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 사태에서 시작된 문학계 불공정 관행 논란... 개선을 위한 실태조사 성료
이상문학상 사태에서 시작된 문학계 불공정 관행 논란... 개선을 위한 실태조사 성료
  • 송진아 기자
  • 승인 2020.09.05 16:19
  • 댓글 0
  • 조회수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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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스토리미디어랩, 뉴스페이퍼 함께해

올 초 이상문학상을 둘러싼 우수상 저작권 양도 사태 이후 문학계 안일한 저작권 의식과 공공연한 불공정 관행이 수면 위로 불거졌다. 이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문학분야 불공정 관행 개선을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해 구체적인 피해 사례와 현황을 파악했다.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총 석 달여간 진행된 실태조사에는 스토리미디어랩과 뉴스페이퍼가 함께했으며 문학계 창작작품 발표 과정을 중심으로 문헌조사와 설문조사, 전문가 심층면접이 진행됐다. 해당 조사는 뉴스페이퍼의 홈페이지와 기사, SNS 및 개별 문자를 통해 배포되었으며 응답 및 조사대상은 문학 생태계에 참여하는 문예지와 출판사, 단체 및 창작자다.

“문학분야 불공정 관행 개선을 위한 실태조사” 주요 조사 내용은 원고 또는 작품 창작 절차 및 선정 기준, 원고료 등 창작 활동에 대한 대가 지급 실태, 현 문단의 불공정 사례 실태 및 이에 대한 문단의 인식에 관한 부분이다. 이때, 등단제도와 문학상, 작품집 발간과 2차 저작권 문제 역시 포함되었다. 해당 과정에서 뉴스페이퍼는 온라인 제보센터 ‘스픽라우더’를 개설하고 보다 폭넓은 제보를 수용하고자 했다.

전문가 12인의 심층 면접과 문학창작자 1,523명의 설문으로 구성된 이번 실태조사 내용에 따르면 문학계 불공정 관행은 문예지 게재, 문학도서 출판, 전송권과 2차 저작권, 공모전과 문학상 모두의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지적된 사안은 ‘공정하고 구체적인 계약서 작성의 미비’로 원고료 및 인세 지급 일시, 금액, 전송권과 2차 저작권 등의 세부적 부분의 표준안을 포함한 가이드라인이 요구됐다.

특히 문예지 게재 과정에서 불공정 관행은 주로 원고청탁과 창작 대가 지급 과정을 통해 발생했으며 구두계약, 청탁계약서 미비, 전송권 및 2차 저작권 관련 정보 누락, 원고료 현물 지급 등의 사례가 확인되었다. 

구두계약의 경우 문학 도서출판에서도 유사하게 발생했는데, 충분한 협의 없이 진행되어 다른 출판사와의 계약이 어려워지거나 출간 도서 강매가 이루어지는 곳도 있었다. 각종 문학상과 공모전 또한 수상작품의 저작권과 상금, 작품집 인세에 관한 계약 내용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는 지적 등이 있었다,

일련의 문제의식은 몇 가지 공통적인 흐름과 대안으로 연결되었다. 이는 주로 작가의 창작 노동에 관한 인정, 기성 단체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 단체의 필요성, 국가 정책적 지원 등으로 작가노동조합 또는 문예지 청탁 아카이브, 신인 작가 교육 등의 구체적인 예시가 언급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 참여한 뉴스페이퍼 이민우 대표는 “이번 조사를 통해 문학계 저작권 인식이 발전하고 ‘관례’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었던 불공정 관행들이 점차 사라지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심층 면접 대상 중 추가 공론화에 동의한 내용은 뉴스페이퍼의 특집 기사로 연재되기도 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이상문학상 사태 전후 다양하게 문제 제기되어온 문학계 이슈 중에서도 고질적인 불공정 관행을 서면화한 첫 조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문학분야 불공정 관행 개선을 위한 실태조사”는 추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학계 지원 정책을 검토하고 개선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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