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들녘
늦가을 들녘
  • 이대흠
  • 승인 2022.11.01 15:59
  • 댓글 0
  • 조회수 89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67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1994년 《창작과 비평》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눈물 속에는 고래가 산다』(1997), 『상처가 나를 살린다』(2001), 『물 속의 불』(2007), 『귀가 서럽다』(2010), 『당신은 북천에서 온 사람』(2018) 등이 있으며, 장편소설 『청앵』(2007), 『열세 살 동학대장 최동린』(2018) 등이 있다. 연구서로는 『시문학파의 문학세계 연구』(2020), 『시톡1』(2020), 『시톡2』(2020), 『시톡3』(2020) 등이 있으며, 산문집 『그리운 사람은 기차를 타고 온다』(2000), 『이름만 이삐먼 머한다요』(2007), 『탐진강 추억 한 사발 삼천 원』(2016) 등이 있다. 조태일문학상, 이육사시문학상-젊은시인상, 전남문화상 등을 수상하였다.

 

널펑네 양반 돼지 한 마리 팔고 오는 길에

젤 먼저 국밥집 들러 막걸리 두 되 마시고 현찰로 줘불고
밀린 술값까지 탈탈 털어 쥐알려불고
내친 짐에 옆자리에 앉아 있던 종재기골 양반네 막걸리 값까지 개러불고
종묘상 들러 고추 모종 값 갚어불고
지물포에 가서 지난 저슬에 샀던 창호지 값 벡지 값 지와불고
지전머리 단골 점방에 가서 묵은 외상값 죽에불고
빚내서 사기는 뭐 했던 손지년 빗 한나 현찰로 사불고
걸레짝이 다 된 마누래 빤스 브라자에 지폐 몇 장 볼라불라다가
크음 하고 돌아서서 방엣간 떡 값 밀린 것 잉끼레불고
농협에 가서 비료 값 꼴랑지 짤라불고
집이 가불라고 차부에 들렀는디 널펑네 처삼촌을 만나불고 나서는 또
이바지로 과일 조깐 사서 앵게 줄 때게 지갑 열어불고
쐬주 두 벵 사 엄버줌서 괴춤 또 풀어불고
슈퍼에 들러 음료수 두 벵 삼서 조만이돈 털어불고
풍로 바람에 검불 날리대끼 다 까묵어불고
마침내 차표 한 장 딸랑 바까서는
빙골로
빙골로 돌아가는 저 늦가을 들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