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 편집팀장 인터뷰!, 연간 선집 "에스에프널" 출간
허블 편집팀장 인터뷰!, 연간 선집 "에스에프널" 출간
  • 남원희
  • 승인 2021.04.01 12:27
  • 댓글 0
  • 조회수 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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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송희 에디터]

국내 SF 팬이 외국 작가들의 SF 신작을 서점에서 만나보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예를 들어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수상한 SF 작가 테드 창의 경우 첫 단편집이 발표되고 두 번째 단편집이 출간되기까지 약 17년이 걸렸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상당한 세월이지만, 수많은 출간 준비 과정을 거쳐 국내에 수입되기까지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이 걸리기에 2007년에 발표된 단편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 “을 국내 독자들은 2019년에야 만나볼 수 있었다. 

이처럼 책을 읽고 소통하는데 발생하는 시차를 해소하고자 과학 문학 전문 출판사 허블은 연간 선집 시리즈 "에스에프널"을 발간했다. 허블은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휴고상 3년 연속 노미네이트된 “나인폭스 갬빗” 등 굵직굵직한 SF소설을 펴낸 출판사로, 올해로 4회째 한국과학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선보이고 있다.

허블이 펴낸 연간 선집 "에스에프널 SFnal"은 매년 테드 창, 켄 리우 등 세계적 작가들이 발표한 신작 SF 중 엄선하여 수록한 연간 선집 시리즈로 1984년부터 맥을 이어온 미국의 SF 선집 “올해의 SF 걸작선(The Year`s Best Science Fiction)” 시리즈의 한국어판이며, 한국 독자에 맞게 ‘제호’와 ‘작품 배치’를 달리했다. 

허블 편집팀장 김학제는 “지금껏 우리가 읽어온 선집이란 '아주 오랜 시간 축적된 고전'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SF가 세상의 변화를 담아내는 장르란 점에서, 선집의 성격과 상충하는 부분도 분명 있다."며 “그렇기에 1~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작품을 담고 있는 “에스에프널”의 속도감은 곧 차별화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에스에프널"의 바탕이 되는 “올해의 SF걸작선”은 편집자 가드너 도즈와의 타계로 1년간 중단되었다가 2020년, 휴고상에 15회 이상 노미네이트 된 편집자 조너선 스트라한이 이어받아 재개되었다. 한 해 동안 발표된 SF소설 가운데 흥미로운 작품을 직접 선정하여 수록하는 “올해의 SF걸작선”에는 2020년 휴고상, 네뷸러상, 로커스상 수상작이 포진되어있으며 최종 후보작도 있다. 

김학제 편집팀장은 “올해의 SF걸작선”이 우리가 익히 읽어온 걸작 선집에 지나지 않았다면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의 작품과 신진 작가의 것을 골고루 선정했다는 점이 크게 와 닿았다. 물론 테드 창과 켄 리우의 최신작이 수록되어있는 것 역시 엄청난 이유가 되었다.”라며 “올해의 걸작선”을 한국어판으로 펴낸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에스에프널”은 “올해의 SF걸작선”에 수록되어있는 여러 작품 중에서 SF 전문 독자가 아니더라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작품을 위주로 배치했다. 예를 들어 1부의 두 번째 수록 작인 켄 리우의 “추모와 기도” 세계관의 경우 2021년과 거의 흡사하나 증강현실 기술만큼은 고도로 발달한 미래로, 총기 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한 소녀가 증강현실로 구현된 후의 상황을 그린다. 이는 최근 여러 산업 분야에 도입되고 있는 증강현실 기술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이며 테드 창이 2009년 부천영화제 인터뷰에서 했던 “SF는 변화하는 세계를 담는 그릇”이라는 말을 연상시킨다. 

한편, “에스에프널”에 수록되어있는 총 27편의 소설은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의 부제목은 ‘FOR SF FAN’, 2부의 부제목은 ‘FOR SF FINAL’이라는 부제목을 가진다. 이에 대해 김학제 편집팀장은 "“에스에프널 SFnal 2021”에 수록된 27편의 작품은 각자가 가진 작품 성격이 상이하다. 그래서 서사 전개가 분명하고 시의성이 있는 것과 서사 전개가 자유롭고 언어 실험적인 것으로 나눴다."며 "전자는 대다수 독자에게, 후자는 상대적으로 소수지만 더욱 전문적인 독자에게 어울린다 생각한다. 그래서 이름도 ‘FOR SF FAN’과 ‘FOR SF FINAL’로 짓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최근 몇 년은 SF장르에 대한 국내 독자들의 관심이 커진 시기였다.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2019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고, 김보영 작가는 미국 최대규모의 출판사 하퍼콜린스와 계약을 맺고 출간 준비에 한창이다. 허블 편집팀장은 SF에 관한 관심이 커진 이유를 우리가 실제로 지극히 ‘SF적인 세계’를 살고 있다는 데서 찾았다. 과거의 SF가 상상만 하던 2020년대를 살고 있으며 SF 소재인 줄만 알았던 AI, 딥페이크 등의 과학기술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실제로 미국 SF부흥기는 우주선이 달에 다녀온 시기와 겹친다고 한다. 또한, 당시 외계 행성을 소재로 한 SF가 많이 등장한 것과도 연관이 있다며 현실과 SF의 접점을 짚었다.

끝으로 허블 편집팀장 김학제는 "우리가 'SF적인' 세계를 살고 있다는 데엔 많은 분이 동의해주실 것 같다. 그렇다면 'SF적'이라는 것을 어떻게 정의 내리느냐가 현재와 미래를 내다보는 중요한 관점이 된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에스에프널 SFnal 2021”엔 'SF적인' 것에 대한 세계적 작가들의 고민들이 담겨 있다. 설령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내다보는 데 별 도움은 안 될지도 몰라도 재미는 보장한다. 또한, 이번 기회에 허블이 ‘해외 SF’ 쪽에서도 기대되는 출판사가 되고 싶다.”라며 발행에 대한 소회와 기대를 내비쳤다.

이제 막 여정을 시작한 연간 SF 선집 "에스에프널"이 신작에 목마른 독자들에게 샘이 되어줄 수 있을까. 변화하는 세계를 최대한의 속도로 담아낼 수 있는 선집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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