원회와 성희롱성폭력위원회의 독립성 보장은 중요한 부분”이라며 “‘블랙리스트 사태’나 ‘예술계 미투운동’의 경우 국가기관이나 남성 중심의 기존 권력 구조 문제가 핵심이었다는 점에서 권력의 재분배와 독립성 보장 필수적”이라고 첨언했다. 

배상과 처벌 조항도 대부분 삭제됐다. 형법상 업무방해죄나 직권남용죄로 적용 가능한 부분 중복될 수 있고 죄형법정주의 명확성의 원칙에 따라 예술 활동 방해 행위에 대해 처벌 조항을 넣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박선영 팀장은 “블랙리스트 사태라는 초유의 범죄사건이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충분한 처벌 조항이 없었다.”며 “본래의 목적과 가치를 살려낼 수 있는 2019년 4월 원안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방점을 찍었다.

이성미 여성문화예술연합 대표 발표 화면 [사진 출처 =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유튜브]

이성미 여성문화예술연합 대표는 ‘성폭력처벌특례법이 있는데 왜 예술인의 성희롱, 성폭력만 별도의 법을 두느냐.’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다며 운을 뗐다. 그는 “프리랜서 예술인이 놓인 법적 사각지대에서 비롯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답변했다. 

또한 “지난 법사위에서 한 국회의원이 ‘왜 예술인만 법이 있나? 체육인은 어떻게 하냐?’고 물었는데 당시 이미 국민체육진흥법이 개정되어 예술인권리보장법보다 강력한 조항 시행되고 있었다.”고 사실관계를 바로 잡았다. 이성미 대표는 “반대로 묻고 싶다. 왜 예술인만 사각지대에 있는데 법이 없는가. 국회는 응답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나아가 제40조 성희롱 성폭력 구제조치를 짚으며 ‘재정지원 중단, 배제 대상’에서 ‘성희롱 행위를 한사람으로서 제3항에 따라 시정명령을 받은 사람’과 ‘성폭력으로 유제 판결이 확정된 사람’으로 한정한 지점을 지적했다. 

이성미 대표는 “성희롱, 성폭력으로 인한 피해가 불공정 행위와 다르게 시정 가능한 부분이 없는 불가역적 피해에 가깝다. 현실적으로는 재발 방지 조치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실질적이고 유일하다시피 한 조치는 재정지원 중단이다.”라며 “사법절차 밟지 않으면 조치대상이 아니라고 규정하지만, 피해 사례를 신고하지 못한 비율이 더 높다. 현안으로는 사각지대를 해소하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2017년 예술분야 성폭력 실태 시범조사에 따르면 ‘신고하지 못했다’는 답변은 문학, 미술, 사진 분야에서 95.9%, 공연예술 분야에서 97.8%로 기록되었다. 

이성미 대표가 비교한 ‘직장 내 성희롱’ 관련 규정의 경우 예술인권리보장법과 달리 성폭력이 포함되고 각 기관 내 고충 처리 절차에 따라 징계 조치가 이루어지며 이는 사법절차를 통한 유죄판결과 별도로 진행된다. 그렇기에 예술인권리보장법에서도 성희롱, 성폭력이 동시에 표기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사법절차와 분리해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 이성미 대표의 의견이다.

예술인권리보장법 공청회 현장 [사진 출처 =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유튜브]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문체부가 ‘기존 범죄와의 중복성’을 우려해 처벌 조항을 삭제 및 축소했는데 이는 기존 범죄가 가지고 있는 치명적 문제를 간과한 부분”이라고 직시했다. 기존 죄목으로는 블랙리스트 사태가 충분히 예방되지 않았으며 “공무원들이 공무원의 의무를 회피하거나 그 지위를 남용하여 국민에게 큰 피해를 줄 때 마땅히 처벌할 만한 법 규정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오경미 문화예술노동연대 사무국장도 “완화된 처벌 기준으로 결국 “예술인권리보장법”은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징적인 법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라는 우려를 표했다. 처벌 조항이 아닌 권리구제기구를 중심으로 설계해 입법 취지를 제한적으로 해석한 현안은 예술인을 피해 구제나 보호의 대상으로 타자화해버린다는 점에서도 문제적이라는 시각이다.

한편, 노동 파트의 토론을 담당한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피해 구체 및 처벌과 더불어 프리랜서 또는 개인사업자로서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 확대를 사회보장의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제3조 3항의 ‘동등한 지위 보장’ 항목에 ‘사회보험 가입’ 등의 내용을 추가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더불어 2019년 국제노동기구(ILO) 100주년 총회에서 회원국에 권고된 ‘괴롭힘’에 관한 항목이 2019년 1월 근로기준법에도 추가된 만큼 예술인권리보장법에서도 ‘성희롱, 성폭력, 괴롭힘’으로 병기되어야 함을 주장했다.

공청회 말미 박선영 팀장과 오경미 사무국장은 예술인권리보장법이 종착지가 아닌 출발선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들은 예술인권리보장법을 시작으로 예술인들의 권리와 지위를 향상시킬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말처럼 많은 일들의 시작점에 있는 예술인권리보장법이 이번 국회에서는 무사히 통과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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