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삼촌 김태경
장성유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우리 삼촌 김태경
세 살 때 열병으로
청력을 잃고
점점 시력도 떨어져 지금은,
겨우 어둠과 빛만 구분한다.
그런 태경이 삼촌이
가끔 ‘무지개’ 동요 불러 달랜다.
삼촌 손 잡고 마트 갈 때
나는 괜히 눈물이 난다.
“동산 위에 올라서서 파란 하늘 바라보면……”
“무지개 동산에서 놀고 있을 때 이리저리 나를 찾는 아빠의 얼굴……”
내가 수화로 노래 불러줄 때
수화하는 내 손 만지며
노래 듣는 태경이 삼촌
움찔, 미안해지는 내 마음
손끝으로 어찌 알아챘는지
톡 톡,
내 등을 안고 토닥여 준다.
우리 삼촌 김태경
그 손끝에 달아주고 싶다.
환한 세상 눈과 귀
초능력 열쇠를!
―『과천문학』(2022년 하반기)에서.

<해설>
이 세상에는 선천적인 장애인도 있고 후천적인 장애인도 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도 있고 정신이 보통 사람과 다른 장애인도 있다. 이 동시에서 다룬 장애인은 아주 어릴 때 앓은 열병으로 청력과 시력을 잃고 장애인이 된 사람이다. 두 가지 이상의 장애를 갖고 있는 이를 중복장애인이라고 하는데 두 가지 장애 외에도 정신발달이 제대로 안 되어 유아기의 지능을 지니고 있는 모양이다. 착한 조카는 삼촌의 장애가 너무나 안쓰럽다. 그래서 수화까지 배워 노래를 수화로 들려준다.
이 시의 상황이 시인의 상상력의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현실에서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 동시를 쓴 의도도 충분히 납득이 된다. 아이들은 철이 없어서 장애인을 놀릴 수도 있고 차별적으로 대할 수도 있다. 그런 일이 있으면 절대로 안 된다. 이 동시는 그런 점에 있어서 교육적 효과가 크다.
장애인은 몸이 불편하거나 마음이 좀 막혀 있기도 하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사람이라고 가르칠 필요가 있다. 유아원, 유치원, 초등학교의 교육 과정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것이 장애인 차별, 인종 차별(다문화 가정), 성별 차별을 하지 않도록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간단한 수화도 다같이 배우고, 장애인에게 하지 말아야 할 말과 행동, 뇌성마비 아이와 다운증후군 아이들을 대할 때 주의해야 할 것들도 선생님한테 배우면 좋겠다. 이 한 편의 동시를 읽고 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