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의 왼쪽 옆구리에는 그 유명한 문구가 붙어 있었다. “나는 곧 죽는다.”

세간에서 김중혁을 평할 때, 개성이 넘친다, 고유한 문학세계, 재치 있는 서사 등등의 수식어가 들어간다. 특히 마지막 ‘재치’라는 말은 항상 들어간다.
그러나 이번 그의 소설집 <스마일>은 그렇지 않다. 제목은 웃고 있지만, 그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음울하고 무겁다. 마치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처럼,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간혹 숨길 수 없는 작가로써의 위트가 중간중간 솟아나오지만, 전체적으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와 함께 블랙 코미디를 자아내고 있다. 무덤덤한 잔혹사의 묘사와, 웃지 못할 죽음을 눈 앞에 둔 사람들에게 스멀스멀 다가가는 것은 공포일까, 삶과 죽음 사이에서 저울질되어가는 압박일까.
■ 저자 소개
김중혁
소설가, 칼럼니스트, 웹툰 작가.
1971년 경북 김천시 태생.
2012년 제 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 <엇박자 D>
2015년 동인문학상 수상 <가짜 팔로 하는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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