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무석 시인, 자연을 향한 서정적인 노래 “나무의 귓속말이 떨어져 새들의 식사가 되었다”
편무석 시인, 자연을 향한 서정적인 노래 “나무의 귓속말이 떨어져 새들의 식사가 되었다”
  • 이민우
  • 승인 2022.08.17 21:35
  • 댓글 0
  • 조회수 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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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송희 데이터
사진= 한송희 데이터

생은 단단하고
하루는 깊다
뼛속에 갇힌 햇살을
목물로 지워 보지만
송골송골 솟아
등짝에 흐르는 우주
물의 별
 
풀잎이 식지 않은 이슬을 이고 있다
-‘땀의 변명’ 중
 
충남 태안에서 농사를 지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편무석 시인의 첫 시집 “나무의 귓속말이 떨어져 새들의 식사가 되었다”가 걷는사람 시인선 62번으로 출간됐다.
 
청년 시절 국문학도였던 시인은 오랜 시간 외지를 떠돌다가 고향에 돌아와 정착한 후 다시 펜을 들었다. 직접 손으로 밭을 일구며 흘린 땀방울이 녹아 있는 듯한 이 시집에는, 자연 속에서 더불어 사는 생명들을 사랑하는 시인의 마음이 담겨 있다.
 
하지만 시집이 자연에 대한 밝고 따스한 찬가로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시집 곳곳에는 ‘슬픔’의 정서가 서려 있다. 1, 2, 3부의 제목 ‘이 봄의 슬픔은 누가 신고 갈 신발인가’, ‘가끔 울음이 샜다’, 슬픔을 건축하는 들꽃‘을 보면, 이 시집이 단순히 자연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발자국을 물로 쓰고
물로 키워낸
가죽신 같은 대청을 벗는데
 
이 봄의 슬픔은
누가 신고 갈 신발인가
-‘봄날, 대청’ 중
 
소종민 문학평론가는 “시집에 수록된 작품 대부분은 격한 외침, 눈물 어린 고백, 정겨운 대화, 근심 가득한 하소연 등을 얽어 자아낸 고아한 서정시들이다. 바다와 섬을 이웃하며 오랜 노동을 살림살이를 꾸려 온 시인이 나무와 새들, 꽃과 파도 그리고 겨레붙이에게 매일매일 답장 없는 편지를 써 온 결과의 산물이다.”라고 평했다. 편무석 시인의 시는, 근심과 걱정으로 가득한 인간이 자연으로 되돌아가 자연의 생명들과 나눈 대화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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