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근 몇 년 새 등장한 전자책과 오디오북, 구독 시스템과 무제한 독서 등의 등장은 종이를 넘어 새로운 지면을 통해 독자와 만나는 일들을 가능케 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문학동네, 창비 등의 대형출판에서는 기성의 종이 문예지와 별개로 온라인 웹진을 마련하며 적지 않은 관심을 끌었다. 이들은 주로 이미 팬층이 확보된 유명 작가들의 글을 주기적으로 연재한다.
뉴스페이퍼는 빠르게 달라지는 출판 시장과 기성 문예지의 역할을 대체, 보완하는 웹진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웹진 “아는사람”의 한소리 기획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여타의 매체와 달리 젊은 작가들과 신인 작가들의 창구가 되어주고 있는 신진 웹진 “아는사람”은 올 8월 정식 개설한 후 매번 참신한 기획으로 독자들을 마주한다.

Q. 웹진 “아는사람”은 2020년 8월 정식 개설되어 여러 시도와 발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웹진 “아는사람”이 시작된 계기와 과정에 대해 들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웹진 <아는사람>을 정식으로 개설한지 한 달이 조금 넘었네요. 얼마 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길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어요. 아마 8월 전에 미리 가운영을 해서 그런가 봐요.
웹진 <아는사람>은 정말 뜬금없이, 그리고 급하게 시작되었어요. <아마도 익스프레스>라는 종이책 펀딩을 진행하던 중이었는데, 생각보다 목표 금액 달성이 너무 어려운 거예요. 뭐 때문인지 생각을 해봤는데, 아무래도 시기 때문이라 판단 내렸던 것 같아요.
먼저, 재난지원금을 받아 사람들이 도서 구매에 쓴 퍼센트가 높았던 만큼 그 책들을 다 읽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엔 ‘코로나19’가 바쁜 일상에 찾아온 여유나 쉼처럼 느껴졌죠. 이렇게 상황이 심각해질 줄도 모르고, 금방 지나갈 것으로 생각하며 모두 그 순간을 나름 즐겼던 것 같아요.
그러나 사태가 악화되면서 경제적 위기를 느낀 사람들이 무기력과 무력감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생산적이고 효율적이지 않은 일이 된 거죠. 그런 와중 텍스트를 읽을 수 없는 텍스트 과부하/과도기가 자연스레 생겨난 것 같아요. ‘힐링’이나 ‘여가 활동’이 아닌 피로의 일종이 되었고요. 당연히 이러한 판단은 조사에 의한 실질적인 결과가 아니에요. 그냥 회사를 일찍부터 다니다 보니 마케팅, 홍보, 어떤 문화의 흐름 등을 빠르게 캐치하고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게 습관이 되어버렸어요. 눈치가 빨라진 거죠. 어느 정도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럼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읽지 않고 쌓아둔 수많은 종이책과 잡지들을 뒤로하고 계속해서 고민했어요. 아무 생각도 안 나더라고요. 문예지라면 사람들의 참여가 더 많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문예지를 만들까도 생각했었으나 자본이 없어 크라우드 펀딩을 이용한다면 <아마도 익스프레스>의 상황과 다를 바 없을 거라 결론지었죠.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웹진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SNS에 웹진을 만들고 싶다고 썼고, 생각을 바로 행동으로 실천했어요. 홈페이지 만들기? 나도 할 수 있지. 뚝딱 만들고. <아는사람>은 이미 의의를 지닌 프로젝트팀이니 소개글도 있어서 빠르게 옮겼고요. 코너? 일단 하나씩 만들어 가면서 사람들을 모으자. 이 모든 게 하루 만에 이루어졌어요.
팀원은…… <아마도 익스프레스>를 같이 하던 친구들에게 물어봤어요. 나 웹진 만들었는데 같이 할래? 그래서 웹진 <아는사람>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들의 도움이 정말 컸어요. 저는 앞심이 강한 대신 뒷심이 정말 없거든요. 그래서 이러이러한 일을 먼저 다 만들어 놓고 프레젠테이션을 하기 시작해요. 오케이 사인만 떨어지면 바로 실행에 돌입할 수 있도록요. 그런 뒤엔 지쳐버리죠. 그럴 때 팀원들이 있어서 다행이었던 것 같아요. 팀원들은 저와 달리 앞심이 적은데 뒷심은 진짜 강하거든요.

Q. 그렇다면 다른 형식이 아닌 ‘웹진’의 형식을 채택한 이유가 있으실까요?
제가 가장 빠르게, 그리고 예쁘고 완성도가 높게 해낼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어요. 글 쓰는 것 말고도 홈페이지 제작 및 디자인, 운영 등의 경험이 있어 자신 있었어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웹진 외에는 아무것도 안 보였던 것 같아요. ‘가을이 왔군. 이제 슬슬 긴팔을 입어야겠다.’ 하는 생각처럼 되게 당연하게 떠올랐어요. 지금 생각하면 완전 무대포였네요.
Q. 올해 종이책 추가 발간 계획은 없다고 이야기해주신 기억이 납니다.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이건 앞 질문에서 대답한 게 이유가 될 것 같아요. 경제적/공간적으로 좋지 않은 것이 가장 컸고, ‘물성’을 장점으로 밀기에는 아직 덜 돌아온 느낌이었어요. 그, 유행은 다시 돌아온다고 하잖아요. 아날로그(필름 카메라나 패션/잡화/노래 등)가 다시 각광받고 인기를 끄는 것처럼요.
최근 물품 보관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이 엄청 많아졌는데,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맡기는 게 굿즈 아니면 오래된 사진 앨범, 책 같은 거래요. 버리기엔 아깝고, 갖고 있으면 의미가 있고 물성이 주는 느낌도 있고. 이런 상황에 종이책은 어렵다고 판단했어요. 내년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올해는 감당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안 들어요.

Q. 종이 문예지와 웹진의 가장 유의미한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웹진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
유의미한 차이는 ‘독자접근성’ 같아요. 종이 문예지는 독자가 정해져 있어요. 종이 문예지에 있어서 독자는 결국 ‘창작자 or 구매자’들이거든요. 문예지를 구매하지 않으면 볼 수 없으니까요. 어쩔 수 없이 독자층이 좁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반면 웹진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요. 유료로 구독하는 형식이 아니며, 컴퓨터든 스마트폰이든 사이트 주소만 눌러 들어가면 언제 어디서든 (링크를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콘텐츠를 볼 수 있죠. 텍스트가 열려 있다는 것이 웹진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독자가 무한한 거죠.
Q. 기성 문예지의 역할과 기능, 한계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웹진 형태로 이를 극복하거나 기존의 역할을 강화할 방안이 있을까요?
기성 문예지의 역할과 기능은 ‘작가’들의 글을 ‘발표’하는 ‘지면’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대부분 글이 투고가 아닌 청탁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요. 등단 제도를 거치지 않은 사람의 원고를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요. 계속해서 ‘선정’되는 작가들의 글만을 보여주고, 또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한계인 것 같아요. 독자의 입장에서는 ‘목적지는 정해있고, 너는 이 순서대로 이 길을 가면 된다’라고 느껴졌는데 이게 어떻게 보면 친절인 한편 강압적으로 느껴지기도 해요. 독자는 결국 그저 정해진 코스를 따라가는 거거든요. 그걸 알아차리게 되면 그때부터는 벗어날 길을 모색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탈하게 되고요.
웹진의 형태로 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그 점에 대해서도 의견이 반반 갈리는 것 같아요. ‘선정’을 아예 안 할 수는 없다는 것이 문예지의 한계를 이어받는 것이겠지요. 모든 사람들의 원고에 고료를 지급해드릴 수가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원고는 필요하고요. 이때 보였던 희망이 ‘문학광장 소리’였어요. 숨통이라도 틀 수 있는 곳을 만드는 거죠. 타의로 선정 ‘하거나, 당하지 않는’ 글 발표지면 말이에요. 그렇게 자유로운 발표 지면이 만들어진다면 창작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생각했어요. 서로 간의 피드백을 실시간 댓글이나 조회수로 주고받기도 좋죠.
‘선정’을 완전히 피할 수도, 안 할 수도 없지만, 대신 자유로운 창작자들에게 청탁을 하는 식의 ‘제안’을 할 수는 있죠. 평소 문장 소리에 올리시는 글들 잘 보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런 특집을 할 건데요, 이 특집에 참여한 작가님의 글이 너무 궁금합니다. 함께 해주시겠어요? 같은 느낌이에요.
Q. 웹진보다는 ‘플랫폼’에 가깝다는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처음부터 의도한 부분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솔직하게…… 대답해도 되나요? (웃음) 의도한 건 아니었어요. 웹진을 가개설했는데 그럼 이제 뭘 하지? 내가 이 웹진으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지? 내가 창작자라면? 독자라면? 기획자라면?(다 맞지만) 이라는 생각을 하니까 코너들이 하나둘씩 생겨났어요. 그러다 보니 플랫폼 비슷한 카테고리들이 많아졌고, 그래, 플랫폼이든 웹진이든 좋으면 좋은 거지 뭐 어떠냐! 하고 덤빈 것 같아요. 많은 시도를 해보고 싶었거든요. 만들었다 별로 거나, 아무리 생각해도 있으나 마나 한 코너는 바로 삭제 조치도 해봤었어요.
아무래도 이런 결정에는 ‘사람들의 조회수/관심’이 큰 이유였거든요. 사람들의 조회수나 관심을 받지 않아도 서럽지 않은 건 뭐가 있을까. 사람들이 굳이 댓글을 안 남겨도 마음껏,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콘텐츠가 있을까? 생각하니 주기적으로 콘텐츠를 연재/발행하는 웹진의 특성 또한 필요하다 느꼈고요. 마음 같아서는 플랫폼과 웹진의 장점만을 내 맘대로 쏙쏙 빼먹고 싶어요.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고요. 그러므로 웹진/플랫폼을 나누는 일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어요.

Q. 매달 주제 공모를 통해 투고와 청탁을 동시에 진행하고 계십니다. 등단과 비등단을 가리지 않고 투고를 받으며 원고 선정 과정을 좌담회 형식으로 모두 공개하는데요. 여기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응원이고, 관심이고, 믿음이에요. 내가 열심히 써서 투고했는데 선정이 되지 않았다. 그때 무슨 생각이 드는지 물어본 적이 있었어요. 주변 사람들에게요. 전 투고 경험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랬더니 사람들이 ‘왜? 무엇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하더라고요. 내 걸 어떻게 읽었나, 뭐가 문젠가, 기준이 뭐였을까. 물을 수 없는 질문들이 많아져 결국 자책과 자괴로 돌아오게 되는 거죠. 그게 답답했어요.
물론 많은 작품을 일일이 다 피드백할 수는 없어요. 드는 시간과 체력이 상당하거든요. 그렇지만 할 수 있는 선에서라면 웬만하면 피드백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해요. 글을 발송한 사람의 마음에 대한 감사와 보답이라 생각해요. 잘 읽었다고 말하는 답장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좌담회 내용을 다룰 때, 꼭 이야기하는 것이 있어요. 이 주제에 대한 나의 기대나 바람, 팀원 개개인의 기준들이에요. 사람은 다 다르거든요. 취향도, 생각도, 경험도, 기준도 다 달라요. 수많은 사람 중 고작 세 명이 글을 읽는데도 천차만별이고요. 누구 하나의 말이 무조건적이거나 맞는 말이 아니란 걸 말하고 싶었어요. 우리 셋의 말들이 일반화가 되지 않았으면 했고, 저희의 의견은 단지 작가를 더 응원하고자 하고 독려하고자 하는 열혈 팬의 말 정도로 들었으면 했어요. 근데 진짜 열혈 팬 맞아요. 웬만하면 이름 다 외우거든요. 올려주시는 분들요. 글도 기억해요. 그냥, 고맙고 정이 가요. 이상하죠? 본 적도 없는데 아는 사람 같아요. 이 모든 작가들이 계속 글을 써줬음 좋겠고, 열활 해줬으면 좋겠다는 팬심이 강해요.
응원과 관심에 대해서는 앞에서 이야기했고, 나머지 한 가지 믿음에 대해서 말 조금 더 얹어볼게요. 어떤 믿음이냐면, 이 사람은 이미 작가고 앞으로도 작가일 거란 믿음이에요. 좀 모호한가요? 이 작가가 계속해서 더 좋아질 것을, 좋아지지 않아도 꾸준한 작가일 것을 믿어요. 그냥…… 오래 아는 사람일 거라 믿고 아는사람에 글을 올리지 않아도 그 글로 인해 내가 조금이라도 어떤 영향을 받았으니까, 끝까지 아는사람일 거란 믿음이 있어요. 너무 감성적인 말이 되어버렸네요. 호호…….
Q. 이외에도 연재는 물론이고 메일링서비스, 9월 한정 고양이전시관, Q플레이 등 특색있는 코너가 마련되어있습니다. 각각의 코너와 구성에 관해 설명해주세요.
우선 진행했던 코너들을 이야기해보자면 문장 소리를 제외하고 ‘메일링 서비스’, ‘Q플레이’, ‘주니로운세상’, ‘아는사람X이래인’, ‘SEE:시’, ‘아는사람X집사들’, ‘주간피플’, ‘고양이 전시관’이 있어요.
<주니로운 세상>은 퀴어 페미니스트 여성의 일상툰 코너였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못했어요. 완전한 독자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보다는 독자인 동시에 창작자인 경우가 많아서, 문학에 속하지 않는 콘텐츠라 그런가 조회수가 낮더라고요. 작품은 정말 좋았는데, 그걸 제가 잘 살리지 못했던 것이 좀 컸던 것 같아요. 웹진 <아는사람>에 과연 일상툰 연재가 적합한가? 했을 때, 인스타나 타 매체에서의 일상툰 연재가 더욱 잘 돋보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9월 2주를 마지막으로 연재를 종료하게 되었어요. 이미 업로드된 작품들은 9월까지만 올려 두었다 내리기도 하였고요. 제가 먼저 제안하여 함께 하게 되었는데 그 점에서 작가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
<아는사람X이래인>이라는 코너는 할머니 두 분 중 한 분은 무당, 한 분은 목사님인 자매의 손녀딸 래인씨의 ‘믿거나 말거나’ 귀신 이야기를 다루는 코너였어요. 신기가 있었고, 계속해서 정기적으로 누름굿을 받으며 신내림을 피해 왔었기에 에피소드 또한 많았죠. 믿거나 말거나지만, 만약 믿는다면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세계에 대해 알게 되는 거니까, 분명 사람들이 좋아할 것으로 생각했어요. 실제로도 많은 분들이 재미있어하셨고요. 다만, 예상치 못했던 일이 일어났는데 그것은 래인씨가 누름굿 시기를 놓쳐 정말로 신내림을 받게 되었고, 이후엔 서로 시기상 연재를 이어나가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되어 이번에 장기 휴재에 들어갔어요. 이미 업로드된 것들은 삭제하지 않을 예정이라 언제든지 오셔서 보실 수 있고요.
<메일링 서비스>는 홍보와 동시에 아카이빙 목적으로 개설한 코너예요. 이런 작가들이 이런 메일링을 하였다. 그렇게 하나둘씩 쌓이게 되는 코너죠. 물론 언제든 작성자의 마음대로 삭제가 가능하고요. 누구든 메일링을 홍보할 수 있고, 이에 관한 정보는 아는사람 측이 받아서 작성해 올리는 것이 아니라, 작가 본인이 업로드하기 때문에 그저 이어주는 매체 정도의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큐플레이>는 이번에 새로 개설된 인터뷰 코너예요. 1화는 <아는사람>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을 사전에 질문 모집하여 기획자인 제가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고, 2화는 송승언 시인과 함께 트위터 문학봇과 문장 단위, 즉 일부로 소비되는 글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3화는 10월 업로드 예정인데, 시대의 사랑을 운영하는 이유운 시인의 인터뷰가 될 것 같아요.
<SEE:시>는 정식 개설 전부터 진행해온 코너예요. 왜 문학 작품은 앨범 자켓이 따로 없을까? 시화처럼 아트웍과 함께 올린다면 더욱 그 매력이 돋보이지 않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인데요. 주제를 미리 말하고 청탁/투고를 받은 뒤 제가 글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시각적인 이미지로 구현한 뒤 작가에게 피드백을 받아요. 시인님의 시를 보고 이렇게 해석하였는데, 우선 이미지라는 것이 시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 아니니까 미리 보내 의견을 듣는 거죠. 걱정이 많았는데, 많은 분들이 한 번에 다 오케이 해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기뻤어요. 앞으로도 계속 할 코너라 애정도 있고요. 무엇보다 주제를 정하고 그에 대한 작품을 업로드하니까, 사람들의 기대도 있어 흥미로워요.
<주간피플>은 제가 연재하고 있는 코너예요. 책을 ‘어떤 방식’으로 좋아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그 과정을 올리고 있어요. 사실 코너 이름이 정말 마음에 안 들어요. 특별하지도 않고, 기억에 남지도 않고. 조만간 바꾸지 않을까 싶어요.
<아는사람x집사들>과 <고양이전시관>은 9월 특집 한정 코너예요. 9월 특집 주제는 고양이로, 마캣(MARCAT)이라는 단어를 걸고 진행 중인데요. 마침 팀원 둘이 모두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 제가 먼저 연재해보는 것이 어떠냐 제안했어요. 그 친구들의 고양이 애정이 정말 각별하거든요. <고양이전시관>은 말 그대로 고양이 사진들을 제보받거나 제가 저작권 침해 없이 이용 가능한 고양이 사진들을 모아서 올려 둔 코너예요. 그냥… 귀여운 거 많이 보고 행복해지시라고……. 코너 둘 다 9월이 지나면 연재 종료될 코너네요.
아직 개설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또 계속 도전하고 시도해보고 있는 시기라 코너들은 자주 생기거나 없어지고, 또 바뀌면서 자리를 잡아갈 것 같아요. 지금은 새로운 코너들을 기획하고 있는데, 나중에 자본이 좀 여유롭다면 기획안을 투고 받아 작가를 선정한 뒤, 그 사람들의 기획을 코너로 만들어 연재하는 방식을 시도해보고 싶기도 해요. 웹진 비유처럼요. 사실 <주간피플> 콘텐츠는 웹진 비유에 넣으려던 기획안 콘텐츠였다는 건 안 비밀이어요. (웃음) 그러니 아는사람 모두 좋은 기획이 있다면 꼭 연락 주세요! 함께 만들어 나가요.
Q. 조금 어두운 이야기지만, 금전적인 부분을 빼놓기는 힘들 것 같은데요. 웹진 “아는사람”의 운영자금은 어떻게 충당되나요? 이밖에 한계나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운영자금은 대부분은 제 사비에요. 이번에도 돈이 들어오자마자 50만 원을 공적 계좌로 옮겼거든요. 지원 사업을 신청하긴 했어요. 자비 포함해서 약 1,500만 원인데요. 이건 3개월 분. 이래야지 웹진이지 할 정도로 기획하고 실행하면 한 달에 500만 원 정도가 창작 고료로 들어가요.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도 약 3개월분인 것이죠. 아직 까지는 선정이 안 돼도 하는 대로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어요. 못 버티겠다 싶으면 돈이 들어오더라고요. (웃음)
한계는… 아무래도 옛날에는 즐겨찾기 등의 기능을 이용해 독자적 사이트를 바로 접근하는 때도 많았잖아요. 하지만 요즘은 핸드폰, 태블릿 pc의 이용이 잦아지면서 웹사이트 자체로 접속을 끌어내기는 힘든 면이 있어요. 다른 걸 통해서 누르는 경우가 더 많고요. 현재로서는 트위터만 활성화되어 있어서 ‘어떻게 더 많이 들어오게 하지.’가 고민입니다.
Q. 앞으로 예정 중인 프로젝트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추후 웹진 “아는사람”의 추후 행보에 관해 이야기해주세요.
“시대의 사랑”과 웹진 콜라보 기획을 생각하고 있어요. 또, 일전 개인 트위터 계정에서 언급했듯 내년에도 만일 ‘신춘문예 당선시집’ 에 작품 게시를 거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면 그 작가를 섭외해 웹진에서 다루고 싶어요. 신춘문예 당선시집에 나와야만 청탁을 받고, 유명해진다는 편견 다 깨버리려고요. 전 인물 사진도 끝내주게 잘 찍고 앞심도 쩌니까…(죄송합니다. 장난이에요.)
만일 기존 권위와 문단 내 성폭력 등에 대해 연대하고 목소리를 내는 작가분들이 있다면 꼭 제가 모셔와서 알릴 거예요. 신춘문예 당선시집 아니면 청탁 못 받는다? 말도 안 돼요. 그렇게 된다면 제가 하면 돼요. 아니다. 저 혼자 하는 건 아니죠. <아는사람> 모두가 연대할 거예요. 동료가 된 것을 환영합니다. 그런 느낌이랄까요. isbn이 없다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최선의 대안이라 생각해요. 이것 또한 시대의 사랑을 운영하는 이유운 시인과 얘기를 나눈 기획이기도 해요.
그리고 코로나 시대가 간다면 꼭 하고 싶은 거! 많은 독립 매체들 에디터들을 한 자리에 모셔놓고 토크회를 여는 거예요. 사회자는 물론 저고요. 장난처럼 ‘문신 토크회 열면 좋겠다. 문신이란? 문예지의 신!입니다!라고 해놓고 사회는 ’그냥 문신이 정말 많은 제가 봅니다‘하고 수다 떨고 싶다.’라는 이야기도 했었거든요.
또, 이번에 텀블벅에 올라온 문예지 <스펙트럼> 창간호 리워드에 광고지면 리워드가 있었어요. 한 줄 광고, 박스 광고, 그리고 한 페이지 광고를 신청한 뒤 내용을 보내면 실리게 되는 방식이었죠. 저는 한쪽 광고 리워드를 선택했고, 제게 주어진 이 한쪽을 어떻게 써야 잘 썼다고 소문이 날까…… 는 장난이고 어떻게 써야 의미 있을까 생각해보았어요. 그러다 생각이 나는 거예요. 독립문예지와 웹진들의 계정이나 사이트 주소 등을 받아서 한곳에 모아두면 어떨까? 개인적인 아카이빙 목적도 있었고요.
그래서 토이박스, 베개, 비릿, srs, 이불아지트, 시대의 사랑, 공전, 노이지 등 여러 곳에 연락을 취해 동의를 얻었어요. 현재 광고는 제가 직접 디자인을 하고 완성하여 스펙트럼 측에 보낸 상태예요. 아마 <스펙트럼> 창간호가 나온다면 직접 확인하실 수 있겠고, 또 웹진 <아는사람>의 메인에 올려 둘 예정이기도 하니 공개 일자를 기대해 달라! 하고 부탁하고 싶네요. 벌써부터 설레요.

왜 이런 것들에 의미를 두고 자꾸 시도하느냐는 물음을 자주 받는데, 제가 원하는 것은 무엇으로부터의 독립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독립된 일부들이 모여 하나의 연대체와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에요. 정말 원해요. 목표고 지향하는 지점이에요. 왜 그걸 원하냐면…… 권위 앞에서 불공평해지고 싶지 않아요. 데뷔한지 얼마 안 되어서, 혹은 등단 제도를 거치지 않아서 작품 발표를 할 때 고료를 아예 못 받거나 적게 받는 것. 문단 내부에 피라미드 층을 만들어 비교하거나 그것으로 작가를 평가하고 폄하하는 것. 그런 것들이 사라질 문단을 계획하고 있어요. 꿈꾸고 있다는 말이 아니라 계획하고 있다는 건, 언젠가 꼭 실현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는 증거 같아요. 근거는 없지만 제 확신이 종종 근거가 되거든요. 그렇게 되도록 힘내고 견뎌볼 거고요.
Q. 이외에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아마도 우리는 당신의, 아는 사람. 낯선 듯하면서도 낯설지 않은 우리가 바로 곁에 있어요.

웹진 아는사람에는 앞서 언급한 내용 외에도 다양한 기획 콘텐츠가 올라올 예정이다. 텍스트 과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시 코너를 잠시 쉬어가는 10월에는 ‘독자’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한소리 기획자는 평론가, 시인, 소설가가 느끼는 ‘독자로서의 나’에 관한 에세이를 청탁하고 “창작자가 다시 독자가 되는 과정에 대해 담을 예정”이라고 설명하는 동시에 기존에 올라온 시편들에 댓글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다가오는 11월에는 이유운 시인의 “시대의 사랑”팀과 함께 2020년 상반기에 있었던 일들을 주제로 짧은 비평문인 ‘단상’과 시를 게재하게 된다. “독립된 일부들이 모여 하나의 연대체와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답변처럼 독립 매체 간의 다채로운 협업과 교류를 이어가는 웹진 아는사람. 이들의 걸음걸음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