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목숨을 건 단식투쟁 송경동 시인을 만나다
[인터뷰] 목숨을 건 단식투쟁 송경동 시인을 만나다
  • 남원희
  • 승인 2021.02.16 15:50
  • 댓글 0
  • 조회수 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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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송경동 시인
사진=송경동 시인

 

“당장 내 몸에서 손 떼세요.”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송경동 시인과 그의 동료들을 둘러쌌다. 외마디 비명에도 양복을 입은 이들은 시인의 팔다리를 붙잡았고 국회 밖으로 끌어냈다. 송경동 시인은 지난 6일 한진중공업 측의 교섭 불가 통보를 받은 이후 국회 비서실에서 단식을 이어나가고자 했다. 하지만 국회 관계자들은 그들을 강제로 붙잡아 퇴거시켰다. 이 과정에서 송경동 시인은 실신하고 말았다.

송경동 시인이 지난 6일을 기점으로 약 47일간의 단식 투쟁을 끝냈다. 단식 투쟁은 한진중공업으로부터 해고당한 김진숙 민주노총 위원장의 복직을 위한 것으로, 송경동 시인과 단식을 함께 한 ‘청와대 단식단’에는 녹색당 성미선 운영위원장, 서영섭 신부 등 6명이 있다. 그러나 연명을 위해 최소한의 효소를 섭취해가며 버텨온 이들의 투쟁에도 불구하고 한진중공업 측은 복직을 이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트위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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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김진숙은 한진중공업으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았다. 당시 한진중공업 측은 무단결근을 그 이유로 들었지만, 이때 결근은 노동조합 대의원이었던 김진숙이 노조의 부당성을 이야기한 유인물을 배포했다는 혐의로 대공분실에 끌려갔기에 불가피한 것이었다. 이에 지난 2009년,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심의위원회는 김진숙이 당한 해고가 부당했다는 점을 명시하였고, 김진숙을 응원하는 여러 단체 및 시민들은 부당해고에 목소리를 내고 복직을 요청해왔다.

김진숙 현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올해 63세로, 법적 정년인 만 60세를 지났기에 지난해 12월 30일 부산에서 출발한 희망 뚜벅이 행진은 공식적인 마지막 복직 시도였다. 이 행진에 힘을 싣고자 시작된 단식 투쟁은 단식단 구성원의 건강 악화로 점차 참여가 줄다가 2월 6일 송경동 시인의 입원 이후 마무리되었다.

“내일을 여는 작가”와 “실천문학”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송경동 시인은 지난 2011년 한진중공업 파업사태 당시 희망버스를 기획한 혐의로 구속 및 수감된 바 있다. 또한, 각종 노동인권센터에서 강연하는 등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노동자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왔다.

따라서 뉴스페이퍼는 이번 사태에 대한 송경동 시인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Q. 과거에도 한진중공업과 노동자 간 노사합의가 이루어진 적이 있었죠. 그때에도 매번 김진숙 씨의 복직은 논의되지 않았는데요. 한진중공업 측에서 김진숙 씨를 끝내 복직시키지 않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A. 부산시의회가 여야합의로 복직권고안을 내줬어요. 명백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의견과 함께요. 환경노동위원회도 전체회의에서 여야합의로 복직권고안을 내줬고요. 그리고 민주화운동 보상심의위원회에서도 두 차례에 걸쳐서 조사를 통해서 국가 폭력에 의한 부당해고가 맞으므로 즉각 복직하라는 권고안을 내줬어요. 그것을 넘어서 이번 과정이 사회적으로 떠오르면서 국무총리께서도 진작 바로 잡혔어야 했는데 지금까지 문제해결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 안타깝고 미안한 일이고,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주셨고, 또 국가인권위원장께서도 긴급성명을 내주셨습니다. 이 많은 사회적, 정치적 판단과 결정, 그리고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하고 한진중공업 사측 두 군데는 복직을 이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 한진중공업의 대주주는 산업은행입니다. 그리고 산업은행은 백 퍼센트 국책은행이며 산업은행장도 정부와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실제 한진중공업 측은 산업은행 허락을 받지 않고는 십 원짜리 한 장도 주지 못한다고 하고 있어요. 이 산업은행장을 관리 감독해야 할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이 있다고 보기에 한진중공업 측에서 복직시키지 않는, 못하는 이유는 지금 산업은행과 국가가 연결되어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Q. 김진숙 씨와 관련해서 아직 한진중공업으로부터 마땅한 대답을 듣지 못하셨는데 희망버스 기획단의 추후 계획은 어떻게 될까요?

A. 사실 희망버스는 전 정권이 집권할 때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을 했던 곳이에요. 따로 정형화되어있는 곳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 있는 민주적인 시민과 노동자가 함께 연대해서 사회적 불의와 차별을 바로잡는 사회적 운동을 지칭합니다. 이를 통해 2011년에도 어떤 법적인 것을 넘어서 한진중공업 측에서 부당했던 정리해고 사태를 바로잡았고, 자신이 아닌 다른 이를 위해 목소리를 냈던 김진숙 씨가 무사히 일을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이번 리멤버 희망버스는 자신을 헌신하면서까지 동료와 이웃을 도왔지만, 본인의 36년에 걸친 부당해고건 하나가 바로잡아지지 않고 있는 김진숙 씨를 돕고자 다시 모이게 된 거에요. 따라서 앞으로도 김진숙 씨 개인을 넘어서 한국 사회 민주주의의 근간을 흩트리는 일에는 계속 함께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지금 김진숙 씨가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몸 추스르면서 이후 한국 사회 민주주의와 김진숙 씨의 36년에 걸친 사태를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 것인지 논의할 계획입니다.

Q. 김진숙 씨가 한국 사회와 노동자에게 어떤 상징성을 띠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지난 세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노동자, 민중, 그리고 가난하고 권력 없는 이들에 대한 소외와 배제, 사회적 폭력을 상징하는 그런 분입니다. 따라서 김진숙 씨의 복직은 개인의 복직이 아니라 시대와 역사를 바로잡는 복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이 땅의 민주주의를 누가 만들어 왔는지를 보여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단 하나의 사익을 취한 것 없이, 평생을 사회민주주의를 위해 살아온 대표적인 표상이죠.

Q. 1월 19일 정세균 국무총리, 22일 이낙연 대표, 2월 5일 국회의장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만나신 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듯 보입니다. 그런데도 비서실에서 단식을 이어가셨고 결국엔 강제 해산까지 있었는데, 국회의 반응과 그에 대한 생각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국회 열심히 했어요.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몇몇 국회의원분들은 열심히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줬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정부 여당의 태도에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것은 국책 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고 과거 36년 전의 국가 폭력의 당사자이기도 한 정부가 책임지고 바로잡아야 할 것이지만 누구도 그런 분명하게 맡으려고 하지 않고 있어요. 특히 산업은행이 권한을 남용하면서 수많은 사회적 권고를 받지 않는 안하무인 한 태도를 보임에도 어떠한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고요. 그래서 이번 일로 정부와 여당의 책임, 그것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봅니다. 저희가 시민사회의 대표단으로 간 지난 5일 국회 면담 자리에서도 그런 태도에 대해서 항의하는 의미에서 즉각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까지 밝히기도 했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도 산업은행장과 접촉하지 않는 역할을 하지 않고 시민을 강제로 끌어내는, 그런 반민주적인 과정에 매우 절망적이었습니다.

Q. 끝으로 여태껏 글로써, 또 행동으로써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하셨어요. 문인으로서 사회 문제의 최전방에 계신 것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특별한 것은 아니고, 누군가는 해야 할 시민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와 공동체의 정의와 올바름을 위해 목소리 내고 행동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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