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기획 01] 인도 작가, 미나 칸다사미 - “봉쇄 속의 봉쇄”
[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기획 01] 인도 작가, 미나 칸다사미 - “봉쇄 속의 봉쇄”
  • 미나 칸다사미 인도/ 시인, 소설가
  • 승인 2020.10.2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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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편집 = 김보관 기자]
[이미지 편집 = 김보관 기자]


코비드19 시대의 삶에 대해 쓰려고 하니 우리가 겨우 몇 달 전까지도 정말 느긋하고 안이하게 살았다는 걸 깨닫는다. 2월 마지막 주에 난 뉴욕에서 내 절친한 친구인 님니의 집에 앉아 정치와 자식 양육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님니에게 그녀의 나라 미국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님니는 “트럼프는 그게 민주당의 사기라고 생각해”라고 대답했다. 그녀는 걱정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기분을 좀 풀어 주려는 듯 내가 말했다, “우린 런던에 보리스 존슨이 있고 인도엔 모디가 있으니까 우리도 운 나쁘긴 마찬가지야.”

우리가 그때로부터 얼마나 멀리 왔는지, 정부와 국가가 꼭 필요한 말을 우리에게 안 해주고 속수무책으로 상황을 방치했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얼마나 큰 고생을 하고 있는지. 난 3월 초에 인도를 방문했다. 작가인 엄마로서 이건 나에게 무척 중요한 여행이었다. 4년 동안 임신과 수유를 했고 두 명의 어린 자식을 가진 엄마로서 마침내 혼자서 장기 여행을 하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내 신작 소설이 뉴델리에서 발간될 예정이었다. 나는 엄청난 정치적 격변기를 겪고 있는 고향을 방문하게 되어서 기뻤다. 그곳에서는 시민권법에 대한 항의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중이었다. 그 법은 이슬람교도들을 이등 국민으로 만들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하층 계급의 사람들과 자기 땅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시민권을 아예 잃게 될 참이었다. 이슬람교도들을 표적으로 해서 결국 58명의 사람들을 살해한 대학살이 북동 델리에서 2월 마지막 주에 일어났다. 나는 시위의 에너지와 그에 이어 일어난 힌두 극단주의자들의 무자비한 폭력의 현장을 함께 목격하고 싶었다. 당시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중국, 남한, 그리고 몇몇 다른 나라들만 의무 격리를 하도록 지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인도에 갈 수 있었다. 공항에서 측정한 체온은 괜찮았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난 언론인이자 활동가인 루치라 굽타와 함께 폭동이 일어났던 지역 몇 군데를 돌아보았다. 모스크들이 다 타버렸다. 버스와 승용차, 자전거들도 태워졌다. 그것들이 실제 이슬람교도들의 소유물인지 아닌지 앱을 통해 확인까지 하고 나서 저지른 짓이었다. 학교들도 파손되었다. 화염병으로 인해 불에 타버렸다. 그 모든 일들이 바로 인도의 수도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내가 그것들을 목격하며 우리 나라가 힌두 파시스트의 지배로 엄청난 후퇴를 했음을 깨달으며 끔찍해 하고 있는 동안에도 우리 모두가 집단적으로 세계적 유행병을 향해 주의를 옮기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했다.

정부는 5인 이상의 모임을 금지시켰다. 인도는 3월 22일에 국경을 봉쇄했고 난 런던행 마지막 비행기 중 하나를 타야 했다. 아직 자식들과 배우자와 헤어져 있는 상태였다. 그들은 벨기에의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 발이 묶여 있었고, 나흘 후 나와 합류하기 위해서 릴에서 유로스타를 타야 했다. 얼마 후 런던도 봉쇄에 들어갔다. 엄마로서 자식들을 집안에만 붙잡아 두는 건 정말 어렵고, 그들이 유아원에 가지 못하니 너무나 힘들었다. 내 배우자가 집안일을 돕고 나와 함께 해서 난 최소한 그걸 나 혼자 다 하지는 않아도 된다.

봉쇄의 첫 달에는 글을 읽을 수도 쓸 수도 없었다. 정말 슬프고 혼란스러웠고 그날그날을 거의 자동인형처럼 살았다. 9월까지 예정되어 있던 행사는 모두 취소되었다. 그래서 그건 단지 집에만 머물러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각종 지출을 위한 수입의 문제이기도 했다. 봉쇄 상태에 처한 이민자라는 상황도 가슴이 아픈 일이다. 부모나 친구가 나를 필요로 할 때 비행기를 타고 그들과 함께 있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사랑하는 사람들 가까이에 있을 수 없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슬픈 일인 것이다.

나는 4억 명의 인도 노동자들이 교통편이 없어서 몇날 며칠을 걸어서 집에 가야 하는 현실, 그들이 국가로부터 동물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상황을 보면서 울었다. 우리가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너무나 화가 난다. 이 세계적인 유행병 덕분에 항상 보이지 않게 일어나고 있는 일종의 구조적 집단학살이 전면에 드러났다.

전문은 아시아문학패스티벌을 통해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미나 칸다사미 인도/ 시인, 소설가

미나 칸다사미는 1984년 인도 첸나이에서 태어났으며, 시인, 소설가,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2009년 아이오아대학교 국제작품프로그램(IWP), 2011년 켄트대학교 영국문화원 국제작가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시집으로 『터치』, 『미즈 밀리턴시』가 있으며, 소설집으로 『집시 여인』, 『내가 당신을 때릴 때』가 있다. 두 번째 소설로 자전적 성격이 강한 『내가 당신을 때렸을 때, 혹은 젊은 아내로서 한 작가의 초상』(2017)은 2018년 여성픽션상을 수상했다. 최근작 장편 『예민한 시체』(2019)는 스토리텔링 자체에 몰두하는 실험적인 작품이다. 작품 활동 외에도 카스트, 부패, 폭력, 여성의 권리와 관련한 다양한 현대 정치 문제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의견을 내고 있다. 현재 영국 런던과 인도 타밀나두 주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번역 전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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