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숨 친일문인기념상 수상에 동인문학상 폐지 시위 열려
소설가 김숨 친일문인기념상 수상에 동인문학상 폐지 시위 열려
  • 이민우 기자
  • 승인 2020.12.02 15:40
  • 댓글 0
  • 조회수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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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문학상 시상식장 앞 시위 현장  [사진 = 이민우 기자]
제51회 동인문학상 시상식장 앞 시위 현장  [사진 = 이민우 기자]

 

문학상은 매년 수상자를 배출하는 문학 제도를 통해 주기적으로 상징적 권위를 생산한다. 이 권위는 문학판을 지배하는 질서를 만드는 동력을 제공했다. 친일문학상이 만들어지고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그 문학상이 주는 혜택에 취해 공모한 문인들이 다수 존재했기 때문이다. 문학상 주관사, 심사위원, 수상자, 수상을 욕망한 문인들이 친일문학상에 생명을 불어넣었던 존재들이다. 친일문학상이 성황리에 계속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우리들의 침묵과 공모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친일문학상이 만들어낸 우상과 거짓의 판타지에 현혹되어 문학상을 찬양하거나 침묵했던 문인들의 고백성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생략) 조선일보사가 부활시킨 동인문학상은 이미 사망한 '동인문학상'을 억지로 되살려 자신의 문화적 지배력을 유지 확장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조선일보의 친일 행적을 은폐 축소시키는 문학 행사로 활용하고 있다.

-최강민 문학평론가

 

동인문학상이 폐지되지 않는 한 매해 친일문학상 논란은 반복될 일이었지만 올해 동인문학상 논란은 기존과 달랐다. 수상자가 소설가 김숨이었기 때문이다.

김숨 소설가는 위안부 피해자 연작 소설을 썼을 뿐 아니라 일제강점기라는 역사적 소용돌이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발굴하고 이야기해왔다. 김숨 소설가는 특히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원을 발굴하고 공유했으며, 국제인문포럼과 국내외 행사에서 일본의 만행을 폭로하고 민족의 아픔을 살펴왔다. 이번 동인문학상 수상작인 "떠도는 땅" 역시 1937년 소련의 극동 지역에 거주하던 고려인들이 화물열차로 강제 이주된 사건을 소재로 삼아 민족의 아픔을 그리고 있다.

김동인은 문학인들을 통해 징병 찬양과 전쟁 고무, 내선일체 등 노골적으로 친일운동을 한 소설가다. 그는 문학작품을 통해 일본의 만행을 축소·은폐시키며 노골적인 찬양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최강민 평론가는 동인문학상이 조선일보의 친일 행적을 은폐·축소할 뿐만 아니라 문학권력의 강화를 위해 쓰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런 의미에서 김숨 작가의 동인문학상 수상은 단순히 친일문학상의 유지 문제를 넘는다. 김숨 작가는 친일문제 희석과 동인문학상 권위 유지에 동원되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동인문학상 시상식장 앞 시위 현장  [사진 = 이민우 기자]
제51회 동인문학상 시상식장을 막아선 경찰  [사진 = 이민우 기자]

이날 시위에서 민족문제연구소 민족문학연구회와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동인문학상 문제로 토론회나 세미나도 요청했고 의견서도 보냈으나 침묵할 뿐 답이 없었다"면서 "동인문학상을 폐지하고 ‘조선일보 문학상’이란 이름으로 바꾸라"고 요구했다. 또 “동인문학상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마저도 오염시켰으며 민족의 아픔을 훼손했다”며 상을 수여하는 건 “문화적 지배 이데올로기를 확장시키려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동인문학상 종신 심사위원회에게도 국민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심사와 수상을 당장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

김동인은 황군을 위문할 사절단을 만들자고 제안하고 실제로 황군문사사절단으로 파견되었으며, 1944년 1월 1일에는 “지원병에서 징병으로 또는 특별지원병으로 우리 반도인도 황민화의 보조가 더욱 힘차고 더욱 열 있게 행진할 때에 이 모든 행사가 일시 뇌동적 흥분이 아니고 진정한 황민화의 산물인 점을 천하에 알리는 동시에 후계자의 육속을 효과 있게 부르기에는 문학의 선동력과 흥분력의 힘을 빌 필요가 많다고 본다”며 전쟁을 알리고 찬양하는 것이 문학인의 책무라고 보았다. 

이날 행사장에는 경찰이 배치되었으며 기자의 취재가 허락되지 않았다. 김숨 작가는 김동인의 초상을 청동 조각으로 새긴 상패와 상금 5000만 원을 받았다. 김숨 작가는 “습작 시절 모범으로 삼았던 선배 작가들이 거쳐 간 상을 받게 돼 큰 격려를 받는다”고 수상 소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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