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어떤 책인가요?
A.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 쓴 게 아니고, 제가 해직됐던 89년 이후부터 30여년 동안 쓴 글을 모은 거에요.
그래서 신문 칼럼이라던가, 잡지에 썼던 글이라던가, 또는 친구들 시집에 썼던 발문이라던가 이런 걸 삶의 1막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한번 묶어봤어요.
처음에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좀 걱정도 했는데, 막상 묶고 나니까 나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고 또 좋다고 하는 분들도 있고. 그래서 그냥 잘 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시인에게 '인천'은 어떤 곳인지요?
저도 사실은 인천에서 태어나지는 않고 백일 정도부터 살았는데, 그냥 살기만 했지요. 인천에 대해 어떤 진정한 사랑이라고 잘 못 느꼈어요.
대부분 아마 그러 건데. 그런데 어느 날 깨달음이 왔어요.
제가 인천에서 늘 자고, 살고 한 곳인데 이렇게 관심이 없고 그래도 되나. 어떤 깨달음이 와서 그 다음부터 인천 공부도 좀 하고 뭐 이렇게 하면서. 1883년 개항 이후로 인천이라는 도시가 이렇게 형성되기 시작했는데, 개항지니까 일자리가 좀 있었고 해서 전국에서 이렇게 모여드는 곳이란 말예요.
그렇게 지금 인천은 서울 빼고는 전국에서 모인 분들이 모여 사는 동네가 됐죠. 그래서 '아, 그럼 인천사람은 누가 인천 사람이지?' '그럼 인천 문화는 뭐여야 하지?' 이런 고민을 하게 됐어요.
해서 <인천사람과문화>를 통해 활동하고 있는데, 인천의 사람, 인천 문화에 대한 천착이 필요한 이유는, 어차피 인천에 살아가고 있고, 우리가 인천에 사는 사람이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인천을 사랑해줄 것인가, 내가 인천의 주인이 되지 않으면.
우리 자식들은 거의 다 여기서 이제 낳고, 여기가 명실상부한 고향인데, 그렇게 손님처럼 살아서는 자식들에게도 부끄럽지 않겠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