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언으로 엮은 지나간 사랑과의 대화. 이나혜 시집, 줄어들지 않는 밥
방언으로 엮은 지나간 사랑과의 대화. 이나혜 시집, 줄어들지 않는 밥
  • 이성경
  • 승인 2022.12.14 15:18
  • 댓글 0
  • 조회수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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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문학청춘 신인상 등단, 이나혜 시인
두 번째 시집 “줄어들지 않는 밥” 출간
시인동네 시인선 184
[사진제공 = 시인동네]
[사진제공 = 시인동네]

 

2016년 문학청춘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이나혜 시인이, 자신의 두 번째 시집 “줄어들지 않는 밥”을 출간했다. 펴낸이는 시인동네로, 시인선 시리즈 184번째다.
첫 시집 “눈물은 다리가 백개”를 통해, 전라도 방언을 창구로 하여 시의 지평을 확장한 이나혜 시인. 시인은 이번 두 번째 시집을 통해서 과거 시대와 현재를 잇는 시적 대화를 이어나간다.
특히 어머니의 마지막 식사를 추억하는 “밥”은, 마치 지금도 살아계시는 어머니와 대화를 하는 것 같은 현재성을 내재하고 있다.

“분홍 잠바에 분홍 모자를 쓴 참꽃 한 송이
꽃이 핀 뒤에야 엄마를 만났다

맛있는거 뭐 먹을까?
보리밥에 청국장이 질이지
왜 청국장이야?

보리밥을 기다린다
청국장을 기다린다

...

고기도 뻣써서 못 먹고 싱싱한 야채도 뻣써서 못 먹고 젊었을 때는 내 입에 넣어주느라 못 먹고 이제 국물만 먹고 죽만 먹고 죽도 안 넘어가면 물만 먹을거야?
했던
엄마와의 마지막 만찬

내 그릇에 잔뜩 비벼놓은 엄마의 밥
줄어들지 않는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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