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박진성 시인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패소
(종합) 박진성 시인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패소
  • 박소현
  • 승인 2021.06.09 18:09
  • 댓글 0
  • 조회수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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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송희 에디터
사진= 한송희 에디터

 

시인 박진성(43)씨가 김현진(23)씨 상대로 제기했던 민사소송이 오랜 법정다툼 끝에 결국 1심 패소로 마무리됐다.

지난달 21일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 노승욱 판사는 박진성(원고)씨가 김현진(피고)씨 상대로 "성폭력에 대한 허위사실 적시로 인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2016년 10월 김 씨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익명의 시인 B에게 시를 배우던 중 성희롱을 당했다며, 피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게시했다. 이어 그 게시글과 관련해 박 씨로부터 연락을 받고는 공포를 느꼈다며, 박 씨를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했다.

김 씨가 주장한 바에 따르면 박 씨는 김 씨에게 '여자는 남자 맛을 알아야 한다. 여자 맛도 알아야지'라 말하거나, 교복 입은 사진을 보내라고 하거나, 교문 앞에서 기다리겠다고 하는 등 성희롱했다. 

이에 박 씨는 "자신은 그와 같은 언행을 한 사실이 없고, 성폭력 가해자도 아니다"라면서 공공연한 SNS 상에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본인의 명예가 훼손되고, 이로 인해 막대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으므로 김 씨에게 그 위자료 명목으로 3001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김 씨가 증거로 제출한 "내가 애인하자고 계속 괴롭혀야지", "애인 안 받아주면 자살할거", "트위터에 박진성♥김현진 이렇게 남길까", "디게 야한 시, 섹스 이야기 볼래?" 등 박 씨의 카카오톡 대화기록이 인정되는 이상 김 씨의 주장이 사실일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김 씨가 최초 게시글을 게시한 다음 날 박 씨가 카카오톡을 통해 사과의 말을 전하며, 자신의 이름을 공개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이는 최초 게시글에 적시된 사실 대부분을 인정함과 동시에 그 내용이 추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 이를 무마해볼 의도로 대화를 시도한 것이라 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박 씨가 다른 미투 폭로자들에 대해서는 형사고소를 진행해 그 주장이 허위사실이란 사정을 적극적으로 밝힌 것과는 달리 김 씨를 상대로는 형사고소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도 참작됐다. 

실제로 박 씨는 지난 2016년부터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총 4명의 여성들과 법적 다툼을 벌였다. 

그 결과 미투 폭로자였던 여성은 벌금 30만원과 함께 사과문을 냈고, 먼저 강간·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던 여성은 역으로 무고·허위사실 적시 혐의가 인정되어 형사상 기소유예 처분과 함께 민사상 손해배상을 했다. 또 박 씨가 스토킹했다고 주장했던 여성은 형사상 쌍방무혐의로 결론났다. 

이 같은 사실들을 종합했을 때 재판부는 박 씨가 김 씨에게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했을 뿐만 아니라 허위 폭로가 아니었음에도 본인 트위터에 '무고 범죄자 98년생 김현진아'라는 명예훼손성 게시글들과 함께 김 씨의 사진, 주민등록증까지 공개한 점은 김 씨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원고 패소 판결하고, 박 씨가 작성한 SNS 게시글들로 인한 명예훼손 손해배상금 1000만원과 성희롱 발언에 따른 정신적 피해 위자료 100만원, 총 1100만원을 피고에게 지급함이 마땅하다고 최종 결론냈다.

이에 대해 박진성 측은 본인 SNS(블로그·페이스북)에 과거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일부 공개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한 "다시 긴 싸움을 시작하겠다"며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현진 측 대변인(이은의 변호사)은 "박진성 시인이 금번 판결이나 과거 카카오톡 대화들에 대해 일방적 입장을 게시하고, 일부 언론에서 이에 대해 제대로 확인조차 않고 보도했다"면서 판결문에 첨부된 카카오톡 발언들을 전부 공개했다. 

뉴스페이퍼 취재에서 이은의 변호사는 “우리 입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전달했으니 참고 바란다”면서 박진성씨가 2심 항소한다면 마찬가지로 반소할 것이란 의지를 재차 밝혔다.

한편, 이은의 변호사는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이 사건을 계기로 ‘허위 미투’니 ‘가짜 미투 희생자’니 하는 의심들이 합리적인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사법부가 피해자들의 피해호소와 관련된 사건을 판결함에 있어 당사자를 통해 직접 확인되지 않은 부분을 쉽게 허위라고 단정하는 등의 표현이 이후 가해자가 피해자들을 재차 난도질하는 나쁜 무기로 악용될 수 있음을 기억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본 법률대리인은 ‘98년생 김현진’을 대신하여 이 사건에 물심양면 지원을 해주신 여성문인 여러분께 감사인사를 대신하며, 이 사건 판결이 ‘98년생 김현진’에게도 수많은 다른 ‘98년생 김현진들’에게도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근 소셜미디어에서는 김현진씨를 위한 문인들의 소송비 모금 운동이 있었으며 성료했다.

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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