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또?” 이번엔 한국 웹소설 표지마저 대규모로 도용해
“중국이 또?” 이번엔 한국 웹소설 표지마저 대규모로 도용해
  • 박민호
  • 승인 2022.07.06 19:43
  • 댓글 0
  • 조회수 1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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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진국 수준의 저작권 인식...
한숨 나오는 상황이지만 뾰족한 수 없어

 

최근 온라인에서는, ‘한복 동북공정’이 화제다. 중국이 우리나라의 전통 의상인 한복을, 자신들의 전통 복장인 한푸(汉服)라고 우기는 행동을 뜻한다.

한복 뿐 아니라 김치, 삼겹살, 삼계탕 등 한국의 문화를 중국의 것으로 예속시키려는 중국 문화계의 행태는 수년 전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고, 최근 들어서는 그 정도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이를 두고 ‘문화공정(文化工程)’이라 할 정도다.

좌 = 작화가 '이랑'이 그린 <동백꽃 스며들어, 눈>(이은비 作)
우 = <读心后发现摄政王过分闷骚>(무뚝뚝한 섭정왕의 마음을 읽다)
사진제공 = 네이버 시리즈, 读乐星空

이런 가운데 중국의 타국 문화 베끼기는 웹소설 시장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6월 하순 경,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에서 알려진 ‘한국 웹소설 표지 무단 도용하는 중국’이란 제목의 게시물에는, 얼핏 보기에는 중국 웹소설의 표지로 보이는 사진들이 게재되어 있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한국에서 제작된 웹소설 표지에, 중국 웹소설 업체들이 제목만 덧입혀 그대로 유통했던 것이다. 뉴스페이퍼에서 이 도용된 작품들을 조사한 결과 원작과는 제목도, 작가도, 소설의 내용도 달랐다.

좌 = 작화가 '감람'이 그린 <격렬한 청혼>(적랑 作, 러브홀릭)의 원본 표지.
우 = <重生后薄少的小甜妻太会撩>(다시 태어난 보잘것없는 아내는 간지럼에 약하다)의 도용 표지.
사진제공 = 네이버 시리즈, A1阅读网

해당 표지들은 중국의 웹소설 플랫폼인 독락성공(读乐星空), A1열독망(A1阅读网), 비로소설망(飞卢小说网) 등에서 쓰이고 있었으며, 모두 수백만 독자들이 이용하는 곳이었다. 

도용당한 표지들은 모두 유료로 판매되는 작품에 쓰이고 있었으며, 이외에도 작품 수십 개의 표지가 한국 웹소설의 표지를 도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심지어는 정식으로 중국에 수출한 작품마저 표지 도용을 당한 사례도 있을 정도였다.

좌 = 작화가 '에나'가 그린 <악녀는 두 번 산다>(한민트作, 고렘팩토리)의 원본 표지.
우 = <都市:我成了反派女主的追求对象>(악역 여주인공이 나에게 집착한다?)의 도용 표지.​
​​​​​​사진제공 = 네이버 시리즈, 飞卢小说网

도용 피해를 당한 <고렘팩토리>의 성상영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이런 일은 굉장히 흔한 사례다.”고 운을 떼며, “우리도 피해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구글에 저작권 침해 건으로 고발도 해봤고 해당 중국 업체에 연락하여 직접 항의도 해보았지만, 그쪽에서는 무시로 일관할 뿐이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성 대표는 “최근 웹툰뿐 아니라 웹소설까지 무단으로 도용한 불법 사이트 때문에 난리인데, 이런 일까지 벌어지니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최근에는 우리가 제작한 무협 웹툰마저 통째로 도용당했다”며 고충을 토로하였다.

사실 중국의 웹소설 표지 등과 같은 저작물 도용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2018년에도 신이호 작가가 그린 웹소설의 삽화가 중국의 웹소설 표지로 도용됨은 물론, 동남아시아 컨텐츠 회사의 SNS 계정 표지에도 쓰인 사실이 있다.

이러한 일러스트의 도용 사례에 대해 정부의 대응은 어떨까.
본지가 문화체육관광부에 문의한 결과, 저작권보호과의 윤용한 과장은 “이번 사태를 인지하였으며, 현재 대응을 마련하기 위해 자세한 현황파악 중에 있다”라는 답변을 하였다.

중국의 웹소설 플랫폼 '飞卢小说网'(비로소설망)

익명을 요구한 어느 음반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정부에서 나선다 해도 사실상 답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중국과 음악 사업을 여러 번 해봤다는 A씨는 “중국의 저작권 인식은 후진국 수준이다. 해외와의 표절 시비는 그냥 무시하는 것이 중국의 관행.”이라 밝혔다.

또한 A씨는 “이번 사태(웹소설 표지 도용)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중국의 웹소설은 사실상 내수용이라, 해외로 수출하는 게 아닌 이상 한국 측의 항의를 무시로 일관할 것”이라 예상하며, “중국 내에서 나름 대기업이라고 손꼽히는 기업들마저도 라이센스 개념을 무시하는 경우가 다반사일 지경이다. 하물며 웹소설 업체들은 말할 것도 없다”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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