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던지기
-차도하
나는 돌을 던질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이게 초능력이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건 명백히 초능력이다.
오늘도 나는 강에 돌을 던지고 왔다. 햇수로 34년째 매일매일 던지고 있다(내 나이는 2022년 기준 한국 나이로 스물넷이다). 산수를 잘하는 사람은(산수를 잘하는 건 초능력이 아니다) 내가 돌을 몇 개 던졌는지 셈할 수도 있겠다.
강이 돌로 메워진다면 그만둘 생각이다.
모든 것을.
얼마 안 되는 재산을 불리는 것을. 마주칠 때 인사만 하는 사이까지 포함한 인간관계를. 만족을 위해서 생존을 위해서 밥 먹는 것을. 손톱을 지나치게 자주 깎는 습관을 포함하여 나를 깨끗하게 하는 것을. 설득과 유희와 별 의미 없는 대화 혹은 혼잣말을.
그 밖에 내가 잘 모르는 세상을.
그렇지만 돌 던지기는 계속될 것이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그랬던 것처럼
내가 죽고 나서도 나는 돌을 던질 것이다.
얼핏 다짐처럼 들리지만 다짐은 아니며
내가 던진 돌을 뒤집어봐도
아무것도 안 새겨져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조금 특이한 모양처럼 보이거나 보관하고 싶다면 누군가가 가져가도 괜찮다.
엉뚱하거나 피상적인 격언을 새기더라도.
<시작 노트>
「멸균과 멸공」, 「카운트」는 코로나와 관련하여 꽤 직접적인 이야기를 썼는데, 이 시는 제가 그 시간을 통과하며 느낀 개인과 구조에 대한 감각과 생각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울한 내용을 많이 썼기 때문에 무언가 낙천적인 문장으로 끝내려고 했습니다(저는 쓰다 보면 줄창 비관적인 내용만 써져서, 쿼터제로 낙천성을 넣고 있습니다)만 읽기에 따라 별로 안 낙천적일 수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