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31) / 먹고 싶지 않을까? - 김미희의 ‘극한 직업’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31) / 먹고 싶지 않을까? - 김미희의 ‘극한 직업’
  • 이승하 시인
  • 승인 2019.12.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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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31) / 먹고 싶지 않을까? - 김미희의 ‘극한 직업’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31) / 먹고 싶지 않을까? - 김미희의 ‘극한 직업’

 

  극한 직업 

  김미희


  여름에 쇠를 녹이는 사람들?
  겨울에 밖에서 물건 파는 사람들?
  발 냄새 참아야 하는 구둣가게 점원?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사람?

  아니,
  밤에 치킨 배달하는 형!
  어떻게 참지?

  —『동시 발전소』 (2019년 가을호)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231) / 먹고 싶지 않을까? - 김미희의 ‘극한 직업’ [이미지 편집 = 김보관 기자]

  <해설>

  중국음식 배달하는 아저씨는 매일 짬뽕을 먹을까? 그런 생각을 아이는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대체로 맨밥을, 김치나 다른 반찬을 놓고 먹을 것 같다. 국은 짬뽕 국물? 밤에 배가 고파 치킨 배달을 시켰을 때, 오토바이를 타고 온 배달의 형은 치킨이 얼마나 먹고 싶을까? 그런 생각을 아이는 또 해볼 수 있을 것이다. 

  텔레비전에 ‘극한 직업’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프로가 있었는데 아이는 거기에 나오는 온갖 직업, 그리고 힘들 거라고 생각해본 몇 가지 직업보다 밤에 치킨 배달하는 형이 더 극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배가 아무리 고파도 배달을 하기 때문에 먹을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아이의 마음으로 쓴 동시여서 그런지 읽는 동안, 그리고 읽고 나서도 아이가 된다. 형! 주인한테 얘기해서 좀 달라고 하세요. 나도 먹고 싶다고, 나도 사람이라고 하세요.

 

<이승하 시인 약력>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시집 『공포와 전율의 나날』, 『감시와 처벌의 나날』,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나무 앞에서의 기도』, 『생애를 낭송하다』 등과 소설집 『길 위에서의 죽음』을 펴냄.

산문집 『시가 있는 편지』, 『한밤에 쓴 위문편지』, 평전 『마지막 선비 최익현』, 『최초의 신부 김대건』 등을, 문학평론집 『세속과 초월 사이에서』, 『한국문학의 역사의식』, 『욕망의 이데아』, 『한국 현대시문학사』(공저) 등을 펴냄.

시창작론 『시, 어떻게 쓸 것인가』도 있음.

지훈상, 시와시학상, 가톨릭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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