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학사상” 창간호 발간
“민족문학사상” 창간호 발간
  • 이민우 기자
  • 승인 2022.11.30 17:33
  • 댓글 0
  • 조회수 59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족문제연구소와 민족문학연구회의 문예지 “민족문학사상”이 첫 창간호를 냈다. 동인문학상과 미당문학상 등 친일 문인 기념 문학상 폐지운동에 앞장섰던 단체답게 프랑스의 대독협력 문인 청산을 권두언으로, ‘친일문학론의 현재’를 특집으로 삼았다.

권두언을 쓴 조한성 민족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프랑스의 경우 “문인들은 언론인들과 하나로 묶여 가장 먼저 강도 높은 처벌을 받았다”며 “전국적으로 유명한 인사들이 많은데다 대독협력 과정에서 가장 분노를 많이 일으킨 인사들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국내외 민족문학 및 동포 문학 동향 등을 실었다. 민족주의적 입장에서의 문예지가 등장한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진보적 문학단체로는 작가회의가 있다. 1974년 11월 ‘자유실천문인협의회’로 시작한 작가회의는 1987년 6월 항쟁 이후 ‘민족문학작가회의’로 활동하며 민족적 성향이 강한 작가단체로 남았다. 하지만 2007년 ‘한국작가회의’로 명칭을 바꾼 이후 민족주의적 색이 옅어졌다. 그 과정에서 작가회의를 대표하는 문예지의 상징성이 “창작과비평”에서 “실천문학”, 그리고 지금의 한국작가회의 기관지인 “내일을 여는 작가”로 바뀌게 됐다.

이렇듯 변화의 흐름 속에 진보계 담론을 다루던 문예지들의 흐름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존 문예지들의 성향이 바뀌고 각각 다른 문예지들로 분화된 것이다.

기존의 작가회의와 진보계 담론을 담았던 문예지 “실천문학”은 16년 3월 ‘실천문학 사태’로 인해 기존 편집위원들이 대거 탈퇴하며 이전과 같은 담론장의 역할이 축소된 상태다. 또한 “창비” 역시 아직도 문학계 내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작가회의나 민족주의 안에 머무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신경숙 사태 등을 포함해 특정인들의 엘리트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되자 진보계 이데올로기의 가장 큰 줄기 중 하나인 노동 계급 문제는 문예지 “푸른사상”이 이어받았다. 푸른사상은 주로 계급 문제와 노동문제를 다루는 문예지로 커 왔다.

하지만 민족적 문제를 다루는 문예지는 없었다. 이번 민족문학사상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문학계 내의 이데올로기들은 이렇듯 축소되거나 분화되고 있다. 이는 문학계 내에 담론이 축소, 혹은 노년화로 인해 생기는 문제일 수도 있다.

문예지는 일종의 플랫폼이다. 이 기차역에 무엇이 정차하고 머물고 가냐에 따라 미래가 정해진다. 민족 문제를 다루는 문예지 민족문학사상은 어떤 공간이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