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건늘 시인의 첫 시집이 데뷔 5년 만에 나왔다. 시집 ‘잠만 자는 방 있습니다’이 그 주인공이다.
강건늘 시인은 2016년 계간 시인동네 신인문학상에 5편의 시 ‘달아나는 밤’ ‘재봉사가 초록 위를 지날 때’ ‘잠만 자는 방 있습니다’ ‘궁들이 무너져 내려요’ ‘11시 11분처럼’ 등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경기도 포천에서 태어난 강건늘 시인은 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였다.
강건늘 시인의 시집 ‘잠만 자는 방 있습니다’는 4부로 나뉘어 55편의 시가 실려 있다. 이번 첫 시집에는 그의 데뷔작들이 모두 실렸고, 시집의 제목도 데뷔작 중 하나인 ‘잠만 자는 방 있습니다’를 변용하였다. 이번 시집은 그간 시인이 보여주었던 미완성과 상실의 세계를 보여준다.
말 그대로 잠만 자는 방이지요. 잠 이외에 어떤 것도 해서는 안 됩니다 주제 없는 장편의 근심이나 슬픔 따위로 습기가 차서 곰팡이라도 생기거나 방이 무거워져 균열이라도 생기거나 하면 곤란하지요. 그리고 되도록 친구나 티브이 컴퓨터 핸드폰은 피해 주세요. 당신을 더욱 외롭게 만들 뿐이니까요. 이 방은 오로지 잠만 자는 방입니다. 그래서 방세도 싸지요. 대신 방음과 빛 차단은 확실히 해드립니다 보세요. 단단하고 견고한 벽이지요. ― ‘잠만 자는 방 있습니다’ 전문
강건늘 시인은 청년들의 주거 공간 현실의 문제를 시인의 눈으로 그려낸다. 그들은 마침내 잠만 자는 방인 죽음의 공간을 벗어나 비로소 삶의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을까. 강건늘 시인은 이 세계의 비참한 현실을 그려내고 있는 동시에 그런 현실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위로를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