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법 전부개정안 2차 온라인 공청회, ‘합의금 장사’ 막으려다 저작권자 권리 침해할라
저작권법 전부개정안 2차 온라인 공청회, ‘합의금 장사’ 막으려다 저작권자 권리 침해할라
  • 배용진 기자
  • 승인 2020.11.1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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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법 전부개정안 2차 온라인 공청회 갈무리
저작권법 전부개정안 2차 온라인 공청회 라이브 중계 갈무리

 

지난 11일 저작권법 전부개정안 2차 온라인 공청회가 열렸다.

국회의원 도종환 의원실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주관, 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후원하는 이번 공청회는 저작권법 주요 개정 사항을 여섯 개로 나누어 주제로 삼고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2차 공청회의 주제는 ‘확대된 집중관리제도’, ‘형사처벌 축소·민사배상 강화·조정 우선주의 도입’, ‘정보 분석을 위한 복제’ 허용이다.

도종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환영사에서 “지난 9월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저작권 무역수지가 10억 4천만 달러(1조 2천억 원)를 달성했고, 그중 문화예술저작권이 사상 최초로 8천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라며 “저작권 산업이 콘텐츠 산업의 제도적 기반이자 경제 성장을 이끌 새 성장산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라고 평했다. 이어서 그는 “창작자와 이용자의 의견은 서로 다를 수 있다. 오늘 공청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심도 있게 논의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저작권자의 사전 허락 없이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

영상을 하나 만들면서 음악을 여럿 넣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작권자가 누군지 확인하고 이용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야 한다. 상식적인 원칙이지만 여러 저작물의 저작권자를 각각 찾아 허락받으려니 아무래도 번거롭다. 이럴 때 찾는 곳이 신탁관리단체다. 신탁관리단체는 여러 저작권자를 대신해 저작물들을 관리하는 곳이다. 신탁관리단체를 통하면 이용자는 한 번에 여러 저작물 이용을 허락받을 수 있다. 이렇게 신탁관리단체를 두어 저작물 다수를 관리하게 한 것을 ‘집중관리제도’라고 한다. 영상에 넣으려는 음악의 저작권자가 신탁관리단체에 자기 저작물을 신탁하지 않았다면? 당연히 이용자는 그 저작권자에게 따로 이용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번 저작권법 개정안에 따르면 이용자는 사정에 따라 비신탁저작물도 신탁저작물처럼 신탁관리단체에서 한 번에 이용을 허락받을 수도 있다(‘확대이용허락’). 사정이라 함은 “지속적으로 다수의 저작물등을 이용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권리자로부터 개별적인 이용허락을 받는 것이 곤란한 경우”를 뜻한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저작물 이용이 한층 수월해진다. 반면 확대이용허락을 원치 않는 저작권자는 그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직접 요청해야 한다. 이렇게 특정 신탁관리단체에게 신탁저작물뿐 아니라 비신탁저작물까지 이용을 허가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이 이번 개정안에 신설된 ‘확대된 집중관리제도’다.

발제를 한 이영록 한국저작권위원회 정책연구실 실장은 “디지털 환경에서는 대량의 저작물을 포괄적으로 신속히 이용할 필요가 많은데, 현행 ‘집중관리제도’는 맡겨진 저작물만 관리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라고 ‘확대된 집중관리제도’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토론자들은 제도의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확대이용허락이 가능한 저작물 분야를 명확히 정해 놓지 않은 점을 우려했다. 김경숙 상명대학교 지식재산권학과 교수는 “2차 개정안에서 확대이용허락이 가능한 분야는 주로 음악이었는데 이번 3차 개정안에서는 모든 분야의 저작물로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림이나 웹툰 등 신탁관리단체가 아닌 대행사나 대리중개업을 통해 주로 이용이 허락되는 분야와 마찰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노동환 콘텐츠웨이브 정책협력팀장은 “OTT 서비스(넷플릭스 등 인터넷으로 드라마·영화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에 ‘확대된 집중관리 제도’를 도입한 해외 사례가 없다”라며 “OTT 서비스를 둘러싼 권리자와 이용자 간 저작권 분쟁이 현재에도 심화되고 있는데, 새로운 제도 도입이 또 다른 저작권 분쟁을 유발하지 않을지 심도 있은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권리자에게 불합리한 고소 취소 간주 조항

지난달 26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글꼴저작권 침해로 내용 증명서를 받아 저작권위원회에 상담한 건수는 1,233건이다. 글꼴과 관련한 전체 상담 2,428건의 절반 남짓한 숫자다. 대개 '개인 문서 작성 및 소장 자료용'으로 제한된 무료 글꼴인 걸 모른 채 사용하다가 합의금을 요구하는 내용 증명서를 받은 경우다. 당시 최형두 의원은 “시중에서는 이를 ‘저작권 사냥’이라고 부른다”라며 “저작권법을 잘 알지 못하는 상당수 국민이 곤혹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글꼴을 무료인 양 배포했다가 후에 일명 ‘합의금 장사’를 할 수 있는 건 현행 저작권법상 모든 저작권 침해 행위에 형사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은 법이 악용되는 점을 반영해 형사처벌 대상을 축소했다. “영리를 목적으로 또는 상습적으로 침해한 경우”, “침해행위에 의하여 권리자가 받은 손해액 또는 침해자가 받은 이익액이 100만원 이상인 경우” 등 저작권 침해가 경미하지 않은 경우에만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또 형사처벌 요건에 해당하더라도 한쪽 당사자가 저작권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면 형사절차 진행이 정지된다(‘조정 우선주의’). 만일 고소인이 이의 신청을 해 조정이 성립하지 않아도 고소는 취하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반면 민사 소송에서는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액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저작권 침해 피해액은 입증이 쉽지 않아 실질적 배상을 받기 어렵다는 점이 개정안에 반영됐다.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해완 교수는 발제에서 “형사처벌이 남용되는 현실을 바로잡고 민사적 구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라며 “형사처벌 축소가 자칫 저작권자의 권리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했다”라고 ‘형사처벌 축소·민사배상 강화·조정 우선주의 도입’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토론자 과반수는 “이의 신청을 고소 취소로 간주하는 조항은 고소인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형사정책연구원 탁희성 책임연구원은 “이의 신청으로 조정 결정에 효력이 상실했다는 것은 조정이 성립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고소 취소로 간주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라고 비판했고, 법무법인 한결 조홍준 변호사도 “법원이나 기타 행정형 조정 절차에서 합리적인 사유로 이의를 신청하는 일가 많다는 현실과 맞지 않다”라고 말했다. 또 한국음악저작권협회 권세진 법무국장은 “친고죄에 대해 고소가 취소된 것으로 간주되면 같은 사안으로 재고소가 불가능해 권리자 입장에서 매우 불합리하게 느껴진다”라고 지적했다.

문체부와 국회의원 도종환 의원실은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수렴하고 개정안에 반영하여 12월  저작권법 전부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오는 15일까지 ‘저작권법 전부개정안 온라인 공청회 의견 게시판’(클릭)에 추가로 의견과 질문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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