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문학계가 위기에 처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종이 출판계의 위기는 지난 수십 년 간 계속되어왔다. 이와는 달리 웹소설 분야는 커지고 있는데, 이에 네이버와 카카오는 해외 웹소설 플랫폼을 인수 및 인수 예정이라 밝히며 해외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20년 발표한 ‘웹소설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웹소설 시장은 2014년 약 200억원 규모에서 2018년에는 4,000억 원대로 약 20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매년 큰 성장세를 보이는 웹소설 시장을 견인하는 것은 카카오와 네이버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펴낸 “웹소설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웹소설 이용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 조사에서(중복 투표 가능) 카카오의 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가 68.7%로 가장 높고, 네이버시리즈가 47.5%로 각 1,2위를 차지했다.
이와 같은 웹소설계의 가파른 상승세에 대비되게 출판계 실적은 저조하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2020년까지 약 10년 동안 모든 분야의 발행도서의 종수는 약 이만 종이 늘어났지만 발행된 부수는 약 사백만권 정도가 하락했다. 또한,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등록된 출판사의 집계 수는 2018년 기준 육만여 개이지만 이 중 실제 도서를 발행하여 납본하는 출판사는 약 13.4%로 추정된다. 즉, 대부분이 이름뿐인 유령 출판사라는 것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2018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조사한 출판산업 동향에 따르면 전자책을 제외한 국내 출판유통산업 매출 규모는 약 3조 6,521억 원으로 추정되며 전년 대비 약 1.1% 증가했다. 이처럼 소폭 증가한 자본을 수 많은 출판 유통처가 나눠 가져야 하는 현상은 출판계의 한계를 보여준다. 책 공급업체인 송인서적의 잦은 부도는 어려워진 출판계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이다.
반면 올해 초 네이버는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약 6000억 원에 인수했다. 왓패드는 한 달 이용자 수 9000만명에 이르는 웹소설 플랫폼으로, 넷플릭스로 영화화된 ‘키싱부스’의 원작 웹소설이 연재되었던 플랫폼이다.
이어서 카카오는 지난 5일 미국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약 40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래디쉬는 2016년 만들어진 웹소설 플랫폼이며 2019년부터는 드라마와 영화 제작에서 사용되던 ‘팀 제작 방식’을 도입하였다. 이는 소설은 1인이 창작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많게는 수 십명의 집필진, 편집진이 한 작품에 모여 매일 3~5회 분량을 연재하는 방식이다.
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뉴스페이퍼와의 통화에서 “왓패드가 월 사용자 수는 많지만 매출 면에서는 래디쉬가 앞선다. 게다가 미국 웹소설 플랫폼 중 매출 순위 5위권 안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어 전망이 우수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생활양식의 변화로 종이책이라는 매체에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부터 웹소설은 일시적인 유행에 지나지 않는다는 종이 출판계의 목소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