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난골 시인수첩 시인선, 최보윤 시인 『너무 예쁜, 개같은』 출간
여우난골 시인수첩 시인선, 최보윤 시인 『너무 예쁜, 개같은』 출간
  • 박민호
  • 승인 2021.12.31 17:04
  • 댓글 0
  • 조회수 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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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송희 에디터
사진= 한송희 에디터

 

㈜여우난골이 시인수첩 시인선 51번으로 최보윤 시인의 『너무 예쁜, 개같은』을 출간했다.
 
최보윤 시인은 201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으로 등단한 작가로, 이번에 출간된 작가의 첫 시집은 시조의 틀 위에 자유시의 형식을 접목해, MZ세대의 재기발랄한 감수성을 담고 있다. 시집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재치 있는 언어유희가 돋보이는 「개 세요?」라는 제목의 시에서 화자는 ‘행복에는 한계가 있지만 고통에는 한계가 없는 것, 인간으로 태어난 최대의 약점이지’라고 말한다. 표제작인 「너무 예쁜, 개같은」에서는 ‘고통의 견적 없음 / 그리움의 맥락 없음’이라고 말하면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삶의 슬픔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렇게 삶에 가해지는 고통에 분명하게 인지하면서도, 시인은 그 속에서 유머 감각을 발휘한다. ‘살려면 많은 농담이 필요하다’라는 제목이 달린 2부의 「시조를 읽으시나요」라는 시에서는 ‘글자 수만/ 맞추고/ 시조라/ 우긴다 / 선생님/ 감사합니다/ 시조를/ 쓸 수 있어요’라며 독자에게 농담을 던진다. 삶의 허무와 인간 실존의 문제에 관해 깊이 탐구하면서도 항상 유머를 잃지 않는 우디 앨런(Woody Allen) 감독의 영화처럼, 최보윤 시인의 시는 이렇게 곳곳에 유머를 남겨놓음으로써 진지하게 문제를 다루면서도 독자에게 너무 어렵게 다가가지 않는다.
 
임지훈 문학평론가는 “우리가 보다 명확하게 대상을 설명하려 할수록, 오히려 사라져버리는 순간과 감각이 있다”면서, “우리는 크게 뜬 눈으로는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흐린 눈으로 보이는 것이 있다면, 그것만은 진실이고, 어쩌면 바로 그 실루엣이 우리가 지나친 사랑의 형상일지도 모른다는 것이 최보윤의 시집이 우리에게 전하는 진리”라고 작품 해설에서 이야기했다.
 
이렇듯, 시인은 어떤 대상에 대해 그 본질을 명확하게 밝혀내려 하지 않는다. 「시인이 눈을 감으면」이라는 시에서 화자는 ‘말들은 붉은 흉내로 가득하고 문장들, 오역됩니다’라고 말한다. 다른 대상을 밝혀내려는 시도의 결과는 ‘오역’으로, 결국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임지훈 평론가는 시인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서 “대상을 온전히 파악할 수 없음을 심감하게 된다는 것은, 곧 내가 경험한 대상이 전체가 아닌 단지 부분에 불과한 것임을 인지할 수 있게 됨과, 대상에 대해 보다 깊은 시각을 견지하게끔 만드는 원인”이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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