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구 문학 연구회, 창립 기념 제1회 학술 심포지엄 성료
이문구 문학 연구회, 창립 기념 제1회 학술 심포지엄 성료
  • 이민우
  • 승인 2021.11.30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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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문구 연구회 발표 당일
사진= 이문구 연구회 발표 당일

 

이문구 문학 연구회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창립 기념 제1회 학술 심포지엄이 지난 11월 13일 오전 10시 중앙대학교 303관 및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이문구 탄생 80주년 역사의식과 문학공간 탐구”라는 주제로, 연구자들이 모여 이문구 소설가의 문학 텍스트를 살펴보고 그의 미학적 가치와 역사의식을 탐구하였다.

이문구 소설가는 1941년 충남 보령 출생으로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 후 1966년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백결’이 추천되어 데뷔했다. 농촌과 어촌, 산업화의 소외 지역에 시선을 둔 이문구 소설가는 고향을 상실하는 이들의 애환과 산업화의 모순을 그려냈다고 평가 받는다.

제2회 요산문학상, 제2회 서라벌문학상, 제8회 만해문학상, 제31회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2001년 제33회 대한민국문화예술상에 선정되고 2003년 은관문화훈장 수훈자로 선정됐다. 지난 2003년 2월 향년 62세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행사에 앞서 심포지엄을 찾은 박상률 시인은 자신이 기억하는 이문구 소설가를 회상했다. 박상률 시인은 ‘우리동네’ 연작 등 이문구 소설가의 작품을 통해 당시의 현실을 직시하게 됐다고 회상하며 이문구 소설가와 만나게 된 일화나 관계 등을 이야기했다. 박 시인은 “이문구 문학 연구회가 탄생했으니 지속적으로 선생 작품에 대한 연구를 젊은 사람들이 쭉 했으면 좋겠다.”며 연구회의 발전을 기원했다.

보령문화원장을 지내고 있는 황의호 원장이 축사를 보내오기도 했다. 황 원장은 “이문구 선생이 생전에 고향에 오시면 저를 아껴주시기도 했고, 저에 관한 이야기를 ‘유자소전’에 쓰기도 하셨다.”며 자신 또한 이문구 소설가가 세상을 뜬 후 자료를 찾아 ‘관촌수필’의 배경 연구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문구 선생님에 관한 학술 심포지엄이 열려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며 보령문화원에서도 행사를 열 수 있게 되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창립 기념 제1회 학술 심포지엄’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1부는 "이문구의 문학 공간"라는 주제로 전성태 소설가가 사회를 맡았으며 발표자 및 토론자로는 권경미(부산외대), 허윤(부경대), 이평전(서원대), 김경애(목원대), 구자황(숙명여대), 최유희(중앙대) 등이 참여했다.

1부 첫 발표를 맡은 권경미 교수는 “근대 국가 담론과 인적 자본 재배치”라는 제목으로 이문구 소설가의 “관촌수필”을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국가 통치 담론이 어떻게 진행되었는가를 살펴보았다. 권 교수는 “관촌수필이 해방기-건국-전쟁-군사 정권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국가 통치 담론을 읽을 수 있는 좋은 독해본이 된다.”며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앞세워 이승만 정권은 토지개혁을 이승만 정권, 박정희체제는 반공주의를 그리고 박정희체제의 차별적인 농촌개발 전략은 지방의 인적자원을 효과적으로 재배치했다.”는 것을 “관촌수필”을 통해 확인했다.

이평전 서원대 교수는 “희망의 공간과 훼손된 설계, 레트로토피아로의 회귀”라는 제목의 발표를 진행했다. 이평전 교수는 ‘레트로피아’라는 바우만의 신조어를 제시했는데 레트로피아는 회고(retrospect)와 낙원(utopia)의 합성어이다. 이 교수는 이문구의 작품 속 인물들의 “유토피아의 이상이 허물어진 자리에 레트로피아라는 것이 자리 잡게 되었다.”며 그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레트로피아의 징후를 탐색했다.

구자황 숙명여대 교수는 “이문구 문학 텍스트의 심화와 확장을 위한 제언”이라는 제목으로 이문구 연구의 심화를 위해 해결되어야 할 문제와 과제를 제시했다. 구 교수는 초기 연구의 관점과 담론을 벗어나지 못하는 연구 편향의 문제, 비슷한 주제가 반복적으로 연구되는 연구 동형성 문제, 텍스트의 판본 변모 문제, 아카이빙 문제 등 네 가지 문제를 제시하고, 창의적 공유를 위한 플랫폼 구축, 확장된 문학 텍스트를 연구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표준화 문제 해결 등의 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단체사진
단체사진

 

2부는 "이문구의 역사의식과 문학정신"라는 주제로 김종광 소설가가 사회를 맡았으며 발표자 및 토론자로는 박수연(충남대), 남기택(강원대), 오창은(중앙대), 임옥규(청주대), 용석원(건국대), 이하은(충남대), 유승환(부산대), 김명훈(교원대) 등이 참여했다.

박수연 충남대 교수는 “잔해들의 시간”이라는 발표에서 이문구 소설이 헤겔이 제시한 서구 소설과 다른 형태의 경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보았다. 박 교수는 이문구 소설이 “근대적 소설 형식의 핵심이라고 해야 할 개성적 성격의 제시 혹은 주도적 사건의 주제적 규정성을 강하게 갖고 있지 않다.”고 보고 그의 소설에서 그려지는 등장인물을 “잔해-잔여와도 같은 사람”이라고 보았다. 

“서구적 역사에 기초한 서사와는 다른 어떤 것으로의 서사를 이문구 선생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밝힌 박 교수는 이어 ‘경이’에 대해 “형식의 경이감이라는 규정을 넘어 ‘서사의 연쇄보다 연쇄의 직선과 평면을 거슬러 뚫고 나오는 격렬한 형상들 혹은 목소리’”로 보고 "관촌수필"의 사례에서 드러나는 경이를 살펴보았다.

오창은 중앙대 교수는 “이문구 역사소설 연구” 발표에서 이문구의 역사소설을 중심으로 역사소설에 접근하는 관점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역사소설이란 무엇인지를 제시하고 이문구의 '매화 옛 등걸', '매월당 김시습' 등을 통해 역사적 시간과 사건을 어떻게 다루는지 살펴본 오 교수는 현대의 역사소설은 "현재를 과거에 투영한 이데올로기적 서사양식"이지만 "작가의 상상력이 역사적 시간과 만나 펼쳐지는 '경제적 서사양식'이라고 보았다.

용석원 연구자는 발표 “이문구의 농촌과 고향, 증환”에서 1960~70년대에 한국 문학에 형상화된 고향 담론 중 이문구 소설의 ‘고향’이 지닌 차이를 살폈다. 유승환 부산대 교수는 “이문구 초기 소설에 나타난 언어의 문제에 대한 단상”에서 이문구 소설가를 “말들의 수집과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라고 보고 초기 문학에 속하는 두 단편 ‘백의’, ‘몽금포 타령’을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이어 언어와 소설이라는 두 요소를 이문구 소설가가 어떻게 사유했으며 문학적으로 실천했는지 살펴보았다.

한편 이번 행사를 주최한 이문구 문학 연구회는 올해 신설된 연구 단체로, 이문구 소설가의 문학과 삶을 연구하고 그 영향력을 새로운 연구 및 창작의 발판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문학 연구자와 창작자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회장은 오창은 평론가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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