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잡지 “에픽” 창간! 픽션/논픽션, 순수문학/장르문학 간 장벽을 허무는 ‘내러티브 매거진’
문학잡지 “에픽” 창간! 픽션/논픽션, 순수문학/장르문학 간 장벽을 허무는 ‘내러티브 매거진’
  • 김보관 기자
  • 승인 2020.10.14 16:16
  • 댓글 0
  • 조회수 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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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에픽 epiic” [사진 = 김보관 기자]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다산북스에서 내러티브 매거진 계간 “에픽 epiic”을 창간한다. 14일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는 계간 “에픽”의 임경섭 편집장과 편집위원 문지현 소설가, 차경희 문학서점 고요서사 대표, 임현 소설가, 정지향 소설가가 참석했다.

‘픽션과 논픽션을 아우르는 신개념 서사 중심 문학잡지’를 표방하는 “에픽 epiic”은 작년 여름 기획을 시작해 약 1년 만에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기획에 참여한 문지현 소설가는 “최근 몇 년 동안 문학 장 내 여러 변화가 있었다.”며 “각자 나름의 개성과 특징을 가지고 있었지만, ‘서사’를 강조하는 문예지는 없었다. 준비하면서 단순히 원고를 청탁하고 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허구와 진실, 논픽션과 픽션의 경계에 관한 고민을 통해 구체적인 기틀을 잡아 왔다.”고 밝혔다.

계간 “에픽”을 뜻하는 ‘epiic’은 ‘서사시, 서사문학, 장대한, 방대한’ 등을 의미하는 단어 ‘epic’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다 넓은 문학 장 내에서 다양한 서사 장르를 소개하겠다.”는 결심과 맞닿아있다. 정지향 소설가는 “나란히 붙어 있는 ‘i’는 “한 세계와 다른 세계가 만났을 때 생기는 것들, 이를테면 비교적 익숙하게 읽었던 픽션과 새로 강조하고자 하는 ‘크리에이티브 논픽션’이 만나서 생기는 지점 등을 내포하고 있다.”는 말로 구체적인 의미를 전달했다.

차경희 고요서사 대표 [사진 = 김보관 기자]

2015년부터 문학서점을 운영해온 차경희 대표는 “5년 전부터 시작된 문예지의 쇄신이나 새로운 문예지 창간을 독자로서, 중계자로서 지켜보았다.”는 말과 함께 “좋은 문학 작품을 소개하고 발표할 기회를 마련하는 고전적, 전통적 문예지의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오랫동안 있어 온 문단 내 문제들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고자 하는 고민에서 여러 새로운 문예지들이 나타난 것 같다.”는 이야기로 그간의 흐름을 정리했다.

그는 이어 전통적 문예지의 장르적 한계와 독립적 문예지의 자본적 한계를 언급하며 이 둘을 적절하게 보완하는 “에픽”의 성격을 강조했다. 차경희 고요서점 대표는 “계간지라는 고전적 문예지의 성격을 띠고 출발했지만, 다양한 활동 분야의 필자들에게 충분한 원고량으로 청탁을 드림으로써 제시하고자 하는 주제 또는 메시지의 전달력을 높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문지현 소설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에픽”의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매호 마다 ‘제호’가 붙는다는 점이다. 문지현 소설가는 “단순한 가을호, 여름호가 아니라 한 권 한 권이 저마다의 의미를 지닌 채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각각의  제호를 붙이게 되었다.”며 “매호에 실린 모든 원고가 제호에 들어맞을 수는 없겠지만, 제호가 전체 글을 관통하는 하나와 같은 열쇠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는 말로 그 의의를 전했다.

창간호 제호는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로 18세기 프랑스 소설가 드니 디드로의 소설 제목에서 가져왔다. 문지현 소설가는 제호를 두고 “어떠한 존재가 새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자기부정에서 시작한다. 소설이라는 산문문학은 그것이 가능하고, 그렇기에 더욱 매력적이다.”고 첨언했다. 그의 표현처럼 “에픽” 창간호는 픽션과 논픽션을 아우르며 기존에 다뤄온 소설의 의미와 범주 등을 새롭게 탐구한다. 

그렇기에 “에픽”이 가지는 또 다른 변별점은 ‘픽션과 논픽션의 상호보완적 역할’을 보여준다는 데에 있다. 임현 소설가는 “에픽”에서 말하는 ‘서사’를 “기존의 문학 장 내에서 문학/비문학, 소설/비소설의 분류법을 극복하고자 하는 개념”으로 이야기했다. “논픽션은 픽션이 가지는 소재적 한계를 보완하고 폭넓은 확장과 세밀한 접근을 가능케 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계간 “에픽 epiic”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 = 김보관 기자]

15일 창간호를 시작으로 내년 1월에 2호를 출간하는 “에픽”의 다음호 제호는 ‘멋진 신세계 brave news world.’다. “에픽” 2호는 모든 것이 손바닥과 스크린, 사이버 세상에 들어있는 시대에서 “한때는 멋진 신세계였지만, 더이상 경탄의 대상이 아닌 책”의 물성과 의미를 되짚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더불어 네 명의 편집위원들은 “에픽을 완성하는 것은 독자”라는 데에 입을 모았다. 누구나 읽고 누구나 쓸 수 있는 잡지를 추구하는 “에픽”은 르포르타주, 메모어(회고록), 평전, 구술록, 여행기, 역사 등 서사를 갖춘 ‘크리에이티브 논픽션’과 픽션 등의 투고를 받고 있으며 등단 여부와 장르를 제한하지 않는다.

한편, “에픽” 창간호의 수록작은 온라인 홈페이지 및 오디오북으로도 만날 수 있으며 네 편의 크리에이티브 논픽션과 다섯 편의 단편소설, 한편의 그래픽 노블, 버추얼 에세이 ‘if i’와 세 편의 리뷰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에픽”의 커버스토리이기도 한 ‘이너 내러티브 i+i’는 ‘글을 쓰는 나’와 글을 쓰지 않거나 글로 기록되지 않았으나 기록될 가치가 있는 다른 한 사람이 만나는 접점을 담은 특집 코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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