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출판 걷는사람의 세 번째 희곡집으로 오세혁 희곡작가의 “보도지침”이 출간됐다. “보도지침”은 오세혁 작가의 두 번째 희곡집으로 ‘보도지침’, ‘지상 최후의 농담’, ‘괴벨스 극장’, ‘전선의 고향’, ‘분장실 청소’ 등 다섯 작품이 실려 있다.
이번 희곡집에 실린 작품의 특징은 상상력에 기반을 두는 모티프보다는 우리가 겪어 왔던 시대의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1986년 제5공화국 시절 한국일보 기자가 월간 “말”지에 정부의 보도지침을 폭로한 사건을 법정 드라마로 풀어낸 ‘보도지침’을 포함해 독일 나치 정권의 선전장관인 파울 요세프 괴벨스의 이야기를 담아내어 대중선동과 권력의 관계를 파헤친 정치풍자극 ‘괴벨스 극장’, 제주 ‘4․3사건’이 한창이던 때 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처형당한 여수의 14연대 부대원들을 찍은 한 장의 사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지상 최후의 농담’ 등 굵직한 사건들을 재조명하며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부조리함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의미가 있어야 한다. 거창하거나 폭넓은 의미가 아니라 이 시대에 왜 이걸 써야 할까에 대해 스스로 의미를 찾고 있다.”고 말하는 오세혁 작가를 대변하는 작품들이 “보도지침”에 실려 있다.
오세혁 작가는 극작가 겸 연출가로 201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아빠들의 소꿉놀이’가 부산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크리스마스에 30만원을 만날 확률’이 동시 당선되며 데뷔했다. 2017년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로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연출상을 수상하는 등 대외적으로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