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우영 시인, 국립한국문학관 사무국장직을 마치며 앞으로에 대한 기대 내비쳐
[인터뷰] 정우영 시인, 국립한국문학관 사무국장직을 마치며 앞으로에 대한 기대 내비쳐
  • 김보관 기자
  • 승인 2021.08.17 14:57
  • 댓글 0
  • 조회수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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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쓰는 사람’으로 돌아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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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 시인, 사진작업 = 한송희 에디터
정우영 시인, 사진작업 = 한송희 에디터

 

지난 6월 정우영 시인이 국립국문학관 사무국장의 임기를 마쳤다. 뉴스페이퍼는 국립한국문학관의 첫 실무적 초석을 쌓은 정우영 시인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 앞서 정우영 시인은 “홀가분하다. 일할 때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국립한국문학관 초대 사무국장이라는 직위에 대한 부담이 꽤 있었던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어떤 중압감에서 놓여난 듯 가벼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문학계 관계자들의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국립한국문학관은 현재 어디까지 진행되었을까. 정우영 시인은 “전체 건립 일정으로 보면, 기본설계 단계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6월 18일에 국제공모를 통해 기본설계를 맡을 건축 팀이 선정되었으며 이에 따라 ‘문학 빌리지’라는 개념으로 국립한국문학관 설계 디자인이 공개되었다는 것이다. 정우영 시인은 “이 기본설계를 중심으로 실시설계에 들어가면 내년 중반쯤에는 착공할 수 있으리라 여긴다.”고 덧붙였다.

사진=국립한국문학관
사진=국립한국문학관

 

국립한국문학관은 2024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그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사상 최초로 건립되는 국립한국문학관에 거는 기대와 동시에 조심스러운 우려도 적지 않다. 해당 사업에 상당한 예산이 배정된 만큼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기관이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그 예산으로 각 지역구에 도서관을 짓는 것이 더욱 실질적인 방안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를 하기도 했다.

국립한국문학관이 ‘하나의 거대한 무덤’이 될 것 같다는 일각의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었다. 단순히 유고 시집을 비롯한 기성의 문학 작품을 모아두는 공간으로 남아 시민들과 소통하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는 걱정이다. 이에 대해 정우영 시인은 “‘하나의 거대한 무덤’이라는 표현은 좀 과하다 싶다.”며 “문학 유산을 모아 놓기만 하고 전혀 활용하지 못할 것을 우려한, 경각심의 발로라고 여기긴 하지만, 국립한국문학관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공사립문학관과는 전혀 다른 비전과 미션을 가지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그가 말한 국립한국문학관의 비전은 ‘한국문학의 살아 있는 역사이자 역동하는 미래’이다. 그렇기에 국립한국문학관은 ‘무덤’이 아니라 ‘살아 있는 역사’로 기능할 것이며, 문학 현장과의 끊임없는 교감을 통해 역동적으로 움직여야 하고, 한국문학의 미래를 여는 바탕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우영 시인은 “이로 볼 때, 국립한국문학관은 기본적으로 문학 유산을 무덤처럼 처박아두는 곳이 될 수 없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누구든 의견을 내어놓을 수는 있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정우영 시인은 “합리적이고 발전적인 논의의 장들을 통해 문학계와 문학관 관계자가 서로 소통한다면, 우려하는 내용들이 상당히 가셔진 상태에서 문학관이 개관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국립한국문학관이 한국문학을 살지게 하는 중심터가 되기 위해서는 문학인 내부의 합심과 시민들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첨언했다.

사진=국립문학관 미래도
사진=국립문학관 미래도

 

이처럼 많은 이들의 손과 마음이 모일 국립한국문학관을 건립하는 데에는 역시 나름의 어려움도 존재했다. 정우영 시인은 그중에서도 제일 힘든 부분으로 ‘예산 마련’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의 요구에 비해 예산처의 반영이 미미한 경우가 많다. 그때는 좀 비감스러웠다.”며 “정부 예산에서 문화예술이 차지하는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문화 한류의 기대치에 비해 문화예술에 대한 투자가 너무 적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렇지만 국립한국문학관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 이제는 스스로를 ‘밖으로 나왔다’고 칭하는 정우영 시인이 거는 기대 또한 적지 않다. 그는 “한국문학 유산을 제대로 모아 보존하고 또 나눔으로써 한국문학의 든든한 토대가 되는 것, 문학 현장의 중심지로서 한국문학의 향유와 활동의 기반이 되는 것, 문학 한류의 주요 창구이며 각 지역 문학관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하는 것” 등을 열거하며 국립한국문학관이 수행해야 할 다양한 역할을 상기했다.

정우영 시인은 이와 더불어 “온라인 문학관을 활성화하여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국립한국문학관의 다양한 서비스들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비대면 사회의 문학 서비스에 대해 고찰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보다 쉽게 접근하는 아카이빙 자료와 효율적인 온라인 문학전시, 다채로운 문학활동 등을 통해 문학이 시민들과 좀 더 가까이 만나게 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뉴스페이퍼는 이처럼 문학과 시민의 연결지점에 대한 깊은 고민이 돋보이는 그의 인터뷰를 마치며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물었다. “당분간은 읽고 쓰는 것에 집중하려 한다.”는 정우영 시인은 “책 읽는 데 너무 게을렀다. 읽어야지 하고 모아 놓은 책들도 많고 주변에서 보내주신 책들도 꽤 된다. 혼자 있는 시간도 적잖은데 읽으면서 저를 좀 키워보겠다.”는 겸손의 말로 인터뷰를 갈무리했다.  

언제까지나 ‘쓰는 자’이고 싶다는 정우영 시인. 그의 염원이 그러하듯 ‘시 쓰는 자’가 시인의 영원한 직분인 동시에 ‘읽는 자’가 늘어날 수 있는 2024년이 다가오길 기대해 본다. 

사진 = 뉴스페이퍼 DB 2년전 국립한국문학관 인터뷰 당시 사진
사진 = 뉴스페이퍼 DB 2년전 국립한국문학관 인터뷰 당시 사진

 

저는 ‘쓰는 자’이고 싶거든요. ‘시 쓰는 자’가 제 영원한 직분이길 바랍니다. 잘 이뤄질지는 모르겠으나 진득하게 적어 가보려 합니다. 고맙습니다.     

김보관 기자
김보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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