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이 없는 세상을 꿈꾸다. 떠드니까 아이다. 신간 소개
노키즈존이 없는 세상을 꿈꾸다. 떠드니까 아이다. 신간 소개
  • 황수조
  • 승인 2023.01.30 18:42
  • 댓글 0
  • 조회수 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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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송희 에디터

 

노키즈존의 영미권식 표현은 키즈프리존(Kids-free zone)이라고 한다. 키즈프리존, 이라는 어감만 놓고 보면 마치 아이들이 자유로이 뛰노는 장면이 쉽게 상상되지만 여기서 ‘free’‘~로부터 자유로운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 즉 키즈프리존은 (아마도 어른이) 아이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장소라는 뜻이다.

누가 아이들로부터 자유롭고 싶어할까? 하루 종일 아이들을 돌보아야 하는 부모를 포함한 돌봄 노동자라면 당연히 그런 기분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노키즈존, 키즈프리존을 주장하는 공간들이 돌봄 노동자를 해방시켜주고자 하는 의도로 어린이 손님을 받지 않는 건 아닐 것이다.

일반 식당이나 카페와 같은 요식업부터, 잡화점이나 미술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 업종에서 아이들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대부분 한 방향으로 모인다 아이들은 시끄럽고, 물건을 망가뜨리기도 하며, 산만하다.’

백설아의 떠드니까 아이다, 제목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어린이라면 당연한 부산스러움과 그에 따른 적절한 교육 가이드를 제시한다. ‘교사와 부모들에게 보내는 복이 담긴 편지라고 되어있지만, 아이들을 대하는 어른이라면 누구라도 갖추고 있으면 좋을 (혹은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할) 태도를 알려주기도 한다.

떠드니까 아이다에서 언급된 화자가 직접 경험한 어린이들 역시 여타 어린이들처럼 떠들고, 어지럽히고, 산만하게 뛰어다닌다. 이에 작가는 각 상황에 따른 교육 방향을 제시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 방향대로 아이들을 이끌었을 때의 긍정적 결과를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주기도 한다. 작가가 경험한 어린이들이 유독 말을 잘 듣고 착한 아이들이어서 교육의 효과가 좋은 방향으로 발현된 것만은 아닐 것이다.

모든 아이는 떠든다. 떠드니까 아이다. 그러나 그들이 떠드는 존재, 산만한 존재라는 사실은 그들을 배척하는 타당한 근거가 될 수 없다. 부모나 초등 교사가 아니더라도, 어린이와는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자영업자나 직장인들 또한 어린이를 어른으로서 환대하고 이끌어갈 의무를 지고 있다. 어린이가 마음껏 떠들 수 있는 바깥 공간이 더욱 많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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