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공급률 이대로 좋은가? 좌담회 열려 도서정가제 연장 이후 첫 공급률 토론
도서공급률 이대로 좋은가? 좌담회 열려 도서정가제 연장 이후 첫 공급률 토론
  • 박소현
  • 승인 2021.05.18 01:49
  • 댓글 0
  • 조회수 87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한송희 에디터
사진= 한송희 에디터

도서정가제 논쟁이 나올 때마다 함께 나오는 이야기는 공급률이다. 공급률이란 서점이 받는 금액의 단가 비율을 말한다. 도서정가제 이전 대형 온라인서점이 책의 대량 할인으로 지역 서점들을 고사시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대형서점이 이러한 할인이 가능한 것은 지역 서점보다 저렴한 가격에 책을 공급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할인을 금지하는 지금의 도서정가제가 아니라 공급률을 통일시키는 것이 필요하지 않은가에 대한 논쟁이 있다.

7일 오후 3시 대한출판문화협회 4층 대강당에서 '도서 공급률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한 출판유통 현안 좌담회가 열렸다. 도서정가제 도입 이후 발생한 문제점과 그 해결방안을 다각도에서 모색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좌담회 진행은 대한출판문화협회 유통담당 상무이사 송선호가 맡았다. 

사진= 대한출판협회
사진= 대한출판협회

좌담회 발제자로 나선 정원옥 선임연구원은 '도서공급률 현황과 쟁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먼저 정선옥 연구원은 도서공급률을 '정가와 대비하여 출판사가 서점에 공급하는 단가의 비율'이라 정의했다. 출판사는 서점에 도서를 공급하면서 서점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일정 비율을 할인하여 공급하는데, 이를 공급자인 출판사 입장에서는 ‘공급률’, 수요자인 서점 입장에서는 ‘매입률’이라 한다.

현행 도서공급률 제도에서 공급률을 조정할 수 있는 출판생태계 강자는 온·오프라인 대형서점과 출고순위 1~10위 출판사, 그리고 베스트셀러를 출고하는 출판사 등이다. 반면 정해진 공급률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약자는 2000부 미만의 도서를 출고하는 중소형 출판사와 지역서점이다. 

정선옥 연구원은 "동네서점들의 사활을 건 투쟁으로 도서정가제는 지켜냈다. 하지만 공급률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동네서점들은 여전히 불리한 공급률을 요구받거나 제때 책을 구하지 못해 판매를 못하는 답답한 현실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급률을 정하는 생태계 강자들이 솔선수범하여 공급률을 조정하는 자율적 협의체를 만든다면 법으로 강제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규모의 출판사와 서점들이 생태계에서 조화롭게 공존하는 ‘상생공급률’ 실현이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의견을 밝히며 발제를 마쳤다. 

책방이음 조진석 대표는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세 가지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조진석 대표는 "첫째, 도매상 통합을 통해서든 도매상 간 협약을 통해서든 통합플랫폼에서 모든 책을 주문한다. 둘째, 서점의 규모와 관계없이 동일하고 적정한 공급률로 도서를 제공한다. 셋째, 전국 어디서나 1~2일 사이에 최소한의 비용으로 도서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번 좌담회에서는 '도서공급률'과 함께 '도서정가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2003년 2월부터 시행된 도서정가제는 서점들이 출판사가 정한 도서의 가격대로 팔도록 정부가 강제하는 제도를 뜻한다. 이로 인해 서점들은 출판사가 정한 도서의 가격보다 싸게 팔 수 없게 됐다.

한국서점인협의회 김기중 대표는 "도서정가제로 인한 서점 마진율 확대로 늘어난 부분이 대형 서점과 인터넷 서점에 한정된 이유는 차등된 공급률에 있다. 인터넷 서점이나 대형 서점도 지역 서점과 같은 공급률이었다면 지금처럼 오프라인과 온라인 가격차가 생기는 할인율에 합의하진 않았을 것"이라 말했다.

김기중 대표는 도서정가제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상생도서공급률제(공급률 정가제)를 제시했다. 

그는 "상생도서공급률제를 통해 할인 여부와 상관 없이 온·오프라인이 동등한 가격으로 팔 수 있게 된다. 또 할인 후에도 서점의 최소 생존 마진인 25%는 지켜질 수 있다. 인건비, 임대료, 각종 부대비용을 생각할 때 25% 마진이 서점에게는 생존 마진"이라 설명했다.  

이어 "도서정가제가 있는데 중소 출판사들을 위한 상생공급률제를 두는건 너무 많은 규제를 도서 시장에 두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두 제도는 함께 있어야 좀 더 완전해 질 수 있는 것"이라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1인출판협동조합 박옥균 이사장은 "온라인 서점의 시장 점유율이 올라가면 낮은 공급가와 마케팅 비용을 강제할 힘이 강해진다. 그렇게 되면 출판사들은 오히려 도서 정가를 올리게 된다"면서 출판사가 도서 가격을 올리는 원인이 온라인 서점의 독과점과 낮은 공급율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서정가제는 도서 정가를 법률이 보호하는 제도다. 만약 도서정가제를 지켜져서 출판사 공급률이 올라 경영상황이 나아진다면 도서 정가 자체가 내릴 여력이 생긴다. 반면 온라인 서점 할인율은 독자를 위함이 아닌 시장 지배력 확장의 도구일 뿐"이라 분석했다.

박옥균 이사장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양한 유통채널 ▲오프라인 유통의 비효율적인 공급체계 개선 ▲공급 결제방식 재검토 등과 함께 논의의 틀을 갖춰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 출판협회
사진= 출판협회

이에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은 "현재 온라인 서점 매출은 해마다 급증하며 많은 이익을 내는 반면 대다수 출판사는 경영이 힘겨워지고 있다. 심지어 온라인 서점은 대형 창고를 지어 도매에도 진출하려 한다. 도매가로 공급받아 소매가로 팔아도 이익이 보장되니 허울 뿐인 도매 진출을 시도하는 것"이라 지적했다. 

한기호 소장은 "온라인 서점은 이미 충분한 이익을 내고 있다. 앞으로 중요해질 것은 중소형 서점이나 독립서점이 성장하기 위한 대책이다. 그 서점들이 안정되게 책을 공급받을 수 있는 체제 확립이 급선무"라며 온라인 서점의 공급율을 70%로 동일하게 맞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본 좌담회는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독서정책연구소 정원옥 선임연구원 ▲김영사 윤준원 마케팅 팀장 ▲한국출판협동조합 황순록 전무 ▲1인출판협동조합 박옥균 이사장 ▲한국서점인협의회 김기중 대표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 ▲책방이음 조직석 대표가 참석했다. 

하지만 유통사와 대형 서점들이 빠진 좌담회 였기에 그 한계가 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