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시인의 시집 ‘단무지와 베이컨의 진실한 사람’으로 마주하는 디스토피아적 진실
김승희 시인의 시집 ‘단무지와 베이컨의 진실한 사람’으로 마주하는 디스토피아적 진실
  • 전세은
  • 승인 2021.05.2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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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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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송희 에디터]
[사진 = 한송희 에디터]

코로나 시대, 시인들이 가장 집중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김승희 시인은 ‘사람’이라고 대답한다. 전 세계는 사람과 사람 간의 폭력으로 가득하고, 진실에 대해 고민하던 시인은 시집 ‘단무지와 베이컨의 진실한 사람’의 출간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표리부동이 싫으면 표리상동(表裏相同)이 진실한 사람인가?”

김승희 시인에게 표리상동, 앞뒤가 다르지 않은 것을 상징하는 두 가지는 단무지와 베이컨이었다. 앞뒤가 같아 사람과 달리 복잡하지 않고, 본심을 알기에 무섭지 않은 것. 그렇기에 표제작인 ‘단무지와 베이컨의 진실한 사람’에서 화자는 조용한 진심으로 만들어진 단무지와 베이컨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화자는 단무지와 베이컨 이후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무엇을 바라는지 화자조차 알지 못한다. 시인은 출간 인터뷰에서 이를 ‘앞뒤가 다르지 않고 속이 없고 속이 다 보여서 믿을 수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무력함과 약자의 표상’이라고 말한다. 앞뒤가 다르지 않기에 변화는 끝난 것이다. 

그리고 다음 페이지의 시 ‘단무지는 단무지 사바나는 사바나 단무지는 사바나’에서 시인이 언급한 약자의 표상이 드러난다. 이 시 속 단무지는 소금과 식초, 절망에 절여져 숨죽여 우는 존재다. 사바나의 침묵이 평화를 가리키지 않는 것처럼, 먹고 먹히는 관계에서 단무지는 철저한 약자다. 

거짓과 본심이 지배하는 시대에서 시인은 앞뒤, 겉과 속이 같은 존재가 진실한지 질문한다. 겉과 속이 같기 때문에 약하고 가난한 존재는 진실이 사라진 시대에서 희망이 될까?

단무지와 베이컨이라는 일상 소재에서 마주하는 디스토피아적 진실, 김승희 시인의 시집 ‘단무지와 베이컨의 진실한 사람’에서 질문의 답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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