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제2회 문화 다 평론상 시상식이 있었다. 수상작은 오혜진의 『지극히 문학적인 취향』(오월의봄, 2019)이다. 코로나 사태로 시상식은 간이로 진행되었다.
문화 다 평론상은 비평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정된 평론상이다. 작금의 평론이 문학 권력의 시녀로 전락했다고 진단, 한국 문단의 구조적 적폐에 맞서 나가고 평론의 건강성을 회복하고 독자와 수평적으로 소통하는 평론을 발굴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번 심사에는 고봉준, 이경수, 이명원, 전성욱, 최강민 평론가 참여했으며 2019년에 나온 평론집 중 최고의 평론집 6권을 선정하고 이 중 독자와 소통하고 당대의 현실과 함께하며 비판적 정신을 가진 평론에 상을 주었다.
2019년 최고의 평론집에는 고영직, 『인문적 인간』(삶창), 양경언, 『안녕을 묻는 방식』(창비), 이성혁, 『사랑은 왜 가능한가』(청색종이), 허희, 『시차의 영도』(민음사), 오혜진, 『지극히 문학적인 취향』(오월의봄), 김영대, 『BTS: The Review : 방탄소년단을 리뷰하다』(알에이치코리아)가 뽑혔다.
![제2회 문화 다 평론상을 수상하는 오혜진 평론가 [ 사진 = 이민우 기자]](/news/photo/202011/75689_48589_5629.jpg)
최강민 평론가는 "오혜진의 글에서 한국문학의 문제점을 진단하면서 새로운 비평의 발전을 시도하려는 뜨거운 열정과 진정성"을 확인했다며 "비평적 결기를 갖고 열정적으로 비평하는 오혜진의 평론집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오혜진 평론가는 수상소감에서 이번 수상은 "기존 문단에서 잘 발음되지 않는 논쟁적이고 도전적인 언어에 귀 기울이고 환대하겠다는 주최 측의 전향적이고도 사려 깊은 메시지"라고 전했으며 글을 쓸 때 "한국 사회에 역사적으로 형성된 소위 ‘공통 감각’에 말 걸고, 그것에 도전하고자 하지만" 반대로 "그 ‘공통감각’, ‘정상성’, ‘보편성’, ‘보통’의 감각이야말로 이 사회가 필요에 의해 임의적・잠정적으로 만들어낸 허구의 각본임을 실감"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또한 "임세현 편집자, 여혜진 디자이너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오혜진 평론가는 상금 전액을 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난민인권센터에 기부하였으며 SNS을 통해 "포괄적 차별금지법으로 인해 변화된 현실이 어떤 새로운 예술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킬지 무척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난민 인권에 대해서도 "아무리 아름답고 안온한 법이더라도 자주 그 ‘바깥’에 놓이곤 하는 난민의 ‘정주하지 않는 삶’을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