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코로나 시대의 문예창작과와 미래. 미디어의 변화에서 재현의 윤리까지
[특집]코로나 시대의 문예창작과와 미래. 미디어의 변화에서 재현의 윤리까지
  • 이민우
  • 승인 2021.11.07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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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송희 에디터 제작
사진= 한송희 에디터 제작

 

19년 11월 중국에서 처음 발견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난 2년 동안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다. 방역에 대한 정치적 논란부터 대규모 경제 침체나 문화, 산업, 개인의 일상에 이르기까지 모두 코로나 이전과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 된 것이다.

코로나 발생 2년 가까이 지난 현재, 대한민국은 단계적으로 일상을 회복하는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며 사회 전반에 재앙 이전의 삶을 되찾으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11월 6일 0시 기준으로 대한민국 국민 중 3,926만 명, 전체 인구의 76.5%가 접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예방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됨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조정하고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공공시설을 개방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다양한 사회적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뉴스페이퍼에서는 문학 창작 현장인 문예창작과가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어떻게 변했으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아보았다.

-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한데...’ 비대면 한계 명확... 재입학까지 고민

교육부는 지난 20년 3월 ‘대학 학사 운영 권고안’을 발표하고 코로나 19가 안정될 때까지 집합수업을 피하고 재택수업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이를 따라 대부분의 대학이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됨에 따라 대학가의 풍경은 크게 바뀌었다. 동아리를 비롯한 집합 활동은 전면 금지되고 집합 수업은 동영상 시청이나 화상 수업으로 대체된 것이다.

문예창작과는 이론과 창작을 중심으로 수업 이외에도 대면 활동이라 할 수 있는 합평회, 강독회 등이 중요하게 활용되는 학과였다. 문예창작과의 수업 및 대면 활동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한서대 미디어문예창작 이만교 교수는 수업 내용에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로 인하여 매체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고자 한 것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코로나19 이후 미디어 이용 변화”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이용량은 78.9%가 증가한데 비해 잡지, 책의 증가율은 31.3%, 감소율은 17.8%로 종이신문에 이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 서비스로는 OTT 서비스가 증가율 65.5%, 감소율 2.9%로 크게 성장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4차 산업 및 미디어 매체 변화에 따른 교육과정 개편이 있었다.”고 밝힌 이만교 교수는 “미디어 교과목이 강화되고 전공 텍스트도 영상 콘텐츠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특히 “넷플릭스 OTT나 유튜브 같은 신생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강의가 강화되고, 강의 텍스트로 활용되고, 단순히 시나 에세이, 소설 등을 창작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창작 이후 영상편집 결과물로 리포트 내지 시험 대체 리포트를 제출해야 하는 등, 수업 내용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평회, 강독회나 동아리 활동 등 대면 활동은 모두 온라인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줌이나 구글 미트와 같은 화상채팅 프로그램을 활용하거나 디스코드와 같은 음성채팅 프로그램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광주대학교 조형래 교수는 “학생들의 활동이 비대면으로 인해 많이 위축되었는데, 웹진을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만들어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아시아문화전당, 광주극장 등의 공간을 탐사해 웹진과 병행해 온라인에 영상 제작물 등을 올리는 활동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코로나로 인해 위축된 대면 활동을 온라인을 통해 이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명지대 문예창작과에 재학 중인 김예진(필명) 학생은 비대면으로 인하여 글 쓰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글쓰기는 홀로 하는 작업이기에 코로나의 영향이 적은 것으로 생각되기 쉽지만, 오히려 그만큼 고독한 작업이기에 다른 사람의 목소리나 공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예지 학생은 “함께 쓰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문예창작과의 장점이었다며 “글을 쓰는 게 너무 괴롭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서로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다. 그런데 코로나로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지금은 정말 혼자 쓰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동국대 국어국문문예창작학과에 재학 중인 양소윤 학생은 ‘물성의 약화’를 큰 변화 중 하나로 꼽았다. 문학 창작 현장은 인터넷, 소셜 미디어, 스마트폰의 발달 이후에도 소설을 인쇄해서 직접 모여 함께 읽거나 종이책 발간을 선호하는 등 디지털 매체의 활용도는 다소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다양한 매체 활용을 더욱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게 된 것이다.

양소윤 학생은 “코로나 이후에는 종이책 대신 온라인으로 문집을 발행”한다거나 “웹진을 만들어 학우들의 작품을 공유하게 됐다. 홍보는 SNS로 한다. 또 텀블벅 같은 후원 사이트를 통해 독립출판을 하는 분위기가 전보다도 훨씬 활발해진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그다지 환영받고 있지는 못하다. 김예진 학생은 “실제로 만나서 얘기하다 보면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부분들을 몸짓이나 눈빛이나 표정과 같은 것들을 통해서 복합적으로 전달할 때가 있지만, 온라인으로 하다 보면 제가 표현하고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게 느껴진다.”며 “답답하다고 느낀다. 최대한 단어나 표현을 선택할 때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고 토로했다.

경희사이버대학 최온유 학생은 “각자 인터넷 연결 속도도 달라서 딜레이 되는 경향도 있고, 화면이 켜져 있어도 목소리가 겹치면 누가 발화하는지를 모르겠다.”며 “많은 인원이 함께하는 수업은 온라인에서 적합하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추계예술대 정호랑 학생은 “커뮤니케이션이 전보다 활발하지 않다.”며 “발표하는 인원이 적어지고 합평 때에도 실시간처럼 말을 주고받기 어렵다. 그만큼 분위기도 정적이어서 농담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 소통 부재가 가장 큰 문제 같다.”고 이야기했다.
스스로를 코로나 학번이라고 밝힌 한양여대 우인영 학생은 “비대면 수업을 하기 때문에 학우들과 소통이 거의 불가능하고 혼자서 읽고 쓰는 것이 전부”라며 코로나 시대의 수업 방식에 불만을 표했다. 우인영 학생은 “내년 2월에 졸업하는 학생으로서 매우 아쉽다.”며 다른 학교로 재입학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만교 교수는 “온라인 수업에는 많은 한계가 따른다.”며 “수업조차 매우 소극적이고 제한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고 코로나 시대의 수업 방식이 한계가 명확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경험 자체를 통해, 시대 변화를 다른 어느 때부터 실감했고, 그에 따라 변화하리라 생각한다.”며 “다행히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서 다시 일상을 회복하겠지만, 그러나 그 이전으로 돌아가긴 어렵고, 새로운 시대 변화에 맞는 공부가 필요한 때 같다.”고 전했다.

- 컨텐츠 시장의 변화, 학생들은 어떻게 받아들이나

코로나 시대의 가장 큰 컨텐츠 시장 변화는 스마트 미디어 생태계의 괄목할만한 발전이었다. 외부 활동이 제한되자 사람들은 집 안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즐기기 시작했고, 이는 다양한 미디어 컨텐츠의 발전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드라마나 영화 등의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일컫는 ‘OTT 서비스’의 성장은 눈부시다고 표현할 만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지난 10월 발표한 ‘한국, 일본, 중국의 OTT 시장 매출액 및 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 16부터 20년까지 OTT 시장 매출액은 연평균 약 27.5%, 가입자 수는 연평균 약 24.9%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나타났다.

OTT 서비스의 대표주자인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은 전세계 1억 4200만 가구 이상이 시청하였다고 집계되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3일 ‘무선 데이터 트래픽 통계’에서 올해 9월 국내 동영상 시청에 따른 무선 트래픽이 사상 처음으로 1만 테라바이트(TB)를 넘어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상 컨텐츠 뿐 아니라 웹툰이나 웹소설과 같은 컨텐츠의 성장도 크게 늘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발표한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출판산업 현황과 전망”에 따르면 “2020년 웹툰과 웹소설은 작품을 영상화한 2차 저작물로 더욱 인정받은 해”이며 그동안 “대중문화계 비주류로 여겨졌지만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면서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서는 “웹소설은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의 손을 거쳐 웹툰, 드라마 등으로 재창작되고 있”으며 “IT 기업이 소유한 웹툰, 웹소설 플랫폼은 국내외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종이신문이나 잡지 등 종이매체는 그다지 성장하지 못했다. 책과사회연구소가 조사한 “코로나19와 읽기 생활 변화 조사”에 따르면 다양한 읽기 매체 중에서 인터넷정보, 인터넷신문, 웹툰, 웹진, 웹소설, 전자책 등 디지털 매체 읽기는 크게 늘고, 종이신문과 종이잡지 등 종이 매체는 상대적으로 감소율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오프라인 서점의 경양난이 심화되어 책방이음이나 북새통문고 등 유명 서점이 폐업하기도 했다.

문예창작과 내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웹소설이나 장르문학이 자신들의 분야 밖이라는 인식이 만연해있었다. 그러나 웹소설 시장이 활성화되고 웹소설을 읽고 자란 학생들의 요구가 빗발침에 따라 학과 내에서도 변화가 일어나는 중이다. 광주대학교의 경우 2017년 웹소설 창작 수업을 정규과정에 도입했으며 21년에는 과목의 비중을 크게 늘리기도 했다. 웹소설 연재 플랫폼 문피아는 여러 대학교 문예창작과와 산학협력을 맺고 대학생들을 위한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문예창작과 학생들은 미디어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동국대 양소윤 학생은 “실제로 웹소설 작가로 활동하는 동기도 있고, 교수님도 웹소설 쓰기를 적극 추천하신다.”며 “학교에서 하계방학이 되면 과에서 무료로 웹소설 특강을 여는데, 많은 학우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다. 이제는 ‘순수문학’과 ‘장르문학’을 구분 짓는 일에 싫증을 느끼는 분위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7년부터 웹소설 관련 강의를 마련해온 광주대는 어떨까. 광주대 이충기 학생은 “해를 거듭할수록, 저희 학과에는 장르소설을 쓰고자 하는 학생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 문지은 학생은 “이제는 장르 소설에 대한 열정을 고백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분위기”라며 “학교도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웹소설, 장르문학, 시나리오, 드라마, 미디어 스토리텔링 등의 수업을 개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핵심 전공 수업들은 여전히 문단문학을 중심으로 읽고 쓰고 있”으며 “장르적인 특성을 가진 작품들은 문단 내 새로운 조류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의 깊게 다뤄진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든 학교나 학생이 웹소설이나 장르문학에 긍정적이거나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 학생은 자신의 학교에서는 “웹소설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관심을 가지려고 하는 학우들이 있지만 대부분 웹소설을 읽지 않으며, 여전히 웹소설을 비롯한 장르문학을 배척하는 경향이 있다.”며 “예를 들면 웹소설과 비슷한 형식의 소설을 제출한 학우가 있었는데, 합평 때 ‘이건 소설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 재현의 윤리 문제, 조심스러운 분위기 늘어.. 윤리적 측면에서 경계해야

지난 수 년 사이 한국의 문학은 윤리적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미투 운동을 시작으로 페미니즘 운동이 크게 진행되었으며, 소수자나 약자의 목소리가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코로나 이후에는 김봉곤, 김세희 사건이 터지며 한국문학에 ‘재현의 윤리’라는 문제가 다시 재기되었다.

재현의 윤리란 다른 사람의 삶을 예술가가 재현하는 행위가 어디까지 용인이 될 수 있는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폭력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폭력의 재현’이 ‘재현의 폭력’으로 전도될 수 있음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지난 수 년 간 꾸준히 제시된 바 있다.

김봉곤 소설가의 작품 논란은 지난해 7월 그가 지인과 사적으로 주고받은 메신저 내용을 단편 소설에 그대로 옮겼다는 폭로로 촉발됐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A씨는 김봉곤 작가에게 여러 차례 항의했지만 묵살됐다고 밝혔으며, 이어 등장한 B씨 또한 이름을 제외한 대부분의 요소가 소설 속에 그대로 적시되어 있다고 밝혔다. 논란이 이어지자 김봉곤 작가는 사과문을 올리고 2020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을 반납했으며 출판사에서는 그의 소설집 판매를 중단했다.

올해 4월에는 김세희 작가와 관련된 논란이 터지기도 했다. 자신의 외형적 특징과 에피소드가 동의 없이 그대로 사용됐다고 주장한 폭로자는 “김세희 소설가와 18년간 친구였던 저는 필요에 따라 주요 캐릭터이자 주변 캐릭터로 부분부분 토막 내어져 알뜰하게 사용됐다”며 정서적 혼란과 인간 관계 등에 피해를 입고 정신과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세희 작가 측은 두 소설 속 인물들은 “현실에 기반했더라도 실존 인물이 아니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두 사건 모두 사실 여부나 법적 판결과는 별개로 문학장에 ‘재현의 윤리’라는 문제를 다시 제시하는 계기가 되었다. 웹진 비유에서는 11월 호에서 문학적 재현, 재현론 등에 대해 좌담을 진행한 “적응하기/창조하기”을 게시했으며 좌담에 참석한 소설가, 시인, 비평가 등은 창작 윤리나 문학의 환경 변화 등을 논의했다. 조해진 소설가를 비롯해 창작자들은 신문 기고나 칼럼 등을 통해 재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재현의 윤리’라는 문제가 다시 제기된 가운데 문예창작과에서는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한예종 정승연 학생은 “작품을 쓸 때 내 경험, 내 주변인으로부터 들은 것이 작품에 아예 녹아나지 않을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사건 이후 작품을 쓸 때 한 번 더 내 글 속의 누군가가 현실 속의 개인을 특정하고 있진 않은지, 그런 윤리적 측면에서 좀 더 경계하게 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문지은 학생은 “문학장 안에서 재현의 윤리는 항상 질문거리였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항상’ 질문거리였기 때문에 논의가 진전되거나 합의되지 못하는 동안에도 새로이 상처받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안다.”며 “최근 문예창작과 수업 내에서는 ‘창작 윤리’를 중심으로 토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잦았다. 고통스러운 시간을 함께 통과하며 구성원들에게 집단적인 인식의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이러한 사건을 겪고 나서 자기 검열이 심해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스스로에게 예민해졌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가끔 등장인물에 성격을 부여하려고 할 때마다 내가 겪고 있는 주변 사람들의 특징, 성격, 표정 등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글쓰기를 멈추고 괜찮은가, 소설 속 허구의 인물이 현실의 어떤 인물로 이어지지는 않는가, 가만히 손을 놓고 생각하는 시간이 늘어났다.”며 “특히 지인들 사이에서 목격한 사건이나, 들은 이야기들은 대체로 글쓰기에서 삼가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이 보도된 뒤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학우들과 대화를 나눈 적 있다. 사건의 시작부터, 사후 대응까지 짚어보면서 자신은 어떤 지점이 마음에 걸리는지 이야기를 나눴다.”며 “지금 생각해보니, 서로의 창작물을 나누는 관계에서는 창작 윤리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 묻고 답하는 과정은, 창작을 기반으로 하는 전공에서는 이제부터 필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 위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나

단계적 일상회복인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 여러 차례의 개편을 통해 시설 이용 제한 시간이나 사적 모임 인원 제한 등이 대폭 완화될 예정이다. 또한 방역 수칙 또한 완화된다. 일부 대학에서는 비대면 수업을 대면 수업으로 전환하는 등 ‘위드 코로나’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대학생들은 이러한 변화에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다. 동국대 양소윤 학생은 “당분간은 강의실에서 마스크 벗은 교수님과 학우들의 얼굴을 볼 수는 없겠지만 직접 눈빛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렌다.”고 말했다. 김예진 학생은 “온라인이 익숙한 상황에서 다시 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면 처음에는 좀 어색할 것 같다. 맨 처음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을 때처럼 한동안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겠다 싶기도 하다.”고 이야기했다.

코로나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는 우려가 제시되기도 했다. 문지은 학생은 “과거의 교육 체계로 복귀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선배도 후배도 동기도 없이 지내온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대학 생활 자체도 기존의 관습을 벗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서대 이만교 교수는 “위드 코로나로 일단 기본 형식은 복귀하겠지만, 엄밀히 말해 코로나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며 “(코로나 사태를 통해) 사람들은 기후위기와 생태재앙에 대해 절감했고, 4차 산업 현실과 미디어 콘텐츠 변화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가치 추구와 상상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고, 교육 방법이나 문화 콘텐츠 또한 새롭게 변해야 하고 변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문예창작과 내에 기존의 등단 출간 문학 창작 관습이 사라지진 않고, 의미 있는 문화 관습으로 기초적인 글쓰기 장르를 이어가겠지만, 새로운 미디어 콘텐츠와 상상력이 다른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실험될 것 같다.”고 밝혔다.

광주대 조형래 교수는 “코로나 이전의 일상과 비슷하게 된다고 해도 원래로 돌아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계가 달라졌다는 냉철한 인식 아래서, 기존의 유산을 계승하면서 뭔가를 새롭게 만들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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