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평양미술 조선화 너는 누구냐》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A. 화가가 본 조선화. 이런 책인데요.
제 직업이 화가다 보니까 이 책을 쓰는데, 저는 미술사학자도 아니고, 또 미술비평가도 아니고.
그러므로 그 화가가 보는 어떤 관점, 그것은 어떻게 생각하면 좀 더 신선할 수도 있고, 이렇게 제 나름대로 접근한 이유는 그 전에, 제가 조선화에 관심을 가지기 전에, 한국에서 나온 여러 북한 미술책을 보게 됐어요.
그랬더니 아, 이거는 제가 한번 다시 다른 각도로 시작해 볼 그런 여지가 있구나.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됐어요.
Q. 제목에서 '북한미술'이라고 하지 않고 '평양미술'이라고 했습니다.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요?
A. 어느 도시나 어느 국가나 보면 중심이란 게 있지 않습니까? 미국으로 보면 경제 문화의 중심이 뉴욕이고, 북한에서는 '평양이 조선의 심장이다'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그래서 사실 그 '평양미술'이라는 것은 결국 조선의 미술, 북한의 미술인데.
제가 조금 전에 화가라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화가는 항상 좀 더 새롭고, 좀 더 참신한 그런 것을 늘 찾기 때문에, '북한미술' 보다는 '평양미술'이 저한테는 좀 더 참신하게 다가왔어요.
Q. 북한의 대표적 미술 장르인 '조선화'를 어떻게 알게 됐으며 꽂히게 된 계기는요?
A.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까, 그것이 제 운명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우연스럽게 제가 사는 미국 워싱턴에서 어느 북한 미술작품을 가지고 있는 컬렉터가 가지고 있는 작품 중에서 한 점을 보게 되었는데, 그게 조선화 작품이었어요
근데 그 작품을 보고 제가 두 가지 충격을 받았어요. 첫 번째 받은 충격은, 어릴 때부터 제가 이렇게 한국에서 자라면서 반공교육을 아주 강하게 받았어요.
우리 남한에 있는 분들이 다 그랬다시피. 아, 그래서 그 조선화에 등장하는 인물이, 김일성의 그 모습이 등장해요. 그래서 제가 사실은 이 몸으로, 육체적으로 이렇게 뒤로 흠칫 물러서는 그런 반응을 보였어요.
두 번째 충격은, 화가로써 이제 재정비해서 다시 보게 됐죠. 그랬더니 이게 동양화인데 그 당시는 '조선화'라는 이름도 몰랐고 동야화로 제작이 된 건데, 어떻게 이렇게 섬세하고도 그 사람의 표정, 그리고 전체적인 인물의 모습을 어떻게 이렇게 시적으로 뭉클뭉클하게
표현할 수 있는가? 그래서 그 그림을 본 것이 계기가 돼서 조선화를 좀 더 연구해봐야겠다, 그렇게 시작이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