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② : “나는 뭐 마냥 편한 줄 아냐?!” 남자들의 말못할 사정
추석특집 ② : “나는 뭐 마냥 편한 줄 아냐?!” 남자들의 말못할 사정
  • 박민호
  • 승인 2022.09.10 09:00
  • 댓글 0
  • 조회수 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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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스트레스의 대명사가 며느리들의 고충으로 대표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남성들 역시 그 고충이 만만치 않다. 여성들의 고충이 주로 부엌에서 벌어진다면, 남성들은 거실에서 엄청난 압력에 시달린다.

이유는 바로 나이 지긋한 부모 세대의 ‘자식 자랑 대결’의 주된 대상이 바로 ‘아들’, 즉 남성이기 때문이다.

남자는 재력이나 지위로 사회에서 그 가치를 평가받는다. 
만일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연봉은 얼마인지로, 결혼한 유부남이라면 자식을 낳았는지로, 나이가 좀 들었다면 “니 이름으로 등기 찍어 돌린 집 있느냐?” 라는 질문이 심심찮게 나온다.

자가가 있다면 어디에 살고 있는지에 따라 또 등급이 나뉜다. 아파트 값이 곧 그 가장의 지위라는 대한민국답게, 한때 디시인사이드 부동산 갤러리에서 화제가 되었던 ‘서울 > 역세권 경기도 > 광역시 > 신도시 > 기타등등...’ 의 부동산 등급이 괜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렇게 집안 어른들의 평가전에 고스란히 희생되는 것은 바로 남자들이다.
“네 형은 저렇게 잘 나가는데 넌 대체 뭐냐”라는 직접적인 공격부터, “이번에 우리 보일러가 시원찮은데 뭐 괜찮다~” 라는 속 보이는 닦달도 받아내야 한다. 얼굴에 철판을 깔지 않은 이상은 도저히 무시하기 어렵다.

결국 자괴감에 시달리며 돌아오는 차에 아내를 태우면, 조수석에서의 뒷풀이를 감당해야 한다. “명절날에 대체 이게 뭐냐, 난 우리 엄마 얼굴도 못 봤는데”로 포문을 연 아내의 한 섞인 뒷담화는 “나는 손이 다 트도록 전 구웠는데 아가씨는 하는 게 대체 뭐냐”, “어머니는 왜 큰집만 챙기느냐, 고생은 내가 다 하는데”라는 불평을 듣다 보면 그저 죄인이 된 것만 같다.

참으면 위장병 생기고 못 참으면 이혼각이다. 결국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모아놓은 용돈을 처갓집 선물거리로 써야 한다.

이러한 경쟁에조차 끼어들지 못하는 남자들이 있다.
혼기가 찼음에도 결혼하지 못한 남자들, 부모님께 일본 온천여행을 보내긴 커녕 취직조차도 못 한 남자들이다. 특히 ‘나는 비혼주의자로 살겠다’ 라고 하면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천하에 불효막심한 호로X놈’이고 다른 하나는 ‘기능 이상’을 의심하는 눈초리다.

이렇듯 명절에는 남자들의 고충도 만만치 않다.
이럴 땐 이세계로 잠시 도피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어둠의Dark 작가의 「이혼 후 코인 대박」 표지
어둠의Dark 작가의 「이혼 후 코인 대박」 표지

▶ 이혼+코인=성공적 「이혼 후 코인 대박」

사실 모든 결혼이 성공적일 수는 없다. 피 섞인 가족 사이에서도 갈등이 생기는 일이 다반사인데, 하물며 남남이 만나 가정을 이루는 부부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바람직한 경우에는 그런 갈등을 극복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지만, 안타깝게도 모종의 이유로 끝내 갈라서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성격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나를 사랑하지 않는 아내’임을 자각하고 이혼을 하는 경우 또한 있다. 나의 돈을 갈취하기 위해 결혼을 선택한 여자라는 결론에 도출한 경우도 만만찮게 보인다. 이를 ‘설거지론’이라고 하며 그러한 남편을 ‘퐁퐁단’이라고 한다.

그런 현실에 찌든 남자들이라면 한번쯤 ‘이혼물’을 접해보는것도 좋을 것이다.
‘어둠의Dark’ 작가가 세상에 내보인 「이혼 후 코인 대박」은 이혼을 꿈꾸어본 남자들이라면 한번 쯤 즐거운 도피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혼남이란 무엇인가. 비록 이혼이 흔해진 작금의 세태라 해도, 남 앞에 서면 위축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이혼은 결국 외롭다고 호소하는 남자들도 적지 않다. 그 외로움의 간극을 메꿀 수 있는 것은 자유가 아닐까.

초라한 이혼남 신세였던 주인공이, 무심코 사둔 코인으로 수십억을 만지게 되고, 그 자금을 바탕으로 쉼 없이 사업에 열중하며, 마침내는 사회 상류층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는 남자의 로망이 아닐까.

이 작품은 문피아에서 ‘이혼물’이 유행할 때 화제가 되었던 작품 중 하나이다.

 

마지막검사 작가의 「히든 특성 13개 들고 시작한다」 표지
마지막검사 작가의 「히든 특성 13개 들고 시작한다」 표지

▶ 게임 고인물인 나에게만 주어진, 「히든 특성 13개 들고 시작한다」

‘강함’. 그 테마는 남자의 로망이자 영원한 테마다.
어느 날 이유도 없이 나에게만 아주 특별한 힘이 주어진다면, 그것도 열 세 개나 되는 능력이 주어진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5년 동안 사귀어 온 여자친구에게 ‘비전이 없다’면서 차인 박현명. 그는 직장도 퇴사한 채 하루하루 무료한 나날을 보내며 게임만을 하고 있었다.

그 게임이란 것도 동시접속자 1밖에 되지 않는, 인기가 다 빠져버린 난이도 극악의 게임.
그러나 어느 날, 현실이 게임이 되고 게임이 현실이 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현실 속 대한민국은 각종 몬스터에게 시달리게 된다.

그러나 게임 속으로 한 번 들어갔다 나온 박현명에게는, 남들은 구경조차 힘든 특성 열 세 개가 주어졌는데...

‘마지막검사’ 작가가 지은 「히든 특성 13개 들고 시작한다」 는 전형적인 게임빙의물의 형태를 띈다. 나에게만 있는 능력으로, 이세계와 현실이 혼돈된 세상에서 최강자가 된다는 플롯이다.

그러나 담백하면서도 묵직한 전투 묘사로 큰 인기를 얻어, ‘2022 문피아 지상최대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은 작품이다.

 

_172 작가의 「친구 하렘이 나에게 집착한다」표지
_172 작가의 「친구 하렘이 나에게 집착한다」표지

▶ 한번 쯤 꿈꾸어 봤던 청춘 「친구 하렘이 나에게 집착한다」

사랑이고 연애고 이제 다 관심이 없고, 그냥 여자(사람 친구)들과 친하게, 편한 관계로 있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나는 연애에 관심이 없어도, 여사친들은 나에게 몰려들 때가 있다.

‘_172’작가의 「친구 하렘이 나에게 집착한다」는 바로 그런 작품이다. 얼핏 제목만 보아서는, 다종다양한 여자 캐릭터들 사이에서 미묘한 관계를 느끼는 전형적인 하렘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작품은 초반부부터 운명의 상대인 엘프를 만났지만, 언데드 군대를 만나 살해를 당한다. 그러나 그 군대의 주인은 10년 전 헤어진 자신의 여자 소꿉친구. 살해당한 주인공은 기억을 가진 채 10년 전 아카데미로 돌아간다.

 회귀한 아카데미에선 어쩐 일인지 자꾸만 여자 동급생들이 자신을 따르고 미묘한 추파까지 던진다. 주인공은 운명의 반려였던 엘프를 못 잊어하지만, 동급생들을 내치진 않고 그녀들의 고민거리를 들어주며 생기는 사건들을 해결한다.

어렸을 때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여자사람친구’를 사귀기 힘들었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연인 관계가 아닌 이성 친구를 만나보고 싶은 마음은 커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친구 하렘이 나에게 집착한다」에선 연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친구라고까지 하기엔 뭣한 그런 미묘한 관계를 즐겨볼 수 있다.

이 작품은 노벨피아 천지창조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보르지긴 작가의 「로판 속 공무원」 표지
보르지긴 작가의 「로판 속 공무원」 표지

▶ 로맨스가 알 게 뭐야, 일이나 하련다. 「로판 속 공무원」

로맨스판타지는 여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남자라고 로맨스 판타지 소설을 읽지 말라는 법은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같은 남자한테 사랑받고 싶다는 건 아니지만. 만일 남자인 내가 로맨스 판타지 속 남자 주인공, 혹은 남자 조연으로 빙의하면 어떨까?

보르지긴 작가의 「로판 속 공무원」은 책 빙의물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빙의 소설이 늘 그렇듯, 주인공은 별다른 이유도 없이 소설 속으로 빙의한다. 문제는 그게 딱히 읽을 마음도 없었고, 극초반 무료분만 보고 취향에 맞지 않아 ‘하차(구독을 취소하고 더 이상 읽지 않는 행위)’를 한 작품이란 점이다.

하지만 로판에서 마왕이 등장하던가? 역병이나 기근, 전쟁이 등장하던가? 로판은 등장인물들의 달달한 로맨스에만 집중할 뿐이다.

“어? 그럼 창조주가 작정하고 개꿀 빨 수 있게 만든 세상에 빙의한 거 아닌가?”

그렇게 시작된 주인공의 ‘싱글벙글 신나는 이세계 해피 라이프’는 그다지 길지 않았다. 
바로 공무원이 되었기 때문에.

마왕은 없지만 상사가 있다. 던전은 없지만 가혹한 야근이 있다. 전쟁은 없지만 사내정치가 있다. 주인공은 이 끔찍한 공무원 세상에서 도망쳐, 젖과 꿀이 흐르는 ‘아카데미’로 진학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얼핏 이야기를 들으면 대체 이런 골 아픈 이야기를 왜 읽겠나 싶겠지만, 막상 읽어보면 담담한 문장으로 독자를 웃게 만드는 보르지긴 작가의 유머와, 별의별 희한한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캐미스트리가 다음 편을 계속 읽게 만든다.

2022년 노벨피아 천지창모 공모전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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