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한국 근대문학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남북의 문학적 통합과 정전’ 세미나 성료
북한은 한국 근대문학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남북의 문학적 통합과 정전’ 세미나 성료
  • 박소현
  • 승인 2021.12.31 14:26
  • 댓글 0
  • 조회수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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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행사 모습
사진= 행사 모습

 

현대조선문학선집을 중심으로 북한이 한국의 근대문학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11월 27일(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예술가의 집' 다목적실에서 열린 '남북의 문학적 통합과 정전' 심포지움이 유튜브 채널 '문학광장'에서 실시간 중계됐다. 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평화통합문화회의가 주관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했다.
 
이번 심포지움은 북한에서 1987년부터 현재까지도 꾸준히 기획하는 방대한 양의 문학선집을 대상으로 한다. 그중에서도 2011년까지 간행된 해방 이전 시 작품들을 모은 시선집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행사는 ▲김재용 원광대 교수 ▲이경수 중앙대 교수 ▲박수연 충남대 교수 ▲최현식 인하대 교수 ▲김진희 이화여대 교수 ▲하상일 동의대 교수가 북한 시선집에 수록된 시인과 작품을 주제로 발표했다.
 
첫 발표를 맡은 김재용 교수는 '분단 비극과 남북 통합의 상징: 정지용'이란 주제로 80년대 이후 남북한이 함께 사랑하는 시인이 된 정지용의 부활과정에 대해 다뤘다.
 
설명에 따르면 분단을 막고 통일독립 국가를 세우려다 비명에 간 정지용은 분단 비극의 상징이 된 채 남북 모두에게 거부당했다. 남북에서 정지용을 복권하기 시작한 1980년대 들어서야 비로소 부활한 것.
 
김 교수는 "남북에서 정지용을 평가하기 시작한 것은 한국어 공동체에 큰 축복이라 할 수 있지만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향후 냉전기 남북의 틀에서 파생한 미학관에서 벗어나는 다양한 정지용론이 제출돼야 한다. 그것이 남북의 문화적 통합을 성취하는 길"이라 주장했다.
 
다음으로 발표한 이경수 교수는 '엇갈린 길, 통합의 가능성'을 주제로 백석과 이용악을 바라보는 남북한 문학사 관점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백석과 이용악은 월북 문인에 대한 해금조치가 이뤄진 1988년 무렵부터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됐다. 이들은 1960대 초반까지 문학활동을 이어가면서 분단 전과 분단 이후 변화가 포착돼 남북한 문학사에서 비교 분석되는 인물이다.
 
이 교수는 "두 시인은 분단 전후 시세계 본질을 살펴보는 연구를 통해 통합적 관점의 문학사 서술 가능성, 그리고 엇갈린 행보에도 불구하고 남북한 문학사에서 이들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들"이라 평가했다.

발표 중 인 모습
발표 중 인 모습

 

그 뒤를 박수연 교수가 '이상과 추상의 현실주의'를 주제로 오장환 시인에 대해 분석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한국 시문학사에서 오장환의 위치는 특이하다. 그의 현실참여적 행적과 시적 발언이 그를 리얼리스트로 이해하게 하는 한편 그의 반봉건적 관습 비판의 언어가 모더니스트로도 보이게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오장환의 시는 그 정치적인 것과 시적인 것을 결합해서 볼 수 있는 하나의 실례를 제공한다. 그것이 모더니즘의 추상주의로서 오장환 시의 미덕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현식 교수는 '도시 산책자'에서 '광장의 투사'로 변모한 박팔양 시인이 남북한 문학사에서 갖는 위상과 가치에 대해 살펴보았다. 박팔양 시인은 남북한 문학사를 통틀어 시와 삶, 이념과 언어, 시 공간의 궤적 모두에서 풍운의 일생을 살다간 문인으로 손꼽힌다.
 
설명에 따르면 북한에서 '모범 일꾼'으로 승승장구하던 박팔양 시인은 주체시대가 도래하자 반당종파분자로 지목돼 숙청됐다. 이후 1980년대 들어 김일성을 신격화하는 '주체문학' 집필에 나서면서 다시 문학적 복권의 영예와 미학적 자율의 패배를 이율배반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최 교수는 "우리의 과제는 매우 분명하다. 해방 이전 박팔양 시의 대량 복권과 출판이 의미하는 바를 찾는 일, 그리고 북한에서 선택받지 못한 시편들이 선집에서 제외된 까닭을 내밀하게 짚어보는 일이다. 이를 통해 남북한 문학사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진희 교수는 동인지 '단층(1937)'과 '맥(1938)'을 중심으로 1930년대 후반 모더니즘의 확장과 남북한 시문학사에 대해 재고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 교수는 "단층과 맥 발전과정을 보면 1930년대 말부터 하나의 지향과 가치를 향해 나아갔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도적인 이념과 주체가 부재하다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촉발된 세대론과 일본의 파시즘 체재 강화에 따른 문학의 대응에 대한 역사적 인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하상일 교수는 '현대조선문학선집' 중 <1920년대 시선 (1)~(3)>, <1930년대 시선 (1)~(3)> 중심으로 '북한의 근대시 정전화 작업에 나타난 의미'에 대해 짚었다.
 
하 교수는 "남북한 문학사 재구성은 문학작품 정전화 작업을 통일된 기준에 입각하여 수행해나가는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남한에서는 북한의 정전화 작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그 성과가 지난 결과물과 비교할 때 어떤 변화를 보였는지에 대해 면밀한 분석과 정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대조선문학전집 중 1920~1930년대 시선 여섯권에 수록된 100여명의 군소 시인들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 또 북한의 근대시 정전화 작업에서 선택과 배제의 기준이 좀 더 분명하게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하 교수는 "북한에서 독립 항목으로 설정하여 중요하게 거론됨에도 아직 남한 문학사에는 거론되지 않는 시인들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면서 이날 발표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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