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 카네기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경영 혹은 리더십에 대한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그의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자기개발서’라는 개념을 만든 최초의 사람인 동시에,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해 처음으로 설파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가 활동하던 20세기 초, 1930년대. 미국은 경제공황과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경제 회복을 동시에 겪던 격동의 시대였다. 동부 뉴욕의 월스트리트에서부터 서부 로스앤젤레스에 이르기까지 수천 수만에 이르는 기업들이 명멸하고 부활하던 시기였다.
어떤 이들은 거대한 재산을 지키기 위해, 어떤 이들은 신흥 부자의 꿈을 안고 창업을 하기 위해, 또 어떤 이들은 일자리를 구하려 바삐 뛰어다니던 시절이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직장이 생겨나고 망하는 와중에, 사람들은 빈부에 관계 없이 자신의 ‘기회와 성공’을 만들려 돌아다녀야만 했다.
기업인들은 새로운 계약을 위해, 외판원들은 자신의 월급을 위해, 그리고 실업자들은 구직을 위해 한창 바쁠 때. 그들에게 공통점이 있었다면 자신이 가진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했다는 점이다. 회사의 힘, 새 제품의 놀라운 성능, 혹은 자기 자신의 능력에 대해. 이런 시국에 가장 화두로 떠오른 것은 ‘커뮤니케이션’이었다.
바로 그 시절, 뉴욕 YMCA에서 대화법과 대중연설을 가르치던 데일 카내기가 펴낸 ‘성공대화론(Public Speaking and Influencing Men in Business)’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였다. 책을 사간 이들은 모두가 높은 학위를 얻은 지식인, 경영인 혹은 정치인이었다. 그들은 학교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배워왔지만, 정작 어디서도 ‘말하는 법’을 배우진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가? 우리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16년 이상의 시간을 책 혹은 영상을 ‘읽고’, ‘듣고’, ‘보면서’ 배워왔다. 그러나 정작 ‘말하는’법에 대해선 배우지 못했다. 어떻게 말을 하면 사람들이 나에게 집중할지, 어떻게 말을 해야 처음 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지, 어떻게 하면 나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지를 모른다. 심지어는 사소한 리포트 발표조차도 힘들다는 사람도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뉴미디어 시대를 맞이했다. ‘얼마나 배웠느냐’, ‘무엇을 할 수 있느냐’ 역시 중요하지만, ‘가진 것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느냐’라는 과제가 우리 앞에 봉착한 시대이기도 하다.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언변이라고 불리우는 것들이 중요해진 시대다. 데일 카네기는 1930년대 미국에서, 2020년대의 현대를 미리 보았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