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문학잡지 “릿터” 이은 비평 무크지 “크릿터” 창간
민음사, 문학잡지 “릿터” 이은 비평 무크지 “크릿터” 창간
  • 김상훈 기자
  • 승인 2019.01.04 16:11
  • 댓글 0
  • 조회수 3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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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릿터 표지
크릿터 표지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민음사가 1월 2일 비평 무크지 “크릿터”의 창간호를 발행했다. “크릿터”는 민음사에서 출간하는 문예지 “릿터”를 연상시키는 이름으로, 비평을 뜻하는 크리틱에서 제호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1년에 한 번 발간할 예정이며, 깊이 있는 문학평론과 현장성을 전달하는 도서 리뷰가 실린다.

창간호의 주제는 ‘페미니즘’이다. 여러 문예지에서 산발적으로 논의되어 온 페미니즘 비평의 논지를 하나로 모아 보려는 기획으로, 김미정 등 아홉 명의 여성 문학평론가가 필진으로 참여했다. 

김미정은 포스트 대의제로서의 움직임으로 지금의 문학 현장을 바라본다. 이영재는 여성에게 강요되어 온 ‘돌봄노동’의 개념을 더욱 본격화해 여성서사를 다시 살핀다. 정은경은 기술의 진보와 여성 노동의 ‘변화/변화 없음’이 문학에 드러나는 양상을 논한다. 허윤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재현 서사들을 돌아보며 연대와 재현의 문제를 돌아본다. 양경언은 지금까지의 퀴어 비평의 논의를 돌아보고 비평적 논지를 그 한계 바깥으로 끌어올린다. 강지희는 최근 발표된 여성 작가들의 단편을 통해 여성의 시선이 발견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다. 소영현은 근래 부쩍 늘어난 퀴어 서사의 사례를 풍부히 다루며 그 작품들이 재현, 그 이상의 묵직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음을 역설한다. 박혜진은 증언소설과 기록소설 그리고 오토소설이라는 개념으로 그동안 소설적이지 않은 것으로 치부되어 온 소설의 한 형식을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백지은은 인공지능과 포스트휴먼 논의를 바탕으로 미래의 서사를 가늠한다.

그 외에 기획 코너를 통해 최근 한국소설의 계보와 영역을 시간과 공간을 보다 넓게 해석하고자 하는 시도의 평론을 선보인다.

“크릿터”는 필자들에게 ‘최근 단편소설의 계보와 영역’이라는 부제를 바탕으로 현재의 소설과 과거의 소설을 연결시켜 달라는 기획을 진행했다. 그 결과 노태훈에 의해 2010년대의 후장사실주의자는 1930년대 구인회를 연상시키게 되었고, 1940년대 작가 지하련과 지금 시대 작가 윤이형이 서영인에 의해 연결되었다. 이광수 문학의 부분적 퀴어는 김봉곤에 이르러 전면적 퀴어에 다다르게 됨을 한설은 말한다.

평론가나 편집자가 아닌 소설가로는 단 두 작가만이 이 책에 초대되었다. 강화길, 임현 작가는 해외소설과 한국소설을 병렬적으로 위치함으로서 우리 문학의 영역을 확인해 보려는 취지에 완벽히 응해주었다. 그 결과 우리 소설의 옆자리에 길리언 플린과 엠마뉘엘 카레르가 나란히 앉아 있게 되었다.

기획위원으로 참여한 강지희 평론가는 “크릿터라는 비평 잡지가 페미니즘으로 시작된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쁘다.”며 “각기 다른 고민들이 모여들어 든든한 기둥이 만들어졌으니, 이제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이들이 함께 나아갈 수 있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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