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하 시인과 함께 하는 ‘이런 시 나도 쓴다’ 
차도하 시인과 함께 하는 ‘이런 시 나도 쓴다’ 
  • 전세은
  • 승인 2021.02.10 11:58
  • 댓글 0
  • 조회수 1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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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송희에디터
사진=한송희에디터

 

시는 얼마만큼의 힘을 가질까? 차도하 시인은 시가 자신만큼의 힘이 있다고 대답한다. 자신이 사유하는 만큼, 자신이 쓰는 만큼, 자신이 영향을 끼치는 만큼 시가 힘을 갖게 된다면, 우리의 시에 힘을 싣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 이 질문에 앞서, '시'란 무엇일까?

오는 23일부터 뉴스페이퍼에서 진행될 차도하 시인의 수업 ‘이런 시 나도 쓴다’는 문예창작과를 지망하는 학생들 부터 처음 시를 쓰는 사람들을 위한 강의로, ‘시란 무엇일까?’라는 원론적인, 그러나 핵심적인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시 쓰기의 기본 부터  수상작 강독, 예상 면접 질문 정리하기로 구성되며 글쓰기에 대한 사유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런 시 나도 쓴다' 수업을 이끌어나갈 차도하 시인과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해보았다. 

Q. 2020년 신춘문예 당선시집을 거절하시고 ‘가시화 프로젝트’에 참여하시며 문단 내 부조리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계십니다. 시인님이 목표하시는 문학계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제가 따로 목표로 하고있는 문학계는 없습니다. 여러 형용사를 생각해봤지만, 저는 그냥 문학계에 최소한의 ‘상식’이 통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등단 장사를 하지 마라, 권력을 쥐고 신인을 상대로 압박하지 마라, 청탁서에 원고료를 기재하라, 등의 요구를 아직까지도 해야한다는 게 유감입니다.

[사진 촬영 및 편집 = 뉴스페이퍼]
[사진 촬영 및 편집 = 뉴스페이퍼]

Q. 강의 소개에서 시 쓰기라는 말보다 시 하기라는 말을 선호한다고 하셨습니다. ‘시 쓰기’와 ‘시 하기’는 어떻게 다를까요?

A. 전자는 기술적인 말이고 후자는 행동, 행위를 포함한 말이에요. write보다는 do, play가 되었을 때 더 나아간 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와 나의 삶, 나의 사유가, 나의 세계가 시의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것이 바로 ‘시 하기’입니다. 예컨대 저는 권위폭력에 대항하는 내용의 「침착하게 사랑하기」를 써서 소위 ‘문단’의 ‘인증 제도’를 통과했어요. 그렇기에 그 시를 쓴 저 자신도 권위폭력에 대항하고자 합니다.

Q. 강의 진행 방식에서 수강생들과 ‘시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함께 답해본다고 하셨습니다. 차도하 시인님이 생각하시는 시란 무엇일까요

A. 그건 수업 때 학생들과 함께 떠들어보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생각하는 시는 매번 특성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수상소감에서는 ‘시는 마스킹테이프일지도 모른다’라는 말을 썼는데요. 마스킹테이프는 스티커처럼 꾸미는 데 사용할 수 있고, 테이프처럼 붙이는 데 사용할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수집할 수도 있고, 중요한 곳에 표시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잖아요. 저는 시도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수업 때 학생들에게 ‘시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해당하는 답에 따라 시를 써오는 그런 과제를 생각하고 있어요. 앗, 스포일러를 해버렸네요(웃음).  

[사진 촬영 및 편집 = 뉴스페이퍼]
[사진 촬영 및 편집 = 뉴스페이퍼]

Q. 강의 소개에서 시가 갖는 힘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하셨는데, 차도하 시인님은 ‘차도하의 시’가 어떤 힘을 가지길 원하시나요? 

A. 저는 제 시가 기존의 사유를 흔드는 시가 되기를 바랍니다. 「침착하게 사랑하기」에서 화자가 질문하듯이, 「히든 밀키웨이」에서 김이 나는 액체가 차갑듯이요. 「헌팅캡」에는 “여기던 것을 어기기 전까지 나는 비밀을 잘 지키는 사람이었다”라는 문장이 나오는데요, 저는 제 시를 읽는 사람들이 “여기던 것을 어기는” 상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이번에 메일링 서비스를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작년 메일링에서 낭독과 자작곡 등을 선보이셨는데, 시인님께 메일링 서비스는 어떤 공간인가요?

A. 어떤 공간, 이라고 콕 집어 말할 수는 없는데요. 그냥 지면에 발표할 때 보다 더 구체적인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예컨대 지면에 발표할 땐 전단지를 광고판에 붙여놓는 것 같고요, 메일링 서비스를 할 땐 전단지를 제가 돌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웃음). 

Q. 최근 관심을 두고 있으신 것이 있으시면 어떤 것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아무래도 곧 수업을 시작하니까 어떻게 수업을 꾸려나가야 좋을지 더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커리큘럼은 다 짜놓았지만, 학생들이 어떻게 튀어오를지 모르잖아요. 그랬을 때 저는 튀어오르는 학생들을 제 영역 안으로 집어넣기보단 더 잘 튀어오를 수 있게, 더 멀리 갈 수 있게 하고 싶거든요. 그러기 위해선 선생님으로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그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또 메일링 서비스를 하고, 에세이집 출간을 준비하고 있어 제가 쓰는 글에 대한 고민도 많고요. 어떻게 해야 더 재밌게 말할 수 있을까, 하고서요. 이렇게 말하니 다 글에 대한 것 뿐이네요(웃음). 글 빼고 말하자면 요즘 ‘레이튼 교수와 악마의 상자’라는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수수께끼 푸는 것을 좋아해서요. 

Q. 마지막으로 이번 강의를 신청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A.이번 강의를 신청하고자 하는 분들 외에도, 이 강의를 찾아보실 분들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그 분들은 대체로 문예창작 입시에 관심을 두고 계신 입시생 분들일 테니까요. 그래서 질문과 조금 안 맞지만 이런 이야기를 좀 드리고 싶은데요. 첫 번째로, 글을 쓰고 싶다면 국어국문학과가 아닌 문예창작과에 가셔야 합니다. 두 학과는 배우는 게 달라요. 두 번째로, 꼭 강의를 듣지 않아도 됩니다. 혼자 쓰고 붙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길잡이가 필요하시다면, 혼자 써나가는 법을 터득하지 못했다면 당연히 강의나 과외가 도움이 될 거예요. 세 번째로, 입시할 때 제일 힘든 건 ‘대학 합격’에 대한 불안인데, 저는 그런 불안을 지우고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어요. 대학에 대한 걱정보다는 글쓰기 자체에 대한 사유를 더 많이 하세요. 어느 대학에선 이렇게 써야 한다, 이런 말에 휩쓸려 자신의 글을 버리지 마세요. 입학사정관과의 눈치싸움에서 이기려고 하기 보단 그냥 눈치를 보지 마세요. 최선을 다해서 쓸 수 있는 만큼 잘 쓰시길 바라요. 저와 그 과정을 함께한다면 저도 최선을 다해서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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