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지역 작가들을 대변하기 위한 문인 단체 한국작가회의 경기지회(이하 경기지회)가 지난 2일 창립됐다. 경기지회는 이날 창립을 맞아 수원시 경기문화재단 3층 다산홀에서 창립총회를 열었다.
경기지회는 창립 선언문에서 “경기도는 한국 문인의 4분의 1이 활동하는 거점이지만 경기 문인들을 대변하는 문학 단체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는 지역 예술문화 비중이 매우 커져가고 있는 만큼 이에 걸맞은 문인단체의 위상 정립이 매우 시급한 시점”이라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선언문에서 경기지회는 다섯 가지 결의를 밝혔다. △한국작가회의 창립 정신을 이어받아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을 위하여 진력할 것, △글 쓰는 자의 책무로 열강에 의한 분단체제를 극복하고 통일을 이룩하는 데 노력할 것, △경기 지역에서 거주 활동 중인 회원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노력할 것, △무분별한 개발이 발생시키는 폐해에 주목하면서, 비인간적인 산업 재해를 예방하고 아름다운 기후 환경 지키기에 진력할 것, △경기도민들이 문화를 누릴 권리를 존중하고, 이를 위해 문화와 문학이 다양화하는 데 진력할 것. 결의문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경기지회가 6.25전쟁을 열강들에 의한 대리전으로 보고 있다는 점과 기후문제에 주목하고 자연주의를 채택했다는 점이다.
경기지회는 창립 준비 과정을 밝히며 한국작가회의 소속 경기 지역 문인으로서 겪었던 고충들을 토로했다. 수십 년간 한국작가회의에 회비를 납부하면서도 <작가>지에 한 편의 시조차 싣지 못한 점, 한국작가회의 내에서 경기 지역 문인들이 과소대표되고 있다는 점, 각 시군에 설치돼 있는 문인협회의 횡포(각 지역 문학지원금을 문인협회가 가져가는 것) 등을 경기지회의 필요성을 느끼고 본격적으로 설립을 위해 준비하게 된 주요한 원인으로 꼽았다.
이어 경기지회는 “(경기도 내) 농촌 지역이 급속하게 공장지대로 변모하면서 발생하고 있는 대규모의 공해와 산업 재해 발생을 막고 고발해야 할 책무를 우리 문인들은 지고 있다”면서 “경기 지역 작가들은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먹거리 파수꾼, 인간다운 삶을 펼쳐가기 위한 깨끗한 환경 지키기, 기후 지키기를 실천하는 일꾼”이 되겠다고도 밝혔다.
이날 총회에 참석해 축사를 보낸 한국작가회의 박관서 사무총장은 뉴스페이퍼와의 인터뷰에서 “작가회의 내 경기도에서 활동하는 문인들이 600명이 넘지만 경기도를 대표하는 문학 단체가 없어 이들(경기 지역 문인)이 문학적으로 목소리를 낼 기회가 없었다”며 경기지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남북으로 분단된 경기도의 지리적 특성을 이야기하며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분단 상황에 대해서도 (경기 지역 작가들의) 문학적 이야기”가 많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기지회 초대 지회장으로 추대된 홍일선 작가는 인터뷰에서 “(처음에 경기지회를 만든다고 했을 때) 본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작가회의) 본회와 경기지회가 대립하는 구도보다는 함께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하자는 데 뜻을 함께했다며 “박 사무총장이 창립총회에서 축사도 해주시고, 이후에 본회에서 좋은 말씀들을 많이 보내주셨다”고 말했다.
경기지회는 소속 작가들의 활동과 작품을 담아내고, 다른 지회(지부)와 소통함으로써 새로운 문화담론을 이끌어내고 경기 문학의 경향과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며, 사회적 · 지역적 제반 이슈를 작가적 시각에서 바라보기 위한 기관지 <경기작가>(가칭)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문학제, 문학기행, 토론회 등 다양한 문학 행사들도 계획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박관서 사무총장 외에도 충남지회 김홍정 지회장, 대전작가회의 이강산 회장, 광주전남작가회의 나종영 고문, 이지담 회장, 울산작가회의 임윤 지회장, 한국작가회의 통일위원회 김창규 위원장, 한국작가회의 소설분과 김종성 위원장 등이 참석해 축사를 보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또한 “경기도는 우리 문학이 더욱 사랑받고 도민들의 마음에 살아 숨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