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문학 특별호 출간 고은 시인의 글 실려, 실천문학사태에 대해 반박해
실천문학 특별호 출간 고은 시인의 글 실려, 실천문학사태에 대해 반박해
  • 전세은
  • 승인 2021.01.2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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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세은
사진= 전세은

 

고은 시인은 2018년 성범죄 사실이 공론화되자 연재를 중단하고 은거하는 등 그간의 활동을 멈췄다. 그런 가운데 지난 1월 15일에 출간된 실천문학 40주년을 기념하는 글을 실었다. 실천문학은 2020년 겨울호를 40주년 특별판으로 꾸몄다. 이 책은 윤한룡 대표의 실천문학 사태에 대한 해명글을 담았다.

실천문학 사태란 문학계 공공재로 인식이 강했던 실천문학이 2016년 윤한룡 대표의 개인 재산이 되면서 생긴 경영권 분쟁으로, "소수 대주주들에 의해 독점된 회사 운영과 계간지 편집 구조에 대해 승인할 수 없다"며 편집 위원이 전원 사퇴한 사태이다. 이후 다수의 문인들이 집필을 거부했다.

실천문학은 자유실천문인협의회(현 한국작가회의)의 계간지로 군사독재 치하에서 문예지의 강제 폐간과 봉쇄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이면서도 탄력적인 발표 지면을 확보하고자 탄생했다, 특히 고은 시인은 당시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대표로, ’실천문학’이라는 이름을 짓고 초대 편집위원으로서 창간을 주도했다.

이후 1995년 실천문학이 여러 문인과 시민들이 참여하는 주식회사 체제로 재출범하면서 시인들에게 주식을 각각 나눠주어 공공재라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주식의 다수를 유한룡 대표가 가지게 되며 2016년 3월 정기주총회를 기점으로 실천문학 사태가 발생했다.

고은 시인은 이번 실천문학 기념호를 중심으로 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지만 13페이지에 달하는 고은 시인의 글은 실천문학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신군부 세력과 사회적 분위기에 따른 출판 검열과 위기를 넘기며 지속해온 실천문학이 가지는 의미를 얘기한다. 글의 마지막에서 그는 “문학 밖의 엄연한 상황 판단과 더불어 문학 안의 내재적 충실에도 기여하기를 바란다”며 실천문학 40주년을 축하하며 마무리한다.

또한 고은 시인은 “발행인이나 편집 진용의 잦은 교체로 인해 얼마간의 혼선도 없지 않았다”며 “여기에서조차 치사한 사익 챙기기가 없지 않았던 것은 부끄러운 노릇이다”고 실천문학의 논란을 언급했다.

자신의 범죄 행위에 대한 언급 혹은 이후 활동에 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이번 특집호에서는 실천문학 대표 윤한룡은 이번 호의 ‘공유지의 비극을 넘어서다’라는 글을 통해 실천문학 사태를 해명했다.

그는 2016년 실천문학 사태의 원인을 전 대표와 전 편집위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문학판 권력 투쟁이라 밝히며 당시의 ‘실천문학의 공공적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을 ‘아이를 반 잘라 나눠 가지라고 하니 내가 차지하지 못한다고 죽이는 행위’에 비유한다.

윤대표는 현재 실천문학 내 개선된 사항으로 새로운 시집 시리즈의 발간, 원고 투고 형식으로 개편, 편집위원 3년 임기제를 들었다. 또한 실천문학 124호(2016년 겨울호)에서 제시한 ‘실천의 길’ 약속을 지켰다고 말하며 ‘정관개정으로 법 체제를 완비했고, 대표이사의 전횡을 차단했으며, 잡지의 방종을 불허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특별호에서는 뉴스페이퍼의 문단 내 부조리 취재를 언급했다.

과거 뉴스페이퍼는 실천문학이 작가들의 책의 출간하는 과정에서 책 구매를 강요하거나 돈을 요구한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를 했다.

이에 대해 윤대표는 이번 호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윤대표는 “강요는 절대 하지 않지만, 불가 원고인데 가부를 문의해오면 지원금을 받아서 다시 투고하라고는 한다”며 ”본사는 당분간 적자 출간을 배제하기로 하였기에 계약 시 어느 정도 소화할 수 있는지 묻는다”고 답변했다. 또한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아무 출판사나 원고청탁 한다고 주지 않듯이 출판사도 자선 업체가 아니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윤대표는 글의 마지막에 실천문학의 공공재 역할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밝힌다. 그는 “실천문학을 공공으로 남겨놓는 것은 마약을 방치하는 것과 같아 끊임없이 도덕적 해이 분자를 양산할 뿐”이라며 “이제 실천문학이 사유지임을 모두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글을 마친다.

실천문학 사태는 아직 봉합되지 않았다. 이번 호의 글에 대해 맹문재 시인은 ”본래 실천문학은 발행인이 편집에 관여를 못 하는 것이 관례인데, 이러한 전통을 깼으며 이를 사유화하고 실천문학에 이러한 글을 실었다”고 비판했다. 문예지는 문학생태계의 큰 축으로써 공적인 역할과 질문이 던져졌다. 이런 문예지가 문학계 플랫폼으로서의 역할과 지휘가 흔들리는 지금 실천문학 사태는 다시 한 번 문예지의 공공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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