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2023년 기획] 01. 문단 내 문예지 시스템의 한계
[변화하는 2023년 기획] 01. 문단 내 문예지 시스템의 한계
  • 이민우
  • 승인 2023.01.10 21:44
  • 댓글 0
  • 조회수 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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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 세미나 행사장 모습 [사진 = 뉴스페이퍼]
문예지 세미나 행사장 모습 기사와 상관 없음 [사진 = 뉴스페이퍼]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한 2021년 문학 실태조사에 따르면 작가들이 최근 3년간 문학창작 과정중 가장 큰 어려움으로 소득이 없거나 낮은 것과 작품 발표를 위한 지면의 부족함으로 뽑았다.

여기서 말하는 지면이란 것은 문예지 청탁 지면을 이야기한다. 한정된 문예지의 청탁지면으로는 현재 활동하는 모든 작가들이 작품을 소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문예지의 섹트주의(파벌주의)와 계급화로 자신의 등단한 문예지외에 다른 곳에서 청탁을 받기 어렵게 만들었다. 

문예지는 일종의 공공플랫폼의 역활을 해 왔다. 작가들이 청탁을 받아 원고를 쓰고 이 글을 모아 단행본을 만드는 행위는 문예지가 공공적 역활을 인정할 수 있을 때 생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문예지발간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문학 창작 활동의 중요한 토대" 이기에 발간비용을 지원하고 일종의 플랫폼인 문예지를 통해 "작가 원고료"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0년 문예지 "문학선"과 "시인동네"가 각각 12월 9월 폐간을 했다.  문학선의 경우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및 악의적 공격이 문예지에 실리자 사회적 논란이 된 직후 폐간 되었으며 시인동네 역시 문예지 발행인의 지위를 이용해 작가 지망생 또는 신인 작가들에게 불필요한 연락 및 사적 질문을 건네며 위계 권력을 행사했다는 논란이 생기자 폐간 절차를 밟았다. 

특히 시인동네는 편집위원들이 반대가 있었음에도 발행인의 결정에 따라 폐간 절차가 이루어져 논란이 되었다.. 공공적 성향을 가지고 있던 문예지가 실은 개인의 소유물이었고 소수의 권력자에 의해 사라질 수도 있음을 확인한 사태였다. 

지난 9일 146호로 발간된 문예지 실천문학 역시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 2018년 성범죄 논란 이후 은거중이던 고은시인의 글이 문예지에 실렸다. 이는 고은 시인의 복귀를 뜻하는 것이기에 많은 사회적 갈등을 낳는 문제였다. 하지만 편집주간인 구효서 작가는 뉴스페이퍼와의 취재에서 문예지가 발간될 때 까지 고은 시인의 글이 문예지에 실렸는지 알지 못했다고 밝힌다. 

실천문학 2016년 윤한룡 대표가 대주주가 된 이후에 문예지 편집주간의 의도와 상관없이 유한룡 대표가 자신이 소유물 처럼 문예지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 이다. 특히 유한룡 대표는 21년 실천문학을 통해  “실천문학을 공공으로 남겨놓는 것은 마약을 방치하는 것과 같아 끊임없이 도덕적 해이 분자를 양산할 뿐”이라며 “이제 실천문학이 사유지임을 모두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더 이상 문예지가 공공기관의 지원없이 자생할 수 없다는데 있다. 2019년 뉴스페이퍼가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와 함께 조사한 결과 문예지 독자를 뜻하는 설문 참가자 249명 중 약 93%에 해당하는 231명이 문예 창작자였다. 순수 독자는 7.1%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독자를 잃어버린 문예지는 더 이상 자본적 독립을 할 수 없다.

문학 창작 활동의 중요한 토대였던 문예지가 개인에게 사유화되고 출판사를 중심의 부조리권력의 중심이 되자 공공기관의 문예지지원제도에 많은 이들의 의문을 품게 되었다. 작가 원고료 지원이라는 것 역시 특정 기관 단체가 운영하는 문예지는 그 협회 사람들에게만 자본이 분배되고, 출판사 위주의 문예지 역시 소속 집단들에게만 그 이익이 나누어진다.

더 나아가서는 소수의 문학권력을 가진 이들을 정부기금을 통해 권력을 강화한다는 비판 역시 피하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문학출판계의 가장 오래된 구조 시스템이인 문예지가 그 한계에 다달았다는 것 이다. 문제는 단순히 자본과 독자를 잃은 것이 아니라 문단내 합의된 공공성에 대한 질문이 문단에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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