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쿠르상 수상작가 에르베 르 텔리에 “아노말리”, 첫 국내 출간
공쿠르상 수상작가 에르베 르 텔리에 “아노말리”, 첫 국내 출간
  • 이민우
  • 승인 2022.06.16 00:47
  • 댓글 0
  • 조회수 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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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공쿠르상을 수상한 에르베 르 텔리에 작가의 8번째 장편소설 “아노말리”가 지난 5월 26일 출간됐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그의 작품이 번역 출간되는 것으로, 텔리에 작가는 한국을 방문해 6월 2일 출간 기념 간담회를 가졌고 5일에는 서울 국제도서전에 참석해 강연을 진행했다.

텔리에 작가가 수상한 공쿠르상은 프랑스의 작가 에드몽 공쿠르의 유언에 따라 1903년 제정된 상으로,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으로 인정받고 있다. 생텍쥐페리의 “야간 비행”, 말로의 “인간의 조건” 등이 대표적인 수상작이며, 상금은 10유로밖에 되지 않지만 수상작으로 선정이 되면 날개 돋친 듯 팔리기 때문에, 공쿠르 시즌은 프랑스 서점가의 대목이다.

 

“아노말리”는 파리-뉴욕 간 여객기가 세 달이라는 시간차를 두고 도플갱어처럼 똑같은 사람들을 싣고 동일 지점에서 난기류를 겪은 전대미문의 사건을 그린 소설이다. 청부 살인 업자, 소설가, 나이지리아 뮤지션, 어린 미국인 소녀, 비행기 기장, 미국인 변호사, 노년으로 접어든 건축 설계사와 그의 연인인 젊은 영화 편집인 등 접점이 없는 이들의 이야기가 제각기 펼쳐지다가 전대미문의 SF적 상황을 통해 인간 실존이라는 주제를 대면하는 과정이 마치 ‘미드’처럼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각각의 주인공들에 걸맞은 장르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점 또한 독자의 흥미를 끈다. 여러 인물들의 등장으로 혼란스러울 독자의 집중력을 붙잡기 위해, 넷플릭스 드라마처럼 각 장의 마지막 부분을 절묘하게 끊어 다음 장의 내용이 궁금해지도록 만드는 방식 또한 사용됐다.

이렇게 아노말리는 문학성을 물론 대중성까지 갖춘 작품으로, 많이 팔린다는 공쿠르상 수상작 중에서도 110만 부라는, 이전 수상작 평균의 3배에 가까운 이례적인 판매 부수를 기록했다. 미국, 영국, 독일, 중국, 스페인, 이스라엘 등 전 세계 45개 국가에 판권이 팔렸으며, 미국 <뉴욕타임스> 집계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국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2일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작가는 아노말리를 집필하게 된 계기에 대해 “자기 자신과의 대면이라는 모티브로 항상 글을 써 보고 싶었다”며 30년 후의 자기 자신과 마주하게 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아르헨티나 작가 보르헤스의 단편 “타인”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30년의 시차를 둔 “타인”과 달리 세 달의 간격을 설정한 데 대해서 그는 “세 달이라는 시간은 자기 자신과 대면했을 때 물리적으로는 겉모습에 큰 변화가 없지만 삶 속에서는 본질적이고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설명하면서, 미래의 자신과 만남으로써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맞은 사람들은 무엇을 바꿀 수 있고 또 바꿀 수 없는가에 대한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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