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기문학상 공정성 논란, 심사위원과 수상자 상을 주고 받아
이형기문학상 공정성 논란, 심사위원과 수상자 상을 주고 받아
  • 전세은
  • 승인 2021.06.17 17:52
  • 댓글 1
  • 조회수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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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송희 에디터]
[사진 = 한송희 에디터]

최근 문학상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상을 주고받거나 특정 출판사의 작가들이 상을 받는 것이 문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문학동네는 자사 직원인 김봉곤 작가에게 젊은작가상을 수여했다. 또한, 한 해 발표된 중·단편 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이상문학상이 지난 몇 년간 자사 문예지에 발표한 소설을 문학상으로 선정한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해 이상화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상화시인상에서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문학세계사 대표가 자사에서 발간된 시집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여 심사위원 선정 과정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의혹 역시 제기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이형기문학상에도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었다.

올해 제11회 이형기문학상은 정과리 평론가가 수상했다. 심사위원은 구모룡 평론가와 오형엽 평론가다. 그러나 이 둘은 정과리 평론가로부터 심사를 받아 팔봉비평문학상을 수상한 바가 있다.

즉, 상을 받은 이들이 심사위원이 되어 자신을 선정한 심사위원에게 상을 준 것이다.

친일파 기념 문학상으로 알려진 팔봉비평문학상에서 31회와 32회 각각 구모룡 평론가와 오형엽평론가가 수상했고, 두 차례 모두 정과리 평론가가 심사에 참여했다. 이에 특정 인물들이 문학상마다 심사위원과 수상자를 번갈아가며 상을 나눠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이형기기념사업회 측은 뉴스페이퍼의 취재에 “우연의 일치”라고 입장을 전했다. 또한, 공정성 논란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비평 분야도 인재가 한정되어 있어 조금 앞서간 사람들이 지면이 많은 거다”라며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오히려 “사람들이 못 먹는 감 찔러나 보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결국 빈익빈 부익부다”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심사위원 선정 과정에 대해 이형기기념사업회 측은 이번 문학상 심사를 위해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 의뢰하여 심사위원을 추천받았다며 “심사위원이 그렇게 결정했으면 우리는 따라야 하는 거다.”라며 추후 조치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학계의 ‘상 나눠 먹기’ 논란은 과거부터 문학상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아 왔다. 2017년 친일문학상인 미당문학상의 기수상자 김혜순 시인이 5.18 문학상을 수상했고, 당시 심사위원이 황현산 평론가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이 일었다.

미당문학상은 친일파 문인 미당 서정주를 기념하는 문학상이라는 점에서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 왔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김혜순 시인과 황현산 평론가는 오랫동안 미당문학상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또한, 이 둘은 함께 동아일보 신춘문예와 지훈문학상의 심사위원을 맡았고, 삼인 시집선을 공동 기획하는 등 친분이 깊은 사이다. 그러던 와중에 김혜순 시인이 수상한 5.18 문학상의 심사위원이 황현산 평론가라는 점에서 공정성 의혹이 제기되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김혜순 시인은 상을 반려했다.

또한, 김혜순 시인은 미당문학상 수상자였고, 미당 서정주는 5.18 민주화 운동을 폭동이라고 칭하는 등 꾸준히 비난해왔기에 역사인식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열린 “팔봉비평문학상 폐지 촉구 집회 측은 팔봉비평문학상이 문학과지성이라는 특정 세력에 의해 수상이 진행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수상자인 김현, 김치수부터 정과리, 우찬제 등은 ‘문학과지성’ 창간 멤버와 후신 “문학과사회” 동인 멤버였으며, 이들이 심사자와 동시에 수상자가 되어 특정 계파 안에서 상을 주고받았다는 것이다.

‘문학과사회’ 편집 동인인 정과리 평론가가 수상한 제11회 팔봉비평문학상의 심사위원에 ‘문학과지성’ 창간 멤버인 김주연 평론가가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정과리 평론가와 김주연 평론가가 심사한 제28회 팔봉비평문학상은 ‘문학과지성’ 편집 동인이었던 김형중 평론가가 수상했다.

문학상의 ‘상 나눠 먹기’ 논란은 비단 한두 해에 걸친 일이 아니다. 특정 출판사나 단체 등의 세력이 심사위원과 수상자를 번갈아가며 상을 주고받는 행태에 대한 비판과 문학상의 공정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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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2021-06-24 06:00:32
문학상 나눠먹는 게 문학인들의 전통입니다. 당연한걸, 기사화했다는 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평론가와 시인들 중에 상을 세 개 이상 받은 분들은 전부 주거니 받거니에 소속되어 밀어주고 끌어주고 합니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 않나요? "왜 나만 갖고 그래!"라고 기사 속 시인 나부랭이들이 소리칠 겁니다. 독자에게 사기 치고 끼리끼리 문화를 좀 더 유지하자고요^^ 필요하면 몸을 던져서라도 해야죠. 구멍이라도 파야죠. 순간의 쪽팔림이 지나면 이너서클에 편입되고 그 상과 더불어 혜택이 많아요. 교수 일자리도 생길 수 있고요. 그 달콤한 이너서클에 들어서고자 밤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라고 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