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신작 “하얼빈” 출간 기자회견 성료
김훈 신작 “하얼빈” 출간 기자회견 성료
  • 이민우
  • 승인 2022.08.03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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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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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소설가의 “하얼빈” 출판 기자회견은 그의 소설처럼 짧았다. 15분 만에 기자회견을 끝낸 김훈 소설가는 기자들의 이야기를 더 듣고 대화를 나누겠다고 했다.

소설 하얼빈은 안중근을 다룬 소설이다. 안중근을 다룬 기존의 소설들이 위인의 일대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기록하는데 주력한 것과 달리, 하얼빈은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그 전후의 짧은 나날에만 초점을 맞춘다.

하얼빈은 세상의 흐름에 맨몸으로 부딪힌 민중들이 공허하게 무너지던 어두운 시대를 김훈 특유의 하드보일드 문체로 형상화한다. 이 소설 속 안중근은 “칼의 노래” 속 이순신처럼 인간적이다. 천주교 세례를 받은 신앙인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수시로 머뭇거리는 모습은 낯설고 인간적이다.

김훈은 이 소설을 청년 시절, 혁명으로 향하는 삶의 열정과 격정을 보고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삶에 치여 쓰지 못하고 있다가, 2020년 건강을 잃고 회복한 이후 더 이상 이 소설을 미룰 수 없겠다고 생각해 쓰게 되었다고 한다.

안중근에 대한 소설은 중국, 일본, 북한 등 많은 곳에서 다루고 있지만 안중근의 민족주의적 열정과 영웅성에 대한 묘사는 한결같다. 하지만 김훈 작가는 안중근에 청춘의 열정을 그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22살에 비글호를 타고 전 세계를 탐사하며 ‘종의 기원’을 쓴 찰스 다윈의 사례를 이야기하며 “청춘이라는 것은 미래에 완성될 모습을 기다리는 시간이 아닌 그 자체로 완성돼 폭발적인 에너지를 지닌 것”이라고 했다. 의연한 태도로 이토 히로부미의 저격을 계획하는 안중근의 모습에서도 김훈은 그것이 “청춘의 시간과 청춘의 언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그는 자신의 소설이 단일민족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해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민족주의의 정신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시대에서 민족주의가 국민을 통합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국가와 개인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는 “국가는 실체적 존재인 개인의 위에 건설되는 것”이라며 국가는 개인의 평화를 위해서 역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제 정세는 중국의 패권주의, 일본의 재무장 등으로 혼란스러워, “우리는 안중근의 시대보다 더 고통스러운 시대를 살고 있다”고도 이야기했다. ‘동양의 평화 속에서 각 민족의 평화와 독립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한 안중근의 동양 평화 명분이 지금도 살아 있다고 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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