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기는 교육될 수 있다. 하린 시인 49가지 시 쓰기 상상 테마 출간
시 쓰기는 교육될 수 있다. 하린 시인 49가지 시 쓰기 상상 테마 출간
  • 정호랑
  • 승인 2021.10.29 01:34
  • 댓글 0
  • 조회수 99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하린시인이 싸인하고 있다.
사진= 하린시인이 싸인하고 있다.

 

시 쓰기는 훈련될 수 있는 것일까? 문학계에서 한 번은 고민해봤을 이 문제에 대해 답을 하는 책이 나왔다. 하린 시인의 “49가지 시 쓰기 상상 테마”다. 문학이란 것은 감각이고 이것은 타고난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에게 하린 시인은 책을 통해 감각조차 훈련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49가지 시 쓰기 상상 테마
49가지 시 쓰기 상상 테마

예술에 대한 기본 감각을 기를 때까지 미술 분야나 음악 분야는 끊임없이 연습과 훈련을 하는데, 왜 유독 시는 시적 영감이나 나르시시즘에 빠져 창작만 열심히 하면 저절로 경지에 오를 수 있다고 여기냐는 것이다. 하린 시인은 시 역시나 감각이지만 자신의 차별화된 시적 사유와 시적 감각이 생길 때까지 스스로 연구하고 개별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더푸른 출판사를 통해 발간된 하린 시인의 “49가지 시 쓰기 상상 테마”는 이러한 시 창작의 제안서가 된다. 시 쓸 소재가 다 떨어졌다고 느끼거나 같은 패턴의 시만 쓰고 있다고 생각되는 등 여러 시 창작의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도서다.
하린 시인은 시를 쓸 때 세 가지 단계를 거친다고 책에서 밝혔다. 1단계로는 스스로 점검하기, 메시지 분명히 하기, 내 시만의 장점 찾기. 2단계로는 객관적 상관물 찾기, 관찰과 좌 정밀하게 하기. 마지막 3단계인 확장하기, 상상적 체험을 섬세하게 극적으로 하기가 있다. 귀찮더라도 이 단계를 모두 거쳐야지만 자신만의 좋은 시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온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병적 현상을 바탕으로 상상하며 시 쓰기”, “수많은 처음들로 상상하며 시 쓰기”, “사물의 기분을 바탕으로 상상하며 시 쓰기” 등 독특한 주제로 여러 시인들의 시를 예문으로 수록하며 상상력을 이끈다.

하린 시인은 2008년 “시인세계” 신인상으로 데뷔한 이후 시집 “야구공을 던지는 몇 가지 방식”, “서민생존현장”,“1초 동안의 긴 고백”을 발간했고, 연구서 “정진규 산문시 연구”와 시 장착 안내서 “시클”을 발간했다. 첫 시집으로 청마문학상 신인상(2011)을, 두 번째 시집으로 송수권시문학상 우수상(2015)을, 세 번째 시집으로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2020)을 수상했다. 그리고 2016년앤 한국해양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중앙대학교 문호예술대학원 전문가과정에서 시 창작 지도를 하면서 계간 “열린시학” 부주간을 맡고 있다. 그리고 “시클창작특강반”을 10년째 운영하고 있다.

사진= 하린시인이 출간 기념회
사진= 하린 시인의 출간 기념회

 

 
두 번째 작법서다. 이번 작법서는 시클과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 이번에 발간한 책을 저는 작법서라고 하지 않고 시 창작 안내서라고 명명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 책엔 정답에 해당하는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시 창작을 할 때 “이런 방법으로도 접근해보세요.”라고 말하면서 다양한 수행과제를 통해 스스로 방법을 찾아가도록 제안하고 있습니다. 일종에 참고서에 해당하는 책인 셈입니다.
 
 
작법서를 이렇게 만들게 된 이유가 있나요?
 
―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두 가지입니다. 저도 슬럼프에 빠질 때가 있었습니다. 시 쓸 소재가 생각이 나지 않고 비슷한 이미지와 비슷한 분위기, 비슷한 접근 방법으로만 시를 쓰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 이렇게 쓰면 자기 복제밖에 되지 않겠구나’ 하는 성찰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테마로 접근하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책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계기는 시 창작 가르치다가 발생했습니다. 제자들이 자꾸 시 쓸 소재가 생각나지 않는다고 하소연을 했습니다. 이미 많은 시인들이 본인이 쓰려고 하는 것을 써버린 경우도 있었지만 소재에 접근하는 방법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소재를 쉽게 찾는 제안서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저각권법 강화를 통해 작법서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시기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2016년 시클을 발간할 당시 시 인용에 대한 저작권료가 290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편집비, 인쇄비, 종잇값 등을 빼고도 그 정도 돈이 들었으니 상당히 많은 발간 비용이 든 책입니다. 다행히 많이 판매되어 출판사에 도움이 되는 책이 되었지만 그 당시 저작권료는 상당이 부담스러운 요소였습니다. 당시 시 1편 전문 인용은 99,000원, 부분 인용은 66,000원이었으니 얼마나 부담스러웠겠습니까? 지금은 저작권료가 더 많이 올랐을 것입니다. 그런 애로 사항으로 인해 많은 문창과 교수님들이 시 창작 관련 책을 내고 싶어도 못 내고 있습니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저작권료를 주고 많이 판매되면 상관없겠지만 많이 판매된다는 보장이 없으니 쉽게 투자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이번 책에 인용된 시는 146편정도 됩니다. 146편을 저작권료로 계산하면 1460만원정도 들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작권료를 강하게 요구하는 창작과 비평사, 민음사, 문학동네, 문학과지성사, 문예중앙, 실천문학사에서 나온 시집 속 시는 하나도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유명한 분들의 시가 많이 인용되지 않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오히려 장점도 있었습니다. 유명하지는 않지만 좋은 시를 쓰는 분들의 시를 발굴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당연히 그 모든 분들에게 인용 허락을 일일이 다 받았습니다.
저작권 문제에 있어서 자유로운 책이 관례상 비평집, 평론집, 연구서입니다. 법적으로는 무조건 저작권을 지급해야 하지만 많이 팔리지 않고 상업성 보다는 연구적인 측면이 강해 그렇게 굳어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메이저급 출판사의 태도입니다. 자신들의 출판사에서 나온 시집 속 시에 대해서는 아무리 그 저자(시인)가 인용을 허락해도 저작권료를 다 요구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출판사에서 나온 비평집, 평론집, 연구서에 실린 시에 대해서는 저작권료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소문으로 듣기에 유명한 모 출판사에서 나온 시론집이 엄청 많이 팔렸는데도 저작권료를 주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법적으로는 증쇄를 할 때마다 저작권료를 매번 지급해야 하는데도 말입니다.
말이 조금 길어졌네요. 제 말의 뜻은 메이저급 출판사일수록 공평하게 일처리를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중적으로 이익을 취하는 태도는 출판 시장을 어지럽히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 저는 ‘청출어람(靑出於藍)’이란 말을 좋아합니다. 스승을 뛰어넘는 제자라는 뜻의 이 사자성어는 우리 예술계에서 꼭 필요한 말입니다. 창작을 하는 모든 분들은 선배나 스승이 일궈놓은 창작 방법에서 배우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색깔을 반드시 내야 합니다. 독자분들도 49가지 시 쓰기 상상 테마를 읽고 여기에서 제시하는 방법을 참고하되 더 좋은 자신 만의 창작 방법을 습득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개성과 내공(실력)을 동시에 갖춘 시인이 될 수 있으니까요.
 
이 책은 시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이미 시 창작을 배운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도서다. 최근 시인들의 동태와 기법 분석을 통해 시 창작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시 창작에 관심 있다면 우리 곁에 좋은 작법서가 생긴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